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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학벌은 A+ 급, 경영은 B학점 수준

국내 10재벌을 총수 일가의 학력이나 경력이라는 잣대로 평가한다면 어느 회사가 1등을 차지할까.

‘학력’이라는 기준의 속성상 당연히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겠지만 금호그룹이라면 최소 3위권에 진입할 수 정도로 ‘로얄 패밀리’의 학력이나 경력이 화려하다.

요컨대 금호그룹 창업자인 고 박인천 회장이 낳은 5형제 모두 국내외의 명문대 출신일뿐만 아니라, 금호그룹 외부에서도 탄탄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우선 박성용 명예회장은 재벌총수라기보다는 학자라고 불리는 것이 어울릴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65년 미국의 명문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청와대 경제비서관, 기획원장관 특별보좌관, 서강대 교수등의 경력을 쌓고 74년 금호실업 사장으로 회사 경영에 참가했다.

그는 79년 그룹 부회장이 되었다가 84년 부친인 박인천 회장이 타계하면서 회장직에 올랐다. 박 명예회장은 화학계열사를 창업했고 88년에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제2 민항티켓’을 따내는 등 저력을 발휘했다. 그는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는 금융권 구조조정에 관여하기도 했다.

박 명예회장은 또 국제 결혼을 한 최고경영자로도 유명하다. 박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마가레트 클락씨는 68년부터 한국에서 시집생활을 시작, 시부모를 모시고 살면서도 미 8군 영내의 메릴랜드대 한국분교에 강사로 출강할 정도로 모범적인 한국 생활을 했다.

박성용 명예회장의 바로 밑 동생인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은 60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바로 회사경영에 뛰어들었으며, 세째인 삼구씨도 연세대를 졸업한뒤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고 박인천 회장의 4남인 찬국씨와 5남인 종구씨도 각각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와 시라큐스 대학을 졸업했다.

돈독한 형제간 우애, 타그룹에 모범

금호그룹 총수일가는 개개인들의 화려한 면면과 함께 우애도 재계에 소문이 날만큼 두텁다.

특히 96년 4월6일 금호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그룹회장이던 박성용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동생인 박정구 부회장에게 일임한 사건은 금호그룹 총수일가의 두터운 우애를 확인시켜 준 대표적 일화이다.

박성용 회장은 당시 “창립 50주년때 물러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는데, 경영권을 둘러싸고 형제들끼리 소송도 불사하는 한국적 풍토에서 형제끼리의 경영권 양보는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금호그룹의 경쟁력은 ‘로얄 패밀리’의 화려한 경력과 두터운 형제애에 걸맞는 수준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금호 특혜설’이 나올 정도로 금호그룹 주요 계열사의 경영여건이 탄력을 받고는 있지만 객관적 수치는 그다지 밝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 금호종금, 금호케미칼 등 주력 계열사는 여전히 업계 2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BB-), 금호케미칼(BB-) 등의 10월28일 현재 회사채 신용등급은 투기적 등급이다. 이는 경쟁업체인 한국타이어(A) 등과 비교할때 현격히 낮은 수준임에 틀림없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된 아시아나항공 역시 99년이후 탑승률면에서 경쟁업체인 대한항공을 앞서고 있으나 양적인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확실히 열세이다.

99년 6월 현재 대한항공의 경우 매출액이 2조1,960억원, 경상이익이 1,631억원에 달하는 반면 아시아나 항공은 매출액과 경상이익이 각각 8,133억원과 1,237억원에 머물고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50대의 비행기를 보유, 국내선은 18개 노선(주간 689회 운항), 국제선은 47개 노선(주간 204회 운항)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대한항공(보유 항공기 113대)은 국내선은 25개(주간 888회 운항), 국제선은 92개 노선(주간 364회 운항)에 취항하고 있다.

구조조정 결과 "아직 두고 봐야"

실제로 금호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평가도 아직은 유보적인 상태다. 98년 4월 944.1%에 달했던 금호그룹의 부채비율이 잇따른 증자와 계열사 합병, 자산매각 등으로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호그룹이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조흥은행 여신기획부 한지출 심사역은 “현재 진행중인 중국 천진 타이어공장의 매각이 이뤄지면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구조조정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상황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업종 특성상 외화거래가 많은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원 내릴때마다 16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다”며 “따라서 최근의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의 강세가 금호그룹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금호그룹이 총수들의 개인적 역량에 걸맞을 정도로 내실있고 경쟁력있는 조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지 여부는 앞으로 2~3년안에 달려 있는 셈이다.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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