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표가 109표를 이겼다?

10/20(수) 20:44

‘109표와 84표’

만약 어떤 선거에서 84표를 얻은 후보가 109표를 얻은 후보를 이기고 당선됐다면 믿을 수 있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설마 그럴리가 있겠느냐”고 되묻겠지만 성신여대에서는 그같은 일이 현실화했다. 7월27일 이세웅 성신학원 이사장 등 10명으로 구성된 재단이사회가 총장선거에서 전체 교수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정관모 교수(조소과) 대신 2위인 이숙자 교수(정치외교학과)를 차기 총장으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이숙자 총장의 선임은 당시 주요 언론을 통해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과 함께 ‘자매총장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크게 부각되기도 했지만, 외부에 알려진 것만큼 내부에서는 엄청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이총장의 선임에 반대하는 교수평의회와 대부분의 성신여대 학생들은 “이사회가 성신여대의 12년간 전통을 무시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성신여대 교수평의회는 “현재와 같은 총장선출 방식이 시작된 87년 이후 총장에 오른 최국선 한영환 이주용 총장 등이 모두 ‘최다 득표자’였는데, 이번에 그 전통이 깨졌다”며 “이는 재단측에 의한 중대한 교권침해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사회측은 “교수평의회에서 두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그 중 적임자를 선정, 임명하는 것은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라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학생·교직원과 이사회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성신여대 안팎에서는 1년6개월전 성신여대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데도 불구, 이사장직에 오른 현 이세웅 이사장이 12년간의 전통을 뒤집는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교수들과 학생들은 “숙명여대 재단이사장 출신인 이 이사장이 숙대 이경숙 총장의 동생을 총장으로 만들려는 불순한 저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양측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여대에서는 드물게 폭력사태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8월13일 이 총장과 이를 반대하는 대학원생 사이에 폭행사태가 벌어졌고 최근에는 이 총장이 감금되기도 했다.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민주적 관행과 상식을 뒤엎는 결정의 최대 피해자는 학생들이다.

교원대 일부 교수들 총장실 점거 농성

한국교원대 학내 민주화를 위한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 40여명이 총장실에서 농성했다.

이들 교수들은 지난 15일 ▲총장 직선제 폐지 철회 ▲행정절차와 교수 의견을 무시한 학생 정원 감축 전면 철회 ▲총장과 교무위원 즉각 사퇴 ▲학내 민주화 실현 등을 주장하며 총장의 답변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농성에 들어갔다.

교수들은 “총장 직선제 폐지는 민주화 시대에 역행하고 BK21에 선정되지도 않은 교원대가 정원을 축소하는 것은 부당한 조치”라며 “현 총장 재임 3년 8개월 동안 정책결정에 교수들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총장 직선제 폐지와 정원축소는 혈연 지연 등에 의한 직선제의 부정적 측면을 없애고 대학 정예화를 위한 어쩔수 없는 조치로 그 동안 대다수 교수들이 찬성했다”고 반박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달 16일 총장 사퇴를 주장하며 수업을 거부하기도 했다.

조철환·주간한국부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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