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알려거든 양파를 한번 키워보세요.’

명상음악가 김도향은 임산부나 각종 단체, 기업 등에서 초청강연을 할 때마다 곧잘 권하는 실험이 있다. 양파 두 개를 각각 다른 그릇에 담아 키우되 한쪽은 아주 사랑하는 마음으로 물을 주고 다른 한쪽은 몹시 미워하는 마음으로 물을 줘보라는 것이다.

이것은 오래전 자신도 이미 직접 확인한 실험이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수강생과 실험을 하거나 또는 지금 당장이라도 그 누가 실험을 하든 항상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 일이다.

두 개의 양파는 어떻게 될까? 답은, 미워하는 마음과 함께 물을 준 양파가 곧 죽는다는 것이다. 양쪽에 똑같은 시간, 똑같은 횟수와 양으로 물을 주더라도 결과는 그렇다. 비록 보이지는 않아도 사랑의 힘, 미움의 독이란 그만큼 크고 치명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랑의 실체를 깨닫게 되기까지 김씨 본인은 아주 오래도록 ‘사람 사랑하는 법’을 모른채 살아왔다. 어렸을 적 너무도 잦은 이사로 한번도 길게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허락되지 않았고, 그렇게 외톨이처럼 자란 소년은 결혼후 자녀를 낳은 한참 뒤까지도 가족이나 주위엔 늘 ‘차가운 사람’처럼 비쳤다.

그에게 비로소 가족과 친구, 이웃에 대한 사랑의 방법을 깨닫게 해준건 명상이었다. 이제 20대 후반인 두 딸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사랑의 감응을 믿는다. 귀가시간 밤 10시의 원칙 외에는 딸에게 일체 간섭이나 구속없이 무제한의 자유를 허락한 김씨지만 그는 조금도 불안하지 않다. “표현하지 않는데 어떻게 부모의 사랑을 알겠냐구요? 안 보여도 다 전해지는 겁니다. 양파를 한번 보시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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