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돋보기] 윌스트리트 제국주의

◐ 윌스트리트 제국주의

소련 붕괴후 전세계가 사실상 뉴욕 월가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월스트리트 제국주의의 지배 이데올로기와 지배수단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인 서울경제신문 김인영 뉴욕특파원은 월스트리트 제국주의 지배수단은 돈임을 보여준다. ‘1달러=1표’의 등식이 성립하는, 돈에 의한 철저한 민주주의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 월스트리트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김인영 특파원은 “뉴욕 월가가 이끄는 국제 금융자본은 세계를 단일시장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미국 이외 국가의 주권은 월가가 주도하는 금융 제국주의에 의해 침해당하고 있으며 정치가 불안한 나라는 월가 투자자들이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는다.

IMF위기 이전 한국 사회는 지나친 낙관론이 주도했고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저자는 외환위기와 같은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높여야 하고 우리와 비슷한 고통을 당하는 다른 나라 경제의 실상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따라서 이 책은 뉴욕 월가의 금융구조를 다룬 ‘뉴욕 월가의 21세기 패러다임’, 미국의 경제이론과 법·제도의 변천을 다룬 ‘미·일 경제역전의 비밀’, 월가의 생태를 샅샅이 드러낸 ‘천재들의 파산’ 등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FKI미디어, 1만원.

◐ 우리 역사 5천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 책은 중견 역사학자인 숙명여대 이만열 교수가 쓴 일반인을 위한 역사서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우리 역사를 새로이 점검하면서 저자가 주목하는 점은 ‘우리 역사에 대한 자주적 인식’이라는 관점이다.

여기서 자주적 인식이란 아직도 우리를 알게 모르게 옥쥐고 있는 전근대적 유교사관과 식민사관의 타율적 관점을 벗어나 자주적이고 발전적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다시 보자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고려가 과연 몽고의 식민지였는지. 임진왜란은 정말로 패배한 전쟁이었는지 등의 문제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허교수는 고려는 과거제도 때문에 망했다고 주장한다.

고려는 건국 초기 고구려 계승의식이 강했고 북방정책을 지속적으로 견지했다. 수차례에 걸친 거란과 여진의 침략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도 자주적 대외정책을 강력하게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런 고려가 몰락한 원인은 4대 광종때 왕권 강화를 목적으로 과거제도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유학에 기반을 둔 사대파를 정권에 받아들임으로써 자주적 전통파가 몰락했다는 것이 허교수의 설명이다.

허교수에 따르면 임진왜란은 패배한 전쟁이 아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군이 강력한 왜군 앞에 철저히 유린당했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1592년 4월14일, 부산에 상륙한 왜군은 이듬해 3월20일 각 부대 평균 65.8%의 전력 손실을 입을 정도로 전투력을 상실했다는 게 허교수의 설명이다. 바다출판사, 8,500원.

◐ 자기중심이 아이를 망친다

요즘 어른의 공통된 고민중 하나는 “왜 우리 아이는 이렇게 버릇이 없을까”다. 일본 릿쿄대 마치자와 시즈오 교수는 ‘자기중심이 아이를 망친다’에서 말 안듣는 아이가 생겨나는 원인은 ‘자기중심적 성향’때문이며 부모들은 아이에 대한 지나친 애정이나 과잉보호가 가져올 문제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자녀가 한명뿐인 가정이 많아지면서 자녀에게 쏟는 부모의 애정과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뭐든 원하는 것은 다 들어주며 마치 황제를 떠받들 듯 키우고 있다. 이렇게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왕처럼 군림하던 아이들은 으레 그런 대접을 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학교나 사회에서는 어느 개인이 특별 대접을 받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중 대부분은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엄마의 품으로 도망치는 아이들이다. 이렇게 엄마의 치마폭에서만 싸여 있던 아이들은 커서 사회에 나가서도 여전히 심약하고 자기중심적인 어른이 된다.

저자는 인간에게 있어 타인과의 교류는 피할 수 없는 일일뿐만 아니라 꼭 필요하고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마치자와 교수는 어른들은 아이들이 만원버스를 타게 해야 하고, 어른들 역시 자주 시장에 나가 사람을 사귀는 등 자기중심성을 없애는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청림출판, 7,500원.

◐ 도쿠가와 시대의 철학사상

현대 일본의 정신적 토대가 되는 도쿠가와 시대의 사상을 살펴본 책이다. 이 책은 도쿠가와 시대의 봉건성과 정체성을 상세히 열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비록 봉건사회였지만 도쿠가와 시대에 잉태되어 있던 근대화의 씨앗을 찾는 시도에 나선다. 예문서원, 8,500원.

◐ 갤러리이야기

갤러리는 지금까지 화려한 고급문화의 하나로, 상류층의 전유물로만 인식되었다. 이 책은 고급문화의 상징인 갤러리를 쉽게 풀어쓴 책이다. 화가의 그림이 갤러리라는 공간을 떠나 새 주인을 만나기까지의 과정 등 화랑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진실들을 여과없이 솔직하게 전하고 있다. 명진출판, 9,800원.

◐ 인재들이 떠나는 회사 인재들이 모이는 회사

요즘 직장마다 많은 인재들이 벤처기업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벤처에서 대기업으로 역류하는 사람도 보인다. 이 책은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지, 또 회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소개한다. 푸른솔, 1만원.

◐ 리눅스 비즈니스.com

정보 기술산업의 룰을 뒤바꾸고 있는 리눅스의 잠재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또 정보 기술산업의 수익원천은 어디로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 ‘리눅스 비즈니스.com’은 이같은 물음에 개괄적인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세종서적, 9,000원.

◐ 평양미술기행

북한의 현대미술 나아가서는 월북화가, 북한에 소장 중인 우리의 옛 그림과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책이다. 옛오늘, 9,800원.

◐ 동남아 기업의 위기와 구조조정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4개국의 통화위기 발생과정과 원인을 분석한 책. 삼성경제연구소, 1만8,000원.

조철환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6/13 21:28


조철환 주간한국부 ch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