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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김정일의 굴레

5월29일-31일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무엇을 얻었을까. 중국의 장쩌민 주석에게는 함박웃음을 안겨주었다. 김정일 위원장에게는 벗을 수 없는 굴레를 다시 씌웠다.

이런 시각은 홍콩에서 가장 중국 및 북한 문제에 정통한 차이나 모닝 포스트(CMP)와 미국의 정보전문 인터넷 STRAFOR.COM의 분석에서 볼 수 있다.

CMP의 베이징 특파원 마크 오네일은 “중국이 자신의 영향권 아래 있는 북한의 고삐를 잡아당겨 베이징으로 김정일을 불렀다”고 봤다. STRAFOR.COM은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김정일은 어떤 면에서 소환된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럼 김정일은 왜 소환을 당했을까. CMP와 STRAFOR.COM의 해석은 좀 다르다. 오네일 특파원은 지난 3월5일 김정일의 평양 중국대사관 방문, 리펑 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방북 취소 등은 모두 중국 공산당 핵심부의 명령에 의한 것이다는 전제에서 김정일의 중국 방문을 보고 있다.

외무장관이나 총리를 지낸 리펑을 평양에 보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측 입장을 설명하기에는 장쩌민 등 중국의 현지도층이 느끼는 문제점과 심각성은 깊었다. 외교적 해석으론 정상회담을 마치고 김정일이 그 결과를 설명하는 게 옳다.

그러나 장쩌민 주석은 김정일 총비서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양보하거나 제시할 의제가 그의 권한의 영역을 넘는 것일 수도 있으며 특히 중국의 충고나 권고를 들고 행해져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김정일을 불러 설명하고 설득해야만 했다.

다시 말해 북한은 6·25 한국전쟁에서의 중국군 참전 이후, 적어도 1990년대 들어 소련의 붕괴 이후 중국의 영향권 아래 있었다. 특히 김일성 사후, 경제난 속에 북한은 8억 달러의 원조를 갚지 못하고 있다.

STRAFOR.COM의 분석에 의하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전개과정은 중국의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었다. 3월5일 김정일의 평양 중국 대사관 방문 4일후 상하이에서 남북 밀사 회담이 있었다. 4월10일의 총선 직전 정상회담 발표문이 작성 된 것도 베이징이었다. 중국은 정상회담의 배후가 아니라 지휘자였던 것이다.

그러면 중국은 정상회담을 지지하는가. 우드로 윌슨 센터의 중국 연구원 우신보는 이렇게 해석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해 펼치는 공동정책은 ‘THREE NO’정책이다. 한반도에 전쟁을 없애고 핵무기를 가지지 않으며 붕괴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전쟁, 핵무기, 다단계 미사일을 없애기 위해 미국은 뇌물이라고 할 수 있는 원조를 1994년 제네바핵합의 이후 3억달러나 쏟아넣었다.

또한 김정일 체제의 붕괴를 막는 것이 전쟁과 핵보유를 막는 것으로 보고 통일보다는 평화공존을 바라고 있다. 통일은 그후에 있을 주한미군의 주둔에 대한 타당성 논의에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을 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중국도 미국과 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한반도와 중국은 수천년을 인접해온 유교문화권 국가다. 6·25에서 중국군 100만명의 희생 속에 중국이 얻은 것은 휴전선 북쪽에 북한이란 완충지대를 가지게 된 것이다. 마오쩌둥은 북한을 중국의 입술이라며 “입술이 없어지면 이빨이 시려진다(盾亡齒 :순망치한)”고 했다.

중국은 ‘강력한 통일한국’, 거기에 ‘미국 동맹 통일한국’을 바라지 않고 있다. 또한 북한이 명실상부한 독립국가로서 외교권을 마음대로 행사하는 것도 바라는 바 아니다.

1945년 한반도가 광복되었을 때 연변 등 동만주의 조선족은 한국민 총인구의 8%인 216만명이었다. 새로 통일한국이 되면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이 땅을 둘러싸고 국경 분쟁이 일어날 게 뻔했다. 중국은 북한이 ‘입술’이란 완충지대로 남고 옛 간도는 연변 조선족 자치구로 계속 남기를 바라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2일 클린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북한의 다단계 미사일 문제의 위험성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은 우산과 같은 전역방어나 국가 방어 미사일 계획보다 ‘순간 미사일 발사’ 공동방어를 하지고 제의했다.

그건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가 해상이나 지상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공중에서 요격하자는 것이다. ‘전역’이란 우산 대신 요격이란 모자를 쓰자는 것이다. 하나의 굴레를 북한에 씌우자는 말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갈 길은 그럼 어디인가. 해답을 경험 많고 식견 높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물어보랄 수 밖에 없다.

입력시간 2000/06/0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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