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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배를 꿈꾸는 사람들] 돈벼락의 마력에 빠진다

‘2년여만에 100배의 수익 달성’

일반 상식으로는 허황된 망상 같지만 정작 벤처 당사자들은 ‘지금의 벤처 열풍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자금줄인 코스닥 장세가 워낙 좋은데다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확고하고 투자 열기가 고조돼 있어 이 정도의 목표 달성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수백배의 투자수익을 올린 인터넷 벤처 창업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과연 어떻게 2~3년의 단기간에 ‘1만%’라는 고수익 달성이 가능한 것일까. 그 해답은 역시 인터넷 자체의 특성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전세계 어디서 어느 누구와 든 실시간에 1대1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접근 용이성’, 바로 그것이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라는 프리미엄과 함께 엄청난 투자 가치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적은 투자비에 천문학적 파급효과

낮은 투자비도 고수익을 가능케하는 요인이다. 인터넷 벤처사업은 컴퓨터 단말기 하나면 창업이 될 정도로 초기 투자 비용이 매우 낮다. 소호(SOHO)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성공의 열쇠는 얼마나 좋은 아이템을, 누가 먼저 개발해 그것을 실용화 하는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투자비는 작은 반면 그 파급 효과는 가히 천문학적이라는 얘기다.

전자상거래의 전자 결제와 보안시스템을 다루는 벤처기업 이니시스의 창업자 권도균(36)사장은 성공을 눈앞에 둔 벤처기업가중의 한사람이다. 86년 경북대 전산학과를 졸업한 권사장은 기아자동차를 거쳐 89년 데이콤에 입사, 멀티미디어 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했던 평범한 샐러리맨 출신이다. 권사장은 96년 데이콤에서 전자지불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는 등 회사에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데이콤이 전자통신을 주력사업으로 책정하면서 전산직을 홀대, 회사에 남으려면 전산을 포기하고 전자통신 분야로 전공을 바꿔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때 권사장은 과감히 회사를 포기하고 창업을 택했다. 당시 전자지불 시스템은 국내에선 드문 기술이라 스카우트 제의도 많이 받았지만 ‘월급쟁이보다는 내 뜻을 펼 수 있는 창업을 택하자’고 인생의 모험을 걸었다.

권사장은 데이콤 주식을 처분한 자금과 퇴직금, 저축한 돈으로 모두 1억원의 창업자금을 마련, 대전에 5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임대했다. 그리고 학창시절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암호 인증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직원이 없어 과기대와 충남대에 다니는 후배들에게 아르바이트 비용을 대주며 함께 연구·개발을 했다. 그러면서 국내에는 생소한 전자 결제와 암호화 인증기술, 보안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이니시스가 보유한 시스템의 대부분이 당시에 만들어진 것을 토대로 한 것들이다. 현재는 국내 전자 결제의 50%를 점유한 월 매출액 30억원의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현재 자본금이 20억원인 이니시스는 내달초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이 43억원으로 늘어난다. 권사장은 회사 지분의 60%를 보유하고 있어 그의 재산은 산술적 계산으로 약 25억원이다. 현재 액면가 100원인 이 회사의 주식은 장외에서 20배인 2,0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내년말이나 2001년초 이회사가 특별한 하자가 없이 코스닥에 상장할 경우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은 20배인 약 10만원에 등록될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권사장은 산술적인 계산으로 500억원(25억원X20배)의 재산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2년만에 500배가 불어나는 셈이다.

3,500만원 투자, 2년만에 70억원

지난해 2월 전자상거래에 뛰어든 다음테크의 김용민(35)사장도 유망한 벤처 사업가다. 서울 태생인 김사장은 88년 연세대 전산학과를 나와 엘렉스컴퓨터 초창기 멤버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90년 휴먼컴퓨터 프린트개발팀으로 자리를 옮긴 김사장은 92년 사업부 전체가 삼보로 통합되면서 삼보프린트사업부에서 일하다 96년 대학 2년 후배인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과 합류, 이회사 연구소장겸 인트라넷 사업부이사로 활동했다. 98년 전자상거래를 독자 운영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다음테크라는 회사를 설립, 벤처 사업에 뛰어 들었다. 초기 자본금은 5,000만원. 이중 김사장은 70%인 3,500만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올해 7월 자본금을 1억원으로 늘렸고 9월과 11월에 잇달아 유·무상증자를 통해 10억원으로 확장했다. 워낙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붐이 높게 일어 자본 유치는 그야말로 식은죽 먹듯이 쉽게 이뤄졌다. 현재 김사장의 이회사의 지분율은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한주당 5,000원하는 주식값으로 환산할 경우 현재 김씨는 약 4억원의 투자를 한 셈이 된다. 더구나 내년에는 추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20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김사장의 지분율은 35%로 떨어지지만 단순 환산하더라도 지분은 약 7억원(20억원X0.35)이 된다. 이 회사가 2001년 상반기에 코스닥 등록을 할 경우 현재 액면가 5,000원인 이회사 주식은 최소한 10배인 5만원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여 김사장의 지분은 약 70억원(7억원X10배)에 달할 전망이다. 2년여만에 200배의 수익을 남기게 되는 셈이다.

밝은 인터넷 벤처사업의 미래

이처럼 창업자들이 단기간에 엄청난 수익을 챙길 수 있는데는 바로 ‘인터넷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터넷 벤처사의 증자는 보통 액면가보다 몇배 늘린 할증발행이라는 방식을 통해 이뤄진다. 제조업같은 기존 일반회사의 경우 증자할 경우 대개 액면가나 구주식의 두배 정도의 할증을 붙여 증자를 했다. 그러나 인터넷 벤처기업의 경우 ‘미래 성장 가능성’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보통 5배에서 20배까지 할증 발행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을 유상 증자할 경우 일반 주식은 보통 5,000원~1만원 사이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인터넷 벤처기업의 경우 5,000원짜리를 2만5,000원에서 무려 10만원까지 올려 증자한다. 그만큼 그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인정해 준다는 뜻이다. 이것이 인터넷 벤처기업의 자본금이 1~2년 사이에 눈덩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다.

수천만원의 돈을 투자해 단숨에 엄청난 재력가로 변신할 수 있다는 가능성 바로 인터넷 벤처사업의 매력이자 마력(魔力)이다. 그런 유혹이 너도나도 벤처로 뛰어들게 하는 흡인 요인이다. 그러나 마진이 높은 만큼 치열한 경쟁과 엄청난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 바로 벤처사업의 또다른 모습이다.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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