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으로 보는 신비의 세계/세종서적 펴냄/차윤희 지음

1985년부터 안방 극장을 찾아 온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가 16년째를 맞았다.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는 재미와 교양을 동시에 추구하는 TV프로그램으로, 3~6개월만에 서둘러 막을 내리는 프로그램이 대다수인 현실에서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겉으로는 물론 이계진, 손범수 등 진행자들의 깔끔한 솜씨가 드러나겠지만 대사를 부여하고 프로그램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챙겨온 방송작가의 역할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나온 ‘책으로 보는 신비의 세계’는 15년동안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의 방송작가로 활동중인 차윤희씨가 자신의 경험을 담아낸 것이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가 오랜 기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동물들의 외양이나 모습이 귀엽고 신기해서이기도 하지만 동물들의 생활속에서 인간의 본성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자식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어미의 모습이 있고, 자신이 점찍은 배우자를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는 욕망이 있으며, 먹이를 사냥할 때나 보금자리를 사수할 때 발견되는 치열한 생존경쟁이 있다. 대부분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볼 때 우리는 경이로운 자연에 찬탄을 금치 못하는 관찰자에 불과하지만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를 볼 때는 수많은 동물들과 자연스럽게 한 가족이 되어 버린다.

이미 프로그램이 인기를 더해가면서 1990년에는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가 5권짜리 만화로 출간된 바 있다. ‘책으로 보는 신비의 세계’는 그 이후에 방영된 동물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순간 순간 지나가는 TV영상매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한 권의 동화책처럼 재미있게 구성했다.

예를 들어 사자들의 왕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나는 어린 치타 남매의 성장기를 읽어 나가며, 치타들의 생태나 특별한 습성을 별도의 퀴즈로 알아보는 방식이다. 100여개의 퀴즈와 230여장의 생생한 사진·삽화외에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13개의 동물실험도 수록했다.

디지털적 사고와 인터넷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해도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우리들이 손뼉을 치며 자연계의 생존 드라마를 감상하는 바로 그 순간에도 동물들은 약육강식과 환경파괴의 암담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이 책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에 대한 애정을 저절로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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