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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국회, 문 열자마자 '삐그덕'

16대 국회가 6월5일 무사히 개원식을 치름으로써 일단 4년 임기의 항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정치권 초미의 현안으로 부상한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법안 처리와 인사청문회법 협상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초반 국회에 적지않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과 자민련이 공동제출한 원내교섭단체 완화법안은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20석에서 10석으로 낮추는 내용. 자민련으로서는 교섭단체 복귀가 당의 사활이 걸린 당면과제다.

JP도 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민주-자민련의 완전한 공조복원의 전제로 교섭단체 완화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1997년 대선 직전 내각제추진이 DJP 연대의 핵심고리였다면 이제는 교섭단체요건 완화가 DJP 공조복원의 핵심고리로 떠오른 셈이다.


민주당, 자민련에 진 빚 어떻게 갚나

자민련이 5일의 국회의장 선거에서 한명의 이탈자도 없이 민주당의 이만섭 의원에게 표를 몰아준 것도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낮추는 데 있어 민주당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으로서는 자민련에 큰 빚을 진 셈이며 이를 어떻게 갚을지 주목된다.

원내 2당인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후반 개혁추진 등을 위해 국회의 원만한 운영이 중요한 관건이며 이를 위해 자민련과의 공조복원이 필수불가결하다. 민주당이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완화에 매우 적극적인 이유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강력히 저지하고 있어 상황이 매우 어렵다. 한나라당은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허용할 경우 원내 제1당으로서의 지위가 취약해지고 여소야대 구도가 흔들린다고 보는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이를 막겠다는 자세다.

한나라당이 극력저지할 경우 민주당이 이 법안을 강행처리하기는 어렵다. 자민련은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자고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전에 법안을 날치기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정상회담 이후에 처리하는 방안도 만만치 않다.

김 대통령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열기를 활용해 정국을 운영해가야 하는데 법안을 강행처리하면 정상회담의 분위기가 일거에 소멸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문제에 관한 한 현재 진퇴유곡의 매우 곤혹스런 처지에 빠져있다.

인사청문회법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0일간 준비에 3일이내의 청문회 실시를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10일 준비기간에 하루 청문회로 맞서고 있다. 질문방식과 TV중계 여부를 놓고도 의견대립이 크다.

민주당은 서면질문 위주와 부분적 TV중계, 한나라당은 일문일답 위주와 완전한 TV중계를 선호하고 있다.


‘작은총선’ 재보선, 총선이후 민심 가늠자

8일에 치러지는 지방자치단체 재·보선은 ‘작은 총선’이라 불릴 만큼 규모가 만만치 않은 데다 4·13총선 이후의 민심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가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개 기초단체장 재·보선중 서울의 송파구청장과 용산구청장, 인천의 중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지난 총선때 수도권 강세의 여세를 몰아 석권을 노리고 있고 한나라당은 “최소한 1석은 건진다”고 장담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청장과 충북 괴산군수는 민주당과 자민련이 모두 후보를 내 지난 총선에 이어 양당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텃밭의 붕괴로 교섭단체 구성요건에 미달하는 참패를 당한 자민련은 김종필 명예총재 등을 필두로 실추된 명예를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자민련과의 공조복원을 의식해 정당연설회를 취소하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보이며 호흡조절을 해왔다.

이인제 고문 역시 유성을 두 차례 방문하기는 했으나 지원연설은 자제했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 마무리 수순인 DJP 회동이 이번 주간에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당초 5일의 국회 개원식 이전에 두 사람의 회동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으나 JP가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법안 처리의 보장을 요구하며 차일피일 택일을 미루는 바람에 12~14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회동 성사가 힘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족사적 사건인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두 사람이 만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지난 총선때 공조파기를 선언했던 JP가 총선이 끝난지 얼마 되지않아 공동정부에 합류할 경우 6·8 재·보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DJP 회동을 미룬 것인 만큼 재·보선이 끝난 뒤 9일이나 10일께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wkslee@hk.co.kr

입력시간 2000/06/0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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