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인터넷 세상] 가상과 현실의 특성을 파악하라

인터넷 기업들이 잇달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골드뱅크가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가 했더니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은 닉스라는 회사가 이름공모의 순수성 여부를 놓고 네티즌의 공격을 받고 있다.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급격한 주가등락과 거액의 상금이 걸린 이름공모 등 기존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현상들이 이같은 구설수에 불을 붙였다는 사실이다.

정치자금의혹과 관련해 야당의 표적이 되었던 골드뱅크는 이 회사 사이트를 통해 “너희가 인터넷을 아느냐”라는 다소 ‘방자한’ 표현으로 기존질서에 항변했다. 미래가치로 인한 주가급등이라는 인터넷기업의 특성을 무시하고 기존 잣대로 주가조작 여부를 가리려 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기존의 시장질서로는 설명될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이 인터넷 시장에서 빈발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기업의 미래가치는 주식시장의 거품논란과 함께 쉽사리 결론지을 수 없는 난제다.

하지만 인터넷이라고 해서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도깨비방망이는 아니다. 기술발전에 따른 새 매체이며 사람사이의 관계를 효율적으로 묶어주는 수단일 뿐이다. 디지털 정보를 전달한다는 독특한 속성이 있지만 결국 큰 범주에서는 과거에도 있었던 네트워크라는 개념을 벗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인터넷기업의 미래가치라는 것도 창조되는 것이지 인터넷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부여받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인터넷의 특성에 대해 일가견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인터넷이란 쌍방향 매체이며,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없앤다는 등의 특성을 거론한다. 모두 맞는 말이지만 이들이 반드시 인터넷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또는 미디어의 측면에서 일부 현상적인 관찰을 한 것일 뿐 사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 설명인 경우가 더 많다.

인터넷이 만들어내는 가상사회라 해서 실재사회와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다. 사회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고 가상이라는 측면에서는 차이점이 있는 것이다. 두가지 측면을 모두 이해해야만 인터넷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

넷스케이프를 설립한 미국의 짐 클라크는 그야말로 인터넷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그런 짐 클라크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독점적 지위를 예상하고 넷스케이프에서 이내 손을 뗐다. 그는 이어 의료정보 서비스를 인터넷으로 구현한 헬시온(healtheon.com)을 설립해 다시 성공을 거두었다. 인터넷과 시장의 특성을 모두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공이었다.

산업혁명 직후 기업의 목표는 단지 이익을 내는 것이었다. 물건이 달리기 때문에 굳이 고객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의 목표는 달라졌다.

고객창조는 오늘날 기업의 일반적인 슬로건이다. 에스키모에게 식품이 얼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설명하며 냉장고를 팔고, 포화된 오디오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워크맨을 만드는 일 등은 경쟁력 있는 기업의 필수조건이다.

인터넷은 이제 이름만 내걸면 성공하는 초기단계를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선점했다고 계속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끊임없이 고객을 창조하고 시장을 파악하는 인터넷 기업만이 성공한다. 이제는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 “너희가 인터넷만 아느냐. 그러면 실패할 것이다”라고.

정광철·뉴미디어본부 부장 kcjung@hk.co.kr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10월 제2849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10월 제2849호
    • 2020년 10월 제2848호
    • 2020년 09월 제2847호
    • 2020년 09월 제2846호
    • 2020년 09월 제2845호
    • 2020년 09월 제2844호
    • 2020년 08월 제2843호
    • 2020년 08월 제2842호
    • 2020년 08월 제2841호
    • 2020년 08월 제2840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호숫가 따라 와인·과일의 향연' 캐나다 펜틱튼 '호숫가 따라 와인·과일의 향연' 캐나다 펜틱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