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애 가득한 서양고전건축 만나기

10/26(화) 21:32

서양 건축사에 있어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중의 하나인 안드레아 팔라디오(Andrea Palladio)에 관한 책이 나왔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팔라디오는 그의 이름을 따서 ‘팔라디아즘(Palladiasm)’이라는 건축사상이 만들어질 정도로 서양 건축의 흐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팔라디오는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1508년 아버지 피에트로 델라 곤돌라와 어머니 마르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맷돌을 만드는 장인이었고 어머니는 절름발이였다. 팔라디오의 여러 이름 가운데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안드레아 팔라디오’라는 이름은 이로부터 30년후에 아카데미아 트리시니아나에서 인문학 교육을 받으면서 그의 스승인 트리시노에게서 받은 것이다.

팔라디오는 어려서 석공생활을 한 뒤 성인이 되어서 인문학 교육을 받음으로써 인본주의 건축가로 태어날 수 있었다. 이것은 현장 실무능력과 학문적 지식을 두루 갖춤으로써 건축을 통하여 인본주의 이상사회를 추구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팔라디오를 연구하는 시각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팔라디오가 지은 빌라를 도형적으로 분석하는 것부터 팔라디오가 지은 저서를 어원적으로 해석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은 이 가운데 팔라디오의 고전건축이 지니는 기본적 특징을 바탕으로 그를 둘러싼 주변 이야기를 추적하고 있다.

여기서 주변 이야기라 함은 단순히 신변잡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팔라디오는 결코 천재도 아니었고 운이 좋았던 건축가도 아니었다. 이 책은 팔라디오라는 사람이 사회와 역사, 궁극적으로는 그 당시 이탈리아 베네치아 공화국을 이끌어 가던 여러 사람들 사이의 관계의 산물이라는 점을 너무도 생생한 역사적 증언을 통해 밝히고 있다.

결국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팔라디오에게서도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는 평범한 건축가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또 팔라디오라는 한 건축가를 통해 앞으로는 비트루비우스의 로마 건축에까지, 그리고 뒤로는 영국의 18세기를 거쳐 미국의 토머스 제퍼슨에 이르기까지 2,000년이 넘는 서양 건축사가 한 획으로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궁극적으로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팔라디오의 건축이 나아가 보다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건축이라는 것이 단순히 건물만을 짓는 산업 기술행위가 아니라 지적연구와 출판, 저술, 그리고 사회현상과 맞물린 포괄적인 예술운동임을 알 수 있게 된다.

건축학에 문외한인 일반 독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신간

문화인류학의 명저 50

일흔을 눈앞에 둔 일본의 학자 아야베 츠네오가 문화인류학의 명저라고 할 수 있는 저작 50권을 논문이 발표된 연도를 기준으로 구분, 120년의 문화인류학사를 기술한 책이다. 자작나무, 1만5,000원.

세기말의 질주

일간신문 경제칼럼 등을 통해 냉철한 논리와 명쾌한 언어로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단면들을 분석하고 비판해왔던 정운영 교수가 새로운 밀레니엄에 던지는 비판과 반성의 메시지. 해냄, 9,000원.

소액투자 성공법

주식에 투자하기만 하면 손해를 보는 불쌍한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을 일시에 해결하고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데 필요한 내용을 정리한 책. 국일경제연구소, 9,000원.

에곤 실레

영국의 미술평론가인 프랭크 화이트포드가 실상이 와전되고 부풀려진 독일의 ‘버림받은 화가’인 실레의 진실을 소개했다. 시공사, 1만2,000원.

아메리카 아마존 그리고 나

세계최대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컴에 근무하는 유일한 한국 여성인 강지현씨가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를 펴냈다. 리치북스, 7,500원.

문명의 뒤안 오지의 사람들

지구촌 오지의 소수부족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언어와 풍습을 연구해 온 관동대 연호택 교수가 그동안의 경험을 묶어 단행본을 내놓았다. 성하출판사, 1만원.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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