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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철의 내각'에 기대 반 우려 반

새 천년은 희망을 가득담아 시작됐지만 경제계가 맞은 새 천년 첫 주는 실망이 더 컸다. 주가는 떨어질대로 떨어져 지난 한해 장사를 단 사흘만에 까먹었고 대기업 총수들의 잇단 중병설로 재계가 뒤숭숭했다.

일부 그룹은 또 최고 경영진 인사에 잡음이 일어 아직까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계에 진출한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여야로 갈려 치열한 정책논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래저래 어수선한 한 주였던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그러나 이번 주중 상당히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증시를 중심으로 한 외부의 여건이 기대할 수 있는 한 요인이고 내부적으로도 새롭게 출발하자는 각오가 전체적인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기대를 갖게하는 가장 큰 변수중 하나는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한 개각이다. 구체적인 인사내용이야 13일로 예정된 개각의 뚜껑이 열려봐야 알겠지만 부총리급으로 격상될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주요 경제부처 장관의 경질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결국 위기극복에 주력해온 현 정부 경제정책방향의 큰 틀이 이번 개각을 계기로 보다 견고해지고, 다소 빗나가있던 부분에 대해서는 그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는 얘기다.

새 경제팀 구성과 관련, 경제계에는 높은 기대만큼 우려도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특히 신임 박태준총리가 경제총리임을 내세워 경제분야에 자신의 색깔, 소위 포철에서 보여준 색깔을 강하게 내세울 경우 새 천년에 걸맞는 대응이 어렵다는 반응들이 많다.

경제에 대한 TJ의 색깔은 ‘우향우 정신’으로 대표되는 ‘개발연대 압축성장의 상징’이다. 우향우 정신이란 포철이 포항공장을 세울 당시의 아침 조회시간, 도열한 근로자들의 오른쪽에 포항앞바다가 있고 “이 공장을 제대로, 그야말로 제대로 짓지 못하면 여러분 모두는 ‘우향우’해서 바다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며 박총재가 근로자들을 독려했다는데서 나온 말이다.

박총재의 이같은 추진력이 오늘의 포철을 가능하게 했고 포철의 성장이 한국경제의 상징이지만 이는 ‘디지털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경제계는 새 경제팀에 박총재식 밀어부치기가 힘을 싣게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새해벽두의 증시 폭락장세, 미국회복세에‘다시희망’

이와달리 이번주들어 좀더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는 부문은 주식시장이다. 지난주 워낙 급한 하락장세이어서 기대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다.

사실 주식투자자들 치고 새해를 새해답게 맞은 사람은 드물다. 지난주 연속 사흘간 이어진 하락장세에서 지난 한해동안 번 돈을 몽땅 털어버린 투자자들도 적지않다. 미국증시의 하락세가 국내 시장에서는 폭락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행히 지난주말 미국쪽에서 회복의 조짐이 완연했다. 국내 증시는 올들어 미국의 영향을 막바로 받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더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다. 물론 두자리로 고착된 금리가 변수지만 지난주와 같은 폭락세는 더이상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건희 삼성회장이나 정세영 현대산업개발명예회장의 투병소식에 재계가 우울해하고 있으나 이 역시 이번주중 좀더 나은 소식을 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현대 정세영회장의 경우 치료경과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조기퇴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 이회장에 대한 소식은 그러나 그룹측의 설명과는 분명 다르다. 이회장과 관련한 이번주중 재계의 관심은 이회장에 대한 보다 진전된 소식일 것이다.

삼성 이회장문제는 13일로 예정된 전경련 회장단회의의 주요 화제로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차기회장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한채 대행체제로 파행운용중인 전경련회장단은 이회장이나 정회장의 투병을 남의 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회장단은 또 이번 회의에서 내주초 발표될 정부의 올해 경제운용계획에 담을 재계의 목소리를 수렴할 계획이다.

대우차나 삼성차의 해외매각문제는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를 계기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행사에 GM이나 포드 르노 등 한국 자동차업체에 관심이 높은 국제적인 자동차사들의 최고경영진이 대거 참가할 예정이어서 현지에서 취재중인 국내 기자들의 취재망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종재·경제부차장 j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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