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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사이버거래, 믿을 수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살고 있는 황모씨(41)는 최근 중고 자동차 한대를 고르기 위해 장안평 중고 자동차 시장을 찾았다가 그냥 돌아왔다. 3년간 해외생활을 한 뒤라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차를 보러왔느냐”며 접근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기가 질렸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가격은 어느 정도 확인한 상태였으나 끝이 보이지 않는 매매상사들 중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자신이 서지도 않았다. 게다가 가격도 인터넷에서 본 것보다 비쌌다. 고심끝에 그는 중고차 가격을 검색했던 인터넷 사이트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처음부터 마음에 두었던 K사 S모델의 자동차 한대를 선택했다. 앞과 뒤, 측면을 찍은 사진 5장에 자동차 전문가 그룹이 평가한 자동차의 정확한 상태, 평가가격 등이 아주 구체적으로 나와 마치 눈으로 본듯 했다.


다양한 콘텐츠 갖춘 전문사이트 등장

국내 중고차 시장은 1998년 IMF를 계기로 크게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는 120여만대 정도 판매된 데 반해 중고차는 140여만대를 넘어섰다. 올해는 더욱 늘어나 최소한 16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중고차에 대한 오너 드라이버의 인식은 낮다. 대개 운전만 할 줄 알기 때문에 차를 살 때부터 복잡한 절차에 당황하기 일쑤고, 엔진 소리가 이상해도 어디가 문제인지 모른다. 그렇다고 무작정 전문가를 찾아가기도 힘들다. 이럴 때 중고차 거래에서부터 수리, 정비, 보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우리 곁에 와 있는 자동차 전문사이트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직접 자동차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사고자 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 직거래는 미미한 수준이다.

중고차 매매상사의 한 중개인은 “중고차 거래의 60%가 중고차 시장을 통해 이뤄지고 나머지 40%가 개인적인 소개 등을 통해 사고 파는 당사자 거래다. 당사자 거래의 40-50%가 직간접으로 인터넷을 통한 거래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는 비율은 40%에 이르지만 이중 10%(전체의 4%)만이 구매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직접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약점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완해 신뢰도를 높이는 인터넷 자동차 사이트가 속속 등장했다. 과거 중고차 매매상사의 매물이나 개인의 중고차를 사이트에 올려 네티즌에게 광고하던 시절에 비하면 선진국 수준에 가깝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자동차 정비업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동차 토털 서비스를 지향하는 카맨닷컴(www.ccarman,com). 카맨닷컴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수백명의 자동차 감정 평가사가 매물로 나온 자동차를 꼼꼼하게 점검한 뒤 그 내용을 항목별로 분류 기록해 사이트에 올린다. 다양한 형태의 화상 데이터도 제공한다.


거품 뺀 가격, 믿을 수 있는 평가

1998년 5월에 비교적 일찍 사이트를 개설한 오토랜드(www.autoland.co.kr)는 매매상사를 통해 거래할 경우 초래되는 가격의 거품을 빼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곳이다. 권후현 오토랜드 사장은 “중고차 시장의 거품은 최소한 20~30%에 이른다”면서 “전문 감정인을 통해 적절한 가격을 산정하는 것도 거품의 빼기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오토마트(www.automate.com)는 오일뱅크의 전국 체인망을 통해 중고차를 매집, 다양한 매물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경영기획팀의 김근회 차장은 “오일뱅크를 통해 전국에서 확보된 매물을 사이트에 올려 누구나 쉽게 선택하도록 기회를 준다”면서 “자체 판매한 자동차의 경우 하자가 발생하면 전량 리콜한다”고 밝혔다. 오토마트와 비슷한 사이트로는 최근 문을 연 엔카닷컴(www.enka.com)이 있다.

(주)SK의 사내 벤처로 시작한 엔카닷컴은 전국의 3,500여개 SK주유소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 중고차를 매집하고,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외에 외제 중고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오토뱅크(www.k-motors.com)가 있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 지역의 중고자동차 시장이 자체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몇 년전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자동차 경매장에서도 사이버 거래가 가능하다.

현대 대우 기아 등 자동차 3사도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중고차를 매매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엔진을 걸어놓고 있으나 전문성은 부족하다. 또 옥션을 비롯한 사이버 경매 또는 야후와 같은 포털사이트에서도 중고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는 제조사, 차종, 가격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차량을 선택한 뒤 각 사이트의 요구에 따라 주문을 내고, 차를 팔고 싶을 때는 지정된 양식으로 매물로 등록하면 된다.

현재 인터넷상에 100여개의 중고차 사이트를 찾을 수 있는데 거래가 활발한 곳도 20여 사이트 정도다. 실수요자라면 중고차를 구입한 뒤 하자시 리콜이나 무료정비 서비스 등 사후보장이 가능한 사이트를 찾는 게 현명하다.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jinhlee@hk.co.kr

입력시간 2000/06/1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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