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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배를 꿈꾸는 사람들] 돈.사람이 머니게임에 몰린다

목표 수익률 10,000%. 한마디로 ‘꿈의 100배’를 쫓는 군상들이 벤처로, 코스닥으로 불나방처럼 몰려들고 있다. 개인은 투자할 벤처나 펀드를 찾아 헤메고, 기업 학교 은행에서 공기업까지 너도나도 이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이로인해 코스닥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뜨겁게 달아 오르고, 하루에도 수십개의 벤처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기류에 편승, 일부는 수백배에 달하는 엄청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벤처는 말그대로 위험성이 큰 모험사업. 특히 붐이 일고 있는 인터넷 관련 벤처사업은 선진국인 미국에서 조차 아직 검증이 안된 불투명한 분야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건’을 찾아다니는 밀레니엄 트렌드를 집중 조명한다.

경기 성남시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정명준(34·가명)씨는 요즘 부푼 꿈에 하루하루가 새롭다. 병원 운영만 만 8년째. 매일 병원과 집을 쳇바퀴 돌듯 오가는 것 밖에 모르던 그에게 새로운 관심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대학교 과동문 4명과 함께 A라는 인터넷 벤처회사에 난생 처음 투자했다. 우연히 치료를 온 고교 동창에게서 제의를 받았고 장고 끝에 투자를 결심했다.

이들 5명의 치과 의사들은 1인당 3,000만~6,000만원씩 총 1억8,000만원의 펀드를 조성, A사의 지분 9%를 인수했다. 펀드 명칭은 ‘덴탈 펀드’. 인터넷 쇼핑몰 구축을 전문으로 하는 이 회사는 내년초까지 자본금을 늘린뒤 1년여뒤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씨는 초기에 투자하는 것이어서 위험성은 다소 있지만 이 회사가 코스닥에 등록될 경우 최소 10배 이상의 고수익을 올릴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물론 회사가 잘못돼 코스닥 등록이 안되면 투자금을 송두리째 날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앞으로 인터넷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데 희망을 걸고 있다. 그래서 정씨는 매일 신문 경제면과 정보·통신면은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꼼꼼히 챙긴다. 정씨는 이 회사외에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또 다른 벤처사를 찾고 있다.

젊은층서 무섭게 번지는 사설펀드

정씨처럼 유망 벤처를 겨냥한 소규모 사설 펀드가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재테크에 문외한인 개인들이 들썩이는 데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그 무엇인가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의류 원단 중개업을 하던 김모(39)씨는 지난해 10월 사업 여유 자금중 3,200만원을 빼내 코스닥시장에서 한주에 6,400원하는 G사 주식 5,000주를 구입했다.

인터넷 관련 사업을 하는 이 회사의 주식은 IMF 상황에서 널뛰기를 계속하더니 올해 7월에는 무려 31만원까지 급등했다. 무려 50배나 뛴 셈이다. 물론 김씨는 최고 상한가보다는 다소 떨어진 상태에서 주식을 처분했지만 3,500만원을 가지고 거의 1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챙길 수 있었다. 김씨는 최근에는 아예 사업을 접고 코스닥 전문 투자가로 나섰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중 중기청에 등록된 벤처기업에만 총 1,007명의 개인투자자가 615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 개인투자자로만 결성된 에인절투자조합도 97년 3개 조합 10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 7개 조합 24억원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13개 조합 122억원으로 급증했다. 벤처 투자가 그야말로 열풍처럼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성공한 투자자들가 최고 수십배의 수익을 올린다면 성공한 벤처 창업가의 경우는 이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의 고수익을 챙기게 된다. 최소 수백배에서 수천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린 경우가 우리 주변에도 상당히 있다.

인터파크의 이기형사장, ㈜로커스의 김형순사장, ㈜휴맥스의 변대규 사장, 골드뱅크의 김진만회장, 한초텔레콤의 한의상회장 등은 1억원 내외의 초기 자본금으로 시작해 수백억대의 재산으로 키워낸 젊은 기업가군들이다.

사이버상에서 벌어지는 인터넷의 매력이 바로 이런 것이다. 투자비라곤 PC 몇대와 사무실, 그리고 여기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인적 자원만 있으면 된다. 큰 초기 투자없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황금알 낳는 인터넷 벤처사업

이처럼 인터넷 벤처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하게 된 것은 채 2년이 안된다. IMF로 투자 열기가 잔득 움추려 있었던 지난해초까지만 해도 벤처사업은 ‘찻잔속의 폭풍’에 불과했다. 그러다 그해 2월 정부가 기업 활성화를 위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 조치법’을 제정, 벤처기업 육성을 21세기 산업화의 기저로 삼겠다고 공표하면서 분위기가 익기 시작했다. 여기에 저금리 정책이 불을 지폈다.

현재 벤처기업으로 지정받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조세감면, 병역특혜, 자금지원, 코스닥등록지원 등의 갖가지 특혜가 주어진다. 특히 벤처기업 여부를 가리는데 있어 ▲총주식의 10%이상이 벤처투자자금이거나 ▲연구·개발투자비가 총매출액의 5% 이상 ▲신기술이나 특허개발 여부 ▲기술신용보증기금등 평가기관의 종합평가 등 4가지 기준중 한가지만 충족되면 벤처기업 인증을 해주도록 특혜 범위를 대폭 넓혔다.

또 지난달 1조원 규모의 벤처투자기금을 조성, 자금을 필요로 하는 벤처기업에 풍부한 젖줄이 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젊은 인재 1,000여명을 양성하고 전국 20여개 지역에 벤처타운을 조성키로 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에 힘입어 현재 중소기업청에는 매달 250여개의 신규 벤처기업이 몰려와 10월말 현재 4,500여개의 벤처기업이 등록돼 있는 상태다.

고수익 고위험의 ‘외줄타기 곡예’

최근 들어선 대기업들의 진출도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22일 전기, 중공업, 전관, 전자등 4개 그룹사가 총 3,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삼성벤처투자㈜라는 벤처회사를 공식 출범시켰다. 현대종합상사도 지난달부터 선박 자동차 중화학 일변도에서 벗어나 벤처기업 투자 분석에 들어갔다. SK㈜, LG상사, 한국통신, 데이콤 등 대기업 대부분이 벤처에 뛰어들 채비를 마친 상태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5,000억 규모의 중소·벤처 펀드를 운용중인 선두주자인 산업은행을 필두로 국민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도 이미 벤처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어서 교수 학생 연구원이 참여해 만든 벤처기업 128개중 올해에만 약 100여개가 집중적으로 설립됐다.

최근에는 성공한 벤처 사업가들이 이제 막 출발하는 유망 벤처사업에 역(逆)투자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글과 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 골드뱅크, 이니시스 등도 주식지분의 상당분을 소규모 벤처기업에 분산 투자해 놓고 있다.

벤처투자붐과 함께 대기업의 중견사원들이 소규모 벤처기업으로 대거 이동하는 엑소더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K씨는 최근 후배들과 함께 인터넷 게임업체를 차리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다. 증권사를 거쳐 PC통신에서 차장으로 일하는 H씨도 6월부터 한 인터넷회사 대표로 스카우트돼 활동중이다. 한 대기업 계열 정보통신업체의 경우 올 한해 700여명의 직원이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업무에 차질을 빚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에서 조차 벤처기업의 5%가 성공하기 힘든게 현실이다. 올 여름 ‘묻지마 투자’를 넘어 이제 ‘참견하지마 투자’로 달려가는 우리의 형국은 분명 외줄타기 곡예,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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