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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 서울 성동구 옥수동(玉水洞)

[땅이름] 서울 성동구 옥수동(玉水洞)

옥수동(玉水洞)의 본디 이름은 ‘두뭇개’다. 마을 뒤에는 높은 산이 솟아 좌우로 둘러싸고 앞으로는 동호(東湖:한강)가 흐르고 있다. 한강은 마을 어귀마다 그 이름이 제각각이다.

옥수동 어귀에서는 동호라 부르지만 동호 서남쪽 반포쪽에서는 서릿개(盤浦)로, 또 국립묘지 앞에서 동재기강(銅雀江), 노량진에서 노들강으로, 마포앞에서는 삼개(麻浦) 등으로 불렸다.

옥수동의 원래 이름인 ‘두뭇개’도 한강에다 북쪽에서 흘러오는 중량천의 물이 어우러지니 물줄기가 두 개가 됨으로써 ‘두물개→두뭇개’로 된 것이다.

다시 ‘두뭇개’가 한자로 뜻빌림한 것이 ‘두뭇개→두무개→두모개→두모포(豆毛浦)’로, 심지어는 ‘두모포→도미포’로 변해 옛 백제국의 도미(都尾)부인의 전설과 걸림을 짓기도 하나 그것은 맞지 않는 얘기다.

또 두뭇개 이웃의 ‘무수막’은 본디 ‘물골’이라는 뜻의 ‘무수골→무쇠골(무수막)→무쇠막→금호동(金湖洞)’으로 뜻빌림한 것이다. 그러니까 ‘무수(물)’를 ‘무쇠(金)’로 해석한 것이다. 어찌되었던 두뭇개나 무수막은 모두 한강가에 자리하다 보니 물에서 비롯된 땅이름이다.

‘두뭇개→두모포(豆毛浦)’도 1911년 4월1일 일제가 행정구역개편 때 두모면(豆毛面)으로 고쳤다가 1914년 4월1일 도성밖의 지역이라 하여 경기도 고양군 한지면(漢芝面)에 편입시킨 적도 있다.

일제는 그 뒤 1936년 4월1일, 다시 서울에 이 지역을 편입시키면서 동호가 있는 산기슭에 위장병에 신통하다는 옥정수(玉井水)라는 약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동네이름을 아예 옥수정(玉水町)으로 바꾸었던 것이다.

지금은 그 약수가 솟던 옥정수 자리는 도시화로 어디쯤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원체 약수맛이 좋아서 왕실에까지 진상했다는 얘기가 지금도 이 동네 토박이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동호가 마치 푸른 호수처럼 훤히 내려다보이는 옥정수 위 산 정상에는 ‘사한단’(司寒壇)이 있었다고 한다. 겨울이 닥쳐 동호에 물이 얼면 질이 좋은 얼음을 채취하여 동빙고(東氷庫)에 보관했다가 역시 여름철에 왕실에 썼다고 한다. 문제는 얼음을 채취하는 과정에 사고가 뒤따랐다.

그래서 양질의 얼음과 얼음 채취때 무사안일을 빌기 위하여 수우신(水雨神)인 현명씨(玄冥氏)에게 제사를 지내던 사한단(司寒壇)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지금은 찾을 길이 없다.

그리고 오늘날 옥수동 244번지 동쪽에는 조선조 세종 때 집현전 학자에게 창의문(彰義門) 밖에 있는 장의사(藏義寺)를 하사, 그들에게 휴가를 주어 독서에 전념케 하던 독서당(讀書堂)이 있었다 하여 지금도 이곳 길이 ‘독서당길’이다.

옥정수(玉井水)가 있었던 옥수동! 그 옥수동에 지하철과 국철이 입체로 교차하면서 ‘정(井)’자를 이룰 뿐더러, 역건물 또한 옛 땅이름 옥정(玉井)의 ‘정(井)’자를 따, ‘우물 정(井)’자로 설계하였다니 오늘날 옥정수는 비록 찾을 길 없지만 ‘옥정(玉井)’이란 땅이름을 상징적으로나마 부여한 설계자의 지혜가 놀랍다.

▲옥수 전철역(조감도):옥정수라는 약수에서 비롯된 ‘옥수’라는 땅이름처럼 옥수역은 ‘우물 정(井)’자 형의 건물에 철길도 ‘井’자로 얽히고….

<이홍환 한국땅이름학회 이사>

입력시간 2000/07/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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