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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 행사의 ‘꽃’에서 당당한 ‘프로우먼’으로

‘英雄難過美人關’(천하의 영웅이라도 미인계를 벗어나긴 어렵다)

아름다운 용모와 지성미를 갖춘 여인은 누구에게나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 더불어 분위기를 부드럽고 유쾌하게 만드는 오묘한 힘이 있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망론하고 미인계는 남성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여성에 있어서도 매우 효과적인 대인 접근 방법의 하나로 인식돼왔다.

몇년 전만 해도 도우미는 행사 내용과 관계없이 단지 분위기를 돋우는 ‘꽃’ 정도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도우미는 이런 부수적인 존재가 아니다. 행사 매출과 홍보 마케팅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로 확산, 1조원 시장

‘도움을 주는 이(사람)’라는 의미의 도우미가 국내에 처음 생긴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때. 당시만 해도 직업적이 아닌, 단지 행사를 도와주기 위한 자원봉사의 수준에 그쳤다.

그러다 9193년 대전엑스포때 정식으로 ‘도우미’라는 명칭으로 행사지원 업무를 맡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각 분야에서 그 효율성이 인정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도우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현재 국내 도우미 시장은 연간 1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해 있다. 1997년 약 4,000명에 그쳤던 도우미 수가 지금은 거의 1만명에 육박하고 있을 정도다.

초기 도우미의 영역은 주로 제품 판촉이나 홍보, 의전, 행사 안내, 주차, 엘리베이터 안내 등에 국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범위가 점점 넓고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초 설날에는 의뢰자를 대신해 지명된 사람에게 세배를 하는 ‘세배 도우미’가 등장했다.

또 최근에는 스포츠와 레저 이벤트 교육을 담당하는 ‘스포미’(스포츠+도우미)라는 신종 도우미도 등장했다.

또 의류 매장의 상품 진열, 점원 복장 및 접견 태도 감시, 상품정보와 판매기법 전수 등을 종합지도하는 패션 전문 ‘서비스 도우미’(SA·서비스 어드바이저의 약자)도 나왔다. 이밖에 바이어 안내, 각종 세미나 가이드, 관광가이드, 피켓걸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는 육순잔치나 결혼식 하객 대행서비스와 아기 보육까지 대행하기도 한다.

사실 도우미라는 직업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있는 신직종이다. 외국에서는 레이싱걸과 치어리더 등 일부 스포츠 분야에만 국한돼 있을 뿐 상품 판촉이나 홍보를 전담하는 전문 여성은 없다.

판촉이나 홍보를 위해 투입되는 국내 도우미의 경우 스스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상당한 기초 소양을 쌓아야 한다. 교육은 주로 사설 학원에서 실시되는데 학원비는 3개월 코스에 약 70만원이 소요된다. 학원에서는 메이크업, 예절, 워킹, 매너, 화술 등의 기본 지식 외에도 나레이션이나 게임 MC 기법 등의 전문 기술을 가르친다.


전문지식, 체력 뒷받침돼야

도우미는 화려한 외양과 달리 실제로는 상당한 기술과 강인한 체력을 요구한다. 전시 행사장이나 판촉 행사, 주차 질서 요원 등의 경우 하루 8시간을 꼬박 선 채로 떠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력 5년차 중견인 가매자(25)양은 “다중을 상대로 MC 진행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일에 빠져들어 신이 난다. 하지만 일을 끝내고 나면 다리가 퉁퉁 붓고 목이 쉬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처음 시작하는 도우미의 경우 며칠 일을 해보고는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노동의 강도 만큼 보수도 괜찮은 편이다. 보통 도우미는 경력에 따라 A, B, C 3등급으로 분류된다.

전시장에서 나레이터나 게임 MC를 하는 3년차 이상의 A급 도우미는 행사장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7만원에서 15만원의 일당을 받는다. 슈퍼나 백화점 세일, 길거리 핸드폰 판촉을 하는 1~3년차 경력의 B급은 하루 6~8만원 정도를 받는다.

이밖에 길에서 전단을 뿌리는 C급 초보자들은 하루 5~6만원에 그친다. 일반적으로 B급 정도만 되면 월 150만~2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행사 종류에 따라 일당도 달라지는데 모터쇼와 레이싱걸이 평균 15만원으로 가장 대우가 좋은 편이다. 도우미 대행을 맡은 기획사에서 대개 20~30%의 중개 수수료를 뗀다.

도우미들은 일당제여서 소속이 없다.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은 에이전트나 기획사는 보유하고 있는 도우미 프로필을 통해 개별적 연락을 취해 도우미를 모은다.

도우미는 행사를 주최하는 클라이언트 소속도, 그렇다고 기획사 소속도 아닌, 단순한 아르바이트 개념이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도 산재 혜택이나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 보통 대행사와 도우미간에 개별 계약을 하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 계약을 하는 대행사나 도우미는 거의 없다.

기간이 대개 3~4일에 불과한데 구태여 계약서까지 작성할 필요가 없는 이유에서다. 기획사 TCB의 최창원 실장은 “도우미는 원칙적으로 기획사가 고용한 사람이므로 사고가 발생했다면 기획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기획사도 계약을 꺼리는 데다 도우미들이 더 좋은 조건의 일자리가 생기면 언제든지 옮기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계약을 꺼린다. 그래서 실제로 문제가 생겼을 때 보상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정적 직업으로 자리잡는 추세

최근에는 이런 도우미의 불안한 고용 상태를 보완하기 위해 고용회사가 도우미를 계약사원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현대백화점 주차도우미 23명은 이달부터 백화점과 월급제로 고용 계약을 했다.

또 레이싱걸도 최근에는 소속 팀과 1년 단위 계약제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주차 도우미인 이주연(24)씨는 “그간 하루 3만5,000원~3만7,000원 정도의 일당을 받고 하루 10시간 가량을 회사에서 일했다. 실제 근무시간은 5~6시간이지만 고용이 안정되지 않아 불안했었다. 하지만 이젠 더욱 안정된 마음으로 일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제 도우미는 단순히 ‘행사의 꽃’이 아니다. 판촉과 홍보에서 한몫을 담당하는 당당한 ‘프로 우먼’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0/05/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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