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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의 권력' NGO, 서울에 모였다

‘제 5의 권력’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비정부기구)가 서울에서 모였다. ‘99 서울 NGO 세계대회’가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회식을 갖고 5일간의 일정에 들어가 열기를 내뿜고 있다.

이번 대회의 의의는 무엇보다 전세계 모든 분야의 NGO들이 참여하는 사상 최초의 종합 NGO대회라는 것이다. 이름에 걸맞게 국내외에서 873개 단체 5,925명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의 표어는 ‘뜻을 세우고, 힘을 모아, 행동하자!(Inspire, Empower, Act!)’로서 NGO의 국제적 단결과 협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 NGO협의회(CONGO), 유엔공보처 NGO집행위원회, 밝은사회클럽운동본부(GCS)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21세기 NGO의 역할’이다. 이번 대회는 5차례의 전체회의와 주제별 종합회의, 분과별 토의로 진행되고 있다.

미래의 진로 결정할 ‘서울 선언’선포

전체회의의 분야별 주제는 20세기의 회고, 21세기의 전망, 인류문명의 평가, NGO의 활성화, 미래의 진로. 주제별 종합회의는 평화와 안보, 교육의 재평가, 인간존중과 인권, 양성(兩性)평등, 보건과 건강, 환경과 주거·인간, 윤리와 가치의 조화, 경제·사회개발, 청소년과 아동, 노인복지 등 10개 테마. 분과별 토의는 주제별 종합회의에서 다뤄진 문제의 세부사항들을 논의한다.

대회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3일간의 분과별 토의 결과를 통해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한 진로를 모색하는 전체회의가 ‘미래의 진로’란 주제 아래 열린다. 특히 이 전체회의에서는 ‘21세기 NGO선언문’격인 ‘서울선언’이 발표된다.

사무국 관계자가 말하는 이번 대회의 역할은 20세기의 NGO와 21세기의 NGO를 연결하는 가교다. “이번 대회의 목적은 92년 리우 환경회의, 93년 빈 인권회의, 94년 카이로 인구회의, 95년 베이징 여성대회에서 제기된 인권·식량·환경·여성문제의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지속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러면 왜 NGO인가. 정부의 조치나 협정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 독립된 민간기구인 NGO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제도화한 국가적, 국제적 권력기구가 할 수 없는 일을 NGO가 앞장서서 하고, 때로는 권력감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지구촌 시대와 탈냉전 시대의 도래로 인류가 직면한 또다른 성격의 국제평화와 안보가 NGO의 몫이 된 것이다.

안보의 개념은 이제 단순한 국가안보의 차원을 넘어 섰다. 인간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전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이른바 ‘인간안보(Human Security)’차원으로 확대됐다는 의미다. NGO의 활동범위가 환경, 인권, 여성, 군축, 경제·사회개발, 아동권리, 난민, 동물, 소비자, 장애인 문제 등 국내외적 영역을 거의 망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의미에서 NGO 수의 전세계적인 증가는 성숙한 세계시민사회의 발전을 반영한다.

전세계적으로 NGO의 수는 약 1만5,000개, 회원수는 3,000여만명에 이른다. 대표적인 다국적 거대 단체는 세계자연보호기금(WWF·회원 500만명), 그린피스(400만명), 국제사면위원회(100만명) 등이다. 20세기 후반들어 급속히 증가한 NGO 수는 21세기에 들어서면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진국 2억5,000만명이 식량·구호혜택

NGO의 형태는 그룹, 협회, 재단, 기금, 연구소 등으로 다양하지만 활동형태는 크게 두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직접적 봉사활동. 환경보호, 난민구호, 인권보호, 개발프로젝트 등 특정 대상에 대해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 페루 인질사태 중재, 르완다 난민구호, 일본 플루토늄 수송 저지 운동 등이 그 예다.

또 하나는 교육과 정책활동. 주요 의제에 관한 정보와 연구자료를 회원이나 단체에 제공하고, 나아가 정부와 기업 등을 상대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NGO는 이같은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유엔이나 관련 국제기구와 긴밀히 협력하기도 한다.

NGO의 활동은 눈부시다. 후진국에 대한 지원이 대표적. 통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후진국에 지원하는 연간 원조기금 중 13%인 83억달러가 NGO를 통해 집행되고 있다. 96년 유엔 ‘인간계발보고서’는 2억5,000만명에 달하는 후진국 인구가 식량배급, 긴급구호 등에서 NGO의 혜택을 보았다고 말했다.

NGO는 그러나 난립과 거품현상으로 인해 적지 않은 역기능도 유발한다. 같은 분야에서 단체들이 난립, 영역충돌과 단체 이기주의의 병폐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서울대회는 더욱 뜻깊다. 최초로 열린 지구적 규모의 NGO대회인 만큼 진일보된 협력의 틀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연해·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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