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새 각오 다지며 맞는 2000년

12/29(수) 18:59

역사적인 한주다. 1900년대의 끝과 새천년의 시작이 이번주에 있다. 한 세기의 마감보다는 다가올 2000년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상당수 기업들이 이를 더욱 높이기 위한 각종 행사들을 계획하고 있어 경제계 역시 이번주 중에는 뉴밀레니엄 분위기의 한가운데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새천년을 흥분으로 맞고있는 가운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곳이 있다. 컴퓨터 및 전산관련 조직들이다. 컴퓨터가 2000년을 제대로 읽어낼 것인지,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등이 이들의 관심이다. 2000년 연도표기 인식오류라는 이른바 Y2K때문이다.

정부는 31일부터 2000년 1월4일까지를 비상기간으로 설정해 놓고 연인원 40만명을 비상배치, 만일의 사고에 대비할 계획이다. 정보통신부 차관을 책임자로 한 정부 종합상황실도 설치하고 주관부처별로 1급을 반장으로 한 비상대책반을 편성해 운영한다. 서울 부산 광주등 5대도시에는 100여명의 전문인력으로 ‘Y2K119’ 기술지원단이 편성돼 문제현장에 바로 투입된다.

금융기관도 큰 혼란의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금융기관의 담당직원들은 30일부터 2000년 1월6일까지 비상근무한다. 가정의 현금인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어 한국은행은 연말자금을 풀고 있다. 시중은행의 현금보유규모는 줄잡아 4조원.

한은은 수요에 충분히 대비했다고 밝히고 있다.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삼성이 30일 오후1시부터 새해 1월5일 오후6시까지를 비상근무기간으로 설정, 총 9,300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반을 설치한다. 삼성은 특히 해외 87개사업장의 대응상황도 체크할 계획이다.

현금은 물론 생필품을 준비하려는 각 가정의 Y2K대비도 이번주중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미 할인점등에는 라면 가스등 생필품이 불티나게 나가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2000년 1월1일 0시에 전화 수화기를 들지 말라고도 권고하고 있다. 통화량이 폭증하면서 수화기만 들어도 통화불능사태가 일어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Y2K에 대한 각계의 다양한 조언과 가정 기업 기관들의 대비가 다각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넘긴 대우문제, 대기업들 새천년맞이 다양한 행사

대우문제를 놓고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는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은 기어이 한해를 넘기게 됐다. 정부는 28일부터 협상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쟁점이 쉽사리 풀리지 않는 것은 물론 해외채권단 관계자들의 연말휴가 등으로 해를 넘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와관련, 정부 고위관계자는 “해외채권단이 우리측 채권회수율을 거부하고 평균 59%를 제안해온데 대해 우리 입장을 정리해 대우자문단인 라자드를 통해 응답을 보냈다”며 “응답에는 해외채권단이 산정한 회수율의 산출기준과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받을 빚의 범위를 놓고 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해를 넘기게 된 경제현안이 적지않다. 대우자동차와 삼성자동차의 매각문제나 유화빅딜, 삼성생명 등 생보사 상장방안, 노조전임자 임금지급문제등이 뚜렷한 진전없이 새해를 맞게 됐으며 한국중공업 파업문제도 연말 경제계의 복병으로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고있다.

특히 대우차 매각문제는 GM으로의 인수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와 자동차사 노조 등이 한목소리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주목된다. 관계자들은 특히 이번주중 이같은 반대의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입장이어서 GM측과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경제계에서는 그러나 전체적으로 뉴밀레니엄을 맞는 각오가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분위기를 압도할 것 같다. 기업입장에서는 특히 30일이나 31일에 실시될 종무식을 통해 1999년에 대한 결산과 2000년에 대한 경영진의 당부를 전할 계획이다.

업계 고위관계자들은 “IMF체제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기업의 체질도 새롭게 다져진만큼 과거에 대한 평가보다는 뉴밀레니엄을 앞서 맞을 수 있는 투자방향을 제시하고 분발을 다짐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앞을 보자는 ‘각오의 자리’라는 것이다.

지난주 사장단 인사만 마친 삼성과 아직 임원진 인선작업에 나서지 않은 현대를 끝으로 ‘2000년대 전장에 나서는 재계의 진용구축’이 마무리된다. 현대는 특히 30일을 전후해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새천년 맞이 그룹 차원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한다는 계획이다.

이종재·경제부 차장 j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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