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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1999] "훈장가치 제대로 인정받고 싶다"

대한호국무공수훈자회 최종태(70) 상임부회장은 화랑무공훈장 2개를 갖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51년 동해안 월미산 전투와 52년 향로봉 전투에서 전공을 세워 받은 것이다.

그의 왼쪽 가슴은 주렁주렁 단 훈장들로 무거워 보였다. 그는 수훈자 회원들이 정부의 예우에 반발해 훈장 집단반납을 검토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훈장을 받은 지 반세기가 돼간다. 수훈의 감회는.

“국가와 이념을 수호하고 받은 훈장이다. 개인 뿐 아니라 집안으로 봐서도 지대한 영광이다. 50년이 흘렀지만 내가 지킨 대한민국의 근본은 변하지 않았다고 본다. 앞으로 훈장을 반납하게 되더라도 나의 영예는 변하지 않는다.”


-최근 훈장반납이 잇따르고 있는데.

“(씨랜드 참사로 아들을 잃고 훈장을 반납한 채 이민을 떠난 김순덕씨를 언급하며)국가가 싫어 떠난다는 식으로 표현됐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여타 반납자의 경우에는 정부의 수훈 기준과 수훈자 예우에 대해 항의하는 측면이 강하다.”


-역대 정부의 훈장남발에 대한 비판도 많은데.

“그탓에 무공훈장도 도매금으로 같이 취급된다. 수훈자 선정과정을 엄정히 해 훈장의 가치를 살려야 한다. 정치인들이 선심 차원에서 마구 주는 바람에 훈장이 ‘깡통값’이 됐다.”


-내란죄를 범한 과거 권력자들과 무공훈장을 공유하는데 대한 소회는.

“수훈자회에서 3년전 전두환 전 대통령 등에 대한 훈장치탈을 건의한 바 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80년 광주사건이 민주화 운동이라고 정의된 마당에 당시 진압명령자들이 훈장을 보유하는 것은 모순이다.

아울러, 광주 민주화 운동을 재평가하는 것은 좋지만 희생자 등에게 훈장 수여를 추진하는 것 역시 모순이다. 진압자와 피진압자가 나란히 훈장을 받는 꼴이다. 굳이 하겠다면 79년 부·마항쟁 희생자들에게도 훈장을 줘야 마땅하다. 이러다간 제주 4·3사건, 여순반란 사건 희생자들에게도 수훈을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화랑무공훈장을 두개 받았는데 왜 하나만 패용하나.

“정부에서 훈장 모양을 바꾸면서 원하는 사람은 돈내고 바꿔 가라고 했다. 무공훈장 한개에 5만원이 넘는다. 보훈처에서 발급하는 구입증명서를 갖고 훈장제조업체에 가서 사야한다. 그래서 하나만 바꿨다.(옆에 있던 다른 수훈자는 ‘나는 각종 훈장 15개를 받았는데 모두 바꾸려면 30만원이 더 든다’며 거들었다) 세상에 훈장 장사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깡통’으로 만들어도 좋으니 거저 줘야 한다고 여러차례 건의했지만 소용없었다.”


-평소 훈장을 패용하나.

“안찬다. 훈장을 패용하고 지하철을 탔더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더라. 5년전인가 한총련 학생들이 훈장 찬 모습을 보더니 ‘저게 인민군 많이 죽인 살인훈장’이라고 욕하더라. 현충일 행사에 참석해도 주머니속에 넣어 갔다가 현장에서 패용하는 실정이다. 수훈자가 영웅으로 대접받는 미국의 정서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서글프다.”


-어떤 예우를 받나.

“죽으면 국립묘지에 간다. 이것도 오랫동안 청원해 얻어낸 것이다. 보훈병원 진료비 60%할인혜택과 소수 극빈자들에게 매월 지급되는 7만5,000원 상당의 생계지원, 학비보조 등이 있다. 보상이 문제가 아니다. 목숨걸고 나라지켜 받은 훈장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됐으면 좋겠다.”

배연해·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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