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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동의보감] 만성피로증후군

흔히 주위에서 특별히 질병이 의심될만한 증상이 없음에도 무기력하고 피곤하다든지 또는 '몸이 무겁고 찌뿌둥하다' '만사가 귀찮고 쉽게 짜증이 나며 화가 난다' '매사에 의욕이 없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의 대부분은 본인의 불편함을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양방의 각종 검사상 소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그래서 기껏해야 신경성질환으로 분류되며 심지어는 꾀병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는 일종의 만성피로증후군의 초기증상으로 볼 수 있는데 한의학적 개념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건강한 상태와 질병에 걸린 상태의 중간단계인 허증 또는 허로증, 노권상으로 파악, 치료를 받아야 할 질병으로 보고 있다.

허증은 쉽게 말해 반 건강상태로 한의학에서는 기와 혈의 균형이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건강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는데 이들 증상은 기와 혈 어느 한쪽이 균형을 상실, 오장육부의 기능이 저하돼 대사가 원활치 못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허증은 질병발생을 사전에 예고해주는 위험신호로 볼 수 있으며 허증을 치료하는 것은 질병의 발생 전에 미리 치료를 하는 예방의학의 한 갈래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허증 발생의 원인이 되는 기혈의 불균형은 매우 추상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진단이 쉽지 않다는데 있다. 실제 의료기관에서 각종 첨단 진단장비를 동원, 검사를 시행해도 허증의 진단이 어려운 것은 이 때문. 이처럼 용이하지 않은 허증의 진단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바로 최근 소개된 생혈액검사다.

생혈액검사는 환자의 손가락 끝에서 소량의 혈액을 채취, 특수현미경을 이용해 혈액의 상태를 관찰,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간단한 검사법으로 적혈구의 모양이나 형태, 백혈구의 활동능력, 혈중 콜레스테롤, 플라그 등 혈액 불순물의 정도로 혈액의 맑고 탁한 정도를 파악, 허증의 진단을 가능케 해준다. 더욱이 혈액의 상태는 물론 몸의 산화정도, 영양상태, 인체의 면역정도와 함께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의 발병 위험성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실례로 필자가 1999년 7월부터 12월까지 만성피로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찾아온 남녀 환자 900명을 대상으로 생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한방적으로 기허증에 해당하는 환자가 58%, 혈허증이 26%, 기와 혈이 동시에 부족한 기혈구허증이 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건강한 사람의 적혈구가 둥근 도너츠 형태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기허증 환자의 경우 적혈구가 차곡차곡 쌓여 마치 엽전다발 모양으로 배열되는 연전현상을 특징적으로 나타냈으며 혈허증 환자의 경우 막의 수축으로 적혈구의 모양이 울퉁불퉁하거나 가운데 부위에 밝은 형태가 사라진 모양을 특징적으로 나타냈다.

또 주요 증상을 조사한 결과 ?늘 피곤하고 무기력하다 ?머리가 무겁고 집중력, 기억력이 떨어진다 ? 입맛이 없고 소화가 잘 안된다 ? 눈이 쉽게 충혈되고 피곤하다 ?늘상 눕고 싶고 잠을 자도 모자란 듯 하다 ? 성욕과 성기능이 저하된다 ? 손발이 차고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진다 ?잘 붓고 특히 종아리 부분에 통증 등이 수반된다 ? 여성의 경우 월경이상이 계속된다는 등의 순으로 빈도조사가 되었다.

여기에서 기허증은 각종 스트레스와 신경과민, 두뇌활동 과다 등으로 인체의 기가 부족, 피로감과 함께 무기력증, 두통, 어지럼증, 기억력 감퇴, 소화불량 등의 증상과 함께 남성은 성기능 저하, 여성의 경우는 월경이상 등이 나타난다.

혈허증은 절대영양소의 부족으로 피를 만드는 조혈기능이 저하되어 발톱, 입술 등이 창백해지고 어지럼증과 함께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등이 수반된다. 또 기혈구허증의 경우 기허증과 혈허증의 증상이 동반해서 나타난다.

일단 생혈약검사를 통해 허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기허증의 경우 인삼과 황기, 만삼, 백출 등을 주된 약재로 하는 '익기보혈탕' 류를 처방하고 혈허증의 경우에는 숙지황과 당귀, 작약, 백하, 수오 등을 주된 약재로 하는 '온궁탕'류를 투약한다.

또 기혈구허증의 경우 보기와 보혈작용을 동시에 하는 '음양쌍보탕'류를 각각 병용시킨다. 이같은 방법으로 허증을 치료할 경우 개인의 체질과 병증에 따라 각기 편차를 보이기는 하지만 4~6주내에 증상이 확연히 개선되는 것을 생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보경 동서한의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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