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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1999] '신출귀몰'의 끝과 짓밟힌 어린새싹들

올해도 우리사회에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또 해묵은 대형미제사건들이 해결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관심을 끈 것은 무기탈옥수 신창원의 검거. 97년 1월20일 부산교도소 환풍구를 통해 감쪽같이 탈출한 신은 7차례나 검거직전에 경찰을 따돌리고 도주해 경찰위신에 먹칠을 했다.



신창원 ‘900일간의 자유’ 마감

영원히 잡히지 않을 것같던 신은 탈옥 2년6개월만인 7월16일 오후 전남 순천시 금당지구 대주아파트에서 동거녀와 함께 은신중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수사결과 신은 도피기간에 100건이 넘는 강·절도행각을 벌이며 현금 1억8,000여만원을 포함해 모두 5억여원을 턴 것으로 밝혀졌다. 900여일간 신이 남긴 기록은 우리나라 범죄사에도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은 신출귀몰한 탈주솜씨로 무려 57명의 경찰을 징계위원회에 서게해 ‘경찰청장보다 높은 실세 인사권자’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신을 잡기위해 경찰이 뿌린 수배전단만 463만장에 이르며 수색건수 1,100여회, 동원 수사인원 연 97만명에 현상금도 국내 최고인 5,500만원이었다.

경찰은 신의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한 가스제품 수리공 김모(29)씨에게 현상금을 지급하고 경찰로 특채했지만 1월 전북 익산의 호프집에 나타난 신을 신고해 경찰이 연행중 놓쳤다며 현상금을 달라며 강모(29·여)씨가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9월 승소, 현상금을 또 지급하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이근안 자수, 의혹 여전히 남아

신과 함께 대표적인 미제사건이었던 고문경관 이근안도 제발로 검찰을 찾아와 국민들을 놀라게했다. 이는 잠적한 이후 10년이 넘도록 흔적조차 남기지 않아 사망설에서부터 해외밀항설 성형수술설 등 갖가지 소문만 난무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10년10개월만인 10월28일 밤 수원지검 성남지청 당직실에 불쑥 나타났다.

검찰수사결과 이는 도피기간중 상당기간을 집에서 숨어지냈던 것으로 밝혀져 경찰의 암묵적인 방치의혹을 불러일으켰다. 88년 12월 당시 치안본부 대공수사단장인 박처원치안감이 이에게 도피를 지시했고 도피중인 도피중에는 파라다이스 개발 전낙원회장에게서 받은 10억원중 1,500만원을 생활비로 제공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박씨는 범인도피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에 회부된 이는 공소기간이 지난 김근태 국민회의 부총재에 대한 고문혐의는 일부 인정했지만 공소기간이 남아있는 납북어부 김성학씨 고문혐의는 완강히 부인하는 치밀함을 보여 고문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없애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했다.


공직사회 뒤흔든 김강룡

구치소에 수감중인 절도전문범 김강룡(32)이 고위인사들 집에서 억대의 금품을 털었다고 한나라당을 통해 폭로한 것도 한동안 우리사회를 뒤흔든 사건이었다.

김의 폭로로 유종근 전북도지사, 배경환 당시 안양경찰서장 등이 상당액의 돈과 그림 등을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피해금품의 출처를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특히 김은 유지사집에서 현금 3,500만원과 미화 12만달러를 훔쳤다고 폭로했으나 유지사는 미화부분은 전면 부인하고 검찰의 현장검증까지 거부해 구설수에 올랐다.



경기도, 비리·참사로 얼룩

경기은행으로부터 퇴출저지 대가로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창열 경기지사와 부인 주혜란씨도 올해 상당한 흠집을 입은 대표적인 인물에 속한다.

구속된지 3개월도 채안돼 10월5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받고 석방된 임지사는 시민단체들의 퇴진요구에도 불구하고 “당시 받은 돈은 정치자금명목이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곧바로 경기지사직에 복귀했다.

그러나 올해 우리사회에서 가장 큰 희생자는 바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었다. 6월말 씨랜드수련원 참사로 유치원생 23명이 목숨을 잃은지 불과 넉달만인 10월30일 인천 라이브호프집에서 불이나 술을 마시던 청소년 55명이 떼죽음을 당했다. 어른들의 탐욕이 우리의 자식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송용회·주간한국부 기자 songy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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