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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설 100권 쓸 소재 얻었습니다"

김홍신(52·한나라당)의원. 전문직종에서 이름을 날린 유명인사들중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이름값도 못하고 체면만 떨어뜨린 사람들이 대다수지만 김의원은 기성 정치인들에게도 모범이 될 만큼 성공적으로 변신한 사례다.

김의원은 15대 국회 전국구 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96년 이후 시민단체나 동료의원들이나 언론이나 누가 선정해도 매년 의정활동부문 상위권에서 빠지지 않았다. 김의원은 올해도 정신지체장애인에 대한 강제불임수술사실을 밝혀내는 등 남다른 활약상을 보였다. 시민단체들은 올해 국회의원들의 집단반발로 국감감시활동을 제대로 벌이지 못했지만 김의원을 의정활동 모범 국회의원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반면 공무원들이나 피감기관에게 김의원은 160m의 단신이지만 저승사자 못지 않게 무섭고 괴로운 존재다.

국감이 끝나면서 15대 국회도 파장분위기에 접어들었지만 비서진들과 막바지 의정활동계획을 짜느라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김의원을 21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올해 국감에서도 시민단체들의 모범 의정활동 국회의원으로 선정했는데 국감준비를 어떻게 했습니까.

“국감이 시작되기 2개월전부터 비서진과 사회복지부문 전문가 등 10여명이 이곳에서 숙식을 같이 하면서 자료를 분석하고 준비했습니다. 저는 국회에 들어온 이후 국감을 할 때마다 질의내용을 미리 피감기관에 알려주는 사전예고제를 지켰습니다. 국감이 폭로성으로 흐르는 것을 막고 정부가 질의 내용을 미리 알아 정확히 답변해 대책을 마련하자는 취지죠. 따라서 저도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추석 연휴도 모두 반납하고 여기서 함께 자고 토론하고 자료를 모았습니다. 의원회관 경비아저씨의 인사말이 ‘오늘도 밤샘해요’였습니다.”

-너무 튀는 행동을 하고 의정활동도 잘한다고 칭찬받으면 동료의원들의 반감이 만만치 않을텐데요.

-“꼭 그렇치도 않아요. 다행히 제가 속한 상임위(보건복지위) 수준이 높습니다. 물론 여러차례 ‘왕따’된 경우도 있지만 동료의원들이 평가한 의정활동부문에서도 높은 점수가 나온 것을 보면 꼭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같아요.”

-15대 국회도 거의 끝나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기억에 남는 일이 너무 많아서…, 의정활동을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친일파인사가 국가유공자가 된 사실을 밝혀내 바로잡은 일이나 청와대가 납품 콩나물에 농약이 과다검출됐다는 사실을 쉬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해 결국 정부가 콩나물인증제를 실시하게 된 것 등 여러가지입니다. 모두 비서진들과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어서 이룩해낸 것이죠.”

-보건복지위는 관련 단체들의 로비도 엄청날텐데요.

“(웃으면서)주는대로 받았으면 지금쯤 형편이 폈을텐데. ‘국회에서 우리문제로 떠들리 말아달라’며 그자리에서 1억원을 내놓는 사람이 없나, 생일케이크를 보내면서 돈봉투를 끼워놓은 사람이 없나…. 가능한 사람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아는 사람이라도 잘못한 일이 있으면 공식자리에서는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물론 끝난뒤에는 깍듯하게 예의를 갖췄지만 오해도 많이 받았습니다.”

-직접해보니까 국회의원은 어떻습니까.

“바깥에서 보는 것과 완전히 다릅니다. 물론 싸잡아 비난해도 할말은 없지만…, 제가 보기에 국회의원들이 노는 것만은 아닙니다. 다만 일하는 것에 비해 너무 (권력을)누리려고 하고 (돈을)밝히려는 게 문제입니다. 그런데 돈은 확실히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저는 지역구 관리를 하지 않지만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래도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갑니다.”

-처음 국회에 들어올 때 각오가 변하지 않았습니까.

“제 명함에는 국회의원이니 그런 거 안적어놨잖아요. 지금까지 한번도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않았습니다. 의원전용 출입문도 사용하지 않아요. 주말에는 자동차도 제가 손수 운전합니다. 매년 2박3일간 의료봉사활동을 하면서 밑바닥 실상을 알아봅니다. 저는 처음 국회들어올 때 ‘의정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다짐했어요. 그 각오가 아직까지 크게 쇠퇴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16대 총선에는 출마할 계획입니까.

“어려운 질문인데요, 제가 지금 지역구를 요구하기는 힘들어요. 지금까지 지역에 공을 들인 분들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다음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텐데 그러면 돈도 많이 들어갈거고…. 저는 돈쓰는 정치 안하겠다고 공언했거든요. 국회의원은 할만한 직업입니다. 잘못된 것을 실질적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쓸 때는 잘못됐다고 말만 하는데 국회의원은 법을 만드니까요. 그렇다고 꼭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당에서 결정해서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미련없이 나가서 소설을 쓸겁니다. 국회의원들은 싫어하겠지만 15대 국회에 들어와 실제로 일하면서 소설 100권을 쓸 소재는 얻었습니다.”

송용회·주간한국부 기자 songyh@hk.co.kr

김명원·사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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