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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레임덕 오나

‘JP(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 함께 DJ(김대중 대통령)도 4·13 총선의 피해자?’

16대 총선이 한나라당의 승리로 끝나자 정가에서는 대차대조표 작성에 분주하다.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는 민주당보다 무려 18석이나 더 얻어 여유가 넘치고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은데다 ‘호남당’에서 벗어나 전국 정당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분위기다.

반면 텃밭인 충청도에서 몰락한 JP는 ‘이제 끝났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임기 3년을 남겨둔 김대중 대통령은 어떨까.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이 전국 16개 광역 시·도 가운데 8개에서 1등을 해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됐으며 현 의석수(98석)보다도 17석이 증가했다”면서 “이는 김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지지를 바탕으로 정치·경제 개혁의 가속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대북 포용정책의 추진, 부정부패 척결 등 국정과제를 추진해나갈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김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임기 후반기, 곳곡 악재 산적

그러나 한국의 정치풍토가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서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쥐기가 쉽지 않고 또 그래본 경험도 없다. 김 대통령이 당정 개편을 통해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한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미 대통령 당선과 함께 ‘소수 정권의 비애’를 맛보았던 김 대통령이 집권 전반기에 ‘야당 의원 빼내기’를 통해 안정의석을 확보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사실 김 대통령에게 현 상황은 그때보다도 더 어렵다. 임기 후반기로 넘어가고 있는데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라는 ‘무리수’를 둘 수도 없다. 실제로 정계개편을 추진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다하더라도 이미 집권 후반기를 맞고 있는 그의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성사되기도 어렵다.

또한 정계개편이 한나라당의 반발을 초래해 여야간 정면대결로 비화할 경우 대북정책에서 중대한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사안별로 협조관계를 모색한다지만 그럴 경우 한나라당에 끌려다닐 가능성이 높고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 경쟁과 맞물리면 득(得)보다 실(失)이 많을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남은 선택은 호남에서 당선된 친여 무소속 4명을 영입하고 자민련과 공조관계를 회복하는 것인데 자민련을 끌어들일 카드가 마땅치 않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김종필 명예총재에게 절대로 서운하게 하지않을 것”이라고 말해 ‘모종의 카드’가 준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여기서 예상가능한 카드중 하나가 내각제의 매듭. 내각제는 DJP 공조를 회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김 대통령에게는 ‘레임덕 현상’의 조기화라는 근본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다.

민주당이 충청권에서 약진했다지만 그것이 김 대통령에게는 오히려 덫이 될 수 있다. 충청권의 대부인 JP를 누른 이인제 선대위원장이 여권내에서 차세대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히려 든다면 김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을 부추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16대 대선을 겨냥해 ‘현정권 흔들기’에 나서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김 대통령은 4·13 총선승리를 위해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너무 일찍 꺼내고 이인제의 대권야심을 용인하는 바람에 총선후 사용할 카드를 버리고 말았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레임덕의 조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스스로 빠져든 셈이다.

김 대통령은 6월 평양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을 국정운영의 이니셔티브를 잡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지만 ‘평양카드’는 이미 약효가 떨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 대통령이 JP와 함께 이번 총선의 큰 피해자라는 분석도 그래서 나오고 있는지 모른다.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jinhlee@hk.co.kr

입력시간 2000/04/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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