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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세상읽기] 드라마 불패(不敗), 영화 필망(必亡)

“배우라고 하기엔 민망한 연기를 펼친다. 억지로 멋을 부리며 간신히 대사를 읊는 수준인데 특히 여주인공 역의 김희선은, 그녀가 아무리 한국의 대표적 스타라고 해도, 그래서 영화의 성패와 상관없이 그녀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숙명과 비극이라는 수식이 붙은 비운의 여주인공 역에는 도무지 힘이 달리는 것이 한 눈에 드러난다.

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예쁘게 보일까 고민하는, 드라마와 CF의 관성이 그대로 드러난 그녀의 모습은 마치 현대의 CF 화면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비천무’의 스크린에 떨어진 것 같다.”

“지금 표면적으로 한국 영화가 아무리 역동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해도 연기력을 갖추지 못한 스타가, 게다가 별로 전력(全力)을 다한 것 같지 않은 스타가 기계적으로 대사를 암송하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통해서는 결코 한국 영화의 전성기라는 신천지는 열리지 않는다.”

“‘비천무’는 혼탁한 강호에 남겨진 비극적인 사랑의 사연을 축으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 했지만 블록버스터의 솔직한 장점은 살리지 못했다. 차라리 이야기를 줄이고 액션의 쾌감과 거기에 달콤한 순정만화적 사랑을 겸손하게 깔아놓았으면 어땠을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트 여배우의 비중이 너무 컸을 것이다.…아무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형편없는 이야기 수준으로 곤두박질친다 해도 이 한국형 블록버스터 ‘비천무’처럼 아마추어 연기를 장식으로 포장하지는 않는다.

TV와 CF가 배출한 스타에 의존해 영화를 기획하는 한 스크린의 크기에 걸맞는 그릇을 지닌 스타층을 쌓지 않고서는 한국 영화가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서지 못할 것이다.”

김영진(영화평론가, Film2.0 편집위원)은 이렇게 길게 한 여배우의 빈곤한 연기와 그 연기로 인해 구멍이 숭숭한, 40억원이나 투자한 영화를 비판했다. 그 스타는 그의 말처럼 한국 최고의 인기 탤런트다.

팬들은 그녀를 세계 최고의 인기스타로 만들기 위해 인터넷에 반복 투표를 하는 국제적 망신도 감수했다. 그녀를 비판한 글을 그대로 인용한 것은 굳이 다른 말을 바꿔 얘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비천무’를 본 사람이라면 그녀의 연기가 얼마나 빈약한지 알 것이다.

극중 인물에 열중하기보다는 2시간10분동안 ‘나 이쁘지?’를 연발하고 영화는 예쁜 옷 입히기에만 열중하고 카메라는 어느 각도와 크기로 잡아야 그녀가 예쁠지 고민한다. “드라마와 영화는 다르고 스타는 얼굴로 반은 먹는다”하더라도 영화속 그녀의 연기는 민망할 정도다.

‘자귀모’에서 그랬듯이 그녀로서는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역이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드라마와 CF를 통해 만들어진 그녀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리려 했던 ‘패자부활전’과 ‘카라’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TV 드라마 ‘미스터 Q’ ‘토마토’에서의 인기 이유는 그야말로 ‘얼굴’이 전부였나. 긴 시간 반복된 이미지를 통해 시청자와 감정을 공유하는 드라마와 달리 배우는 단 시간 관객을 설득시켜 끌고 가야 하는 힘과 섬세함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얼굴만으로는 할 수 없다.

드라마 불패(不敗), 영화 필망(必亡). 설령 ‘비천무’가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하고, 그 이유가 예쁜 얼굴을 보기위해 몰려든 팬들 때문이라 하더라도, 김희선에게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적어도 책을 읽는 듯한 대사 정도는 작품의 성격과 내용을 파악하고 고치지 않는 한 배우로서 그의 ‘필망’은 계속 될 것이다.

김영진의 표현처럼 이런 ‘아마추어’배우를 스타라는 이유만으로 앞다투어 고액 출연료를 주고 캐스팅하는 제작자, 인기가 곧 면죄부라고 생각하는 ‘예쁜 스타들’. 그들로 인해 한국 영화는 늘 허약한 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는 ‘얼굴’만 스타인, 이런 사람이 너무 많다.

이대현 문화부 차장 leedh@hk.co.kr

입력시간 2000/07/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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