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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 서울 마포구 난지도(蘭芝島)

[땅이름] 서울 마포구 난지도(蘭芝島)

오늘날 난지도(蘭芝島)는 행정구역상으로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 549번지와 상암동 482번지에 걸쳐 82만3,000평(2,720,000 평방미터)에 이른다. 쓰레기 매립양이 9,197만2,000 입방미터(8.5톤 트럭 1,300만 여대 분량)으로서 매립한 쓰레기의 높이가 94~98m에 이르는, 그야말로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거대한 쓰레기산이다.

그래서 이웃 일본을 비롯, 중국, 동남아 등 여러나라에서 관계 전문가들이 매립지 안정화공사가 진행중인 이곳을 견학하려 온다. 일본만 해도 쓰레기 매립방식이 아닌, 소각방식을 택해왔다(소각방식은 퇴적층과 침출수의 문제는 없지만 최근 문제가 되는 인체에 해로운 다이옥신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난지도 매립지에는 주변 물막이 차단벽 6,017m, 침출수 집수정 31개소와 침출수 일일 처리용량 1,860톤의 시설이 설치되어 가동중이다. 때문에 쓰레기 줄이기와 쓰레기 재활용, 재사용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매립지 생태계 복원과정, 가스분출관, 침출수 유출지 등을 견학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난지도 환경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쓰레기는 버린 것이며/ 쓰레기는 버려진 것이며/ 쓰레기는 보잘 것 없는 것이며/ 쓰레기는 못쓰는 것의 대표이지만/ 쓰레기는 처음부터 쓰레기는 아니었다./ 알맹이는 다 사라지고/ 꿈의 껍데기와 욕망의 껍질과/ 고달픈 생활의 찌꺼기들만이/ 한 곳에 모여 서로 어울려 나뒹구는/ 난지도는 쓰레기의 바다/ 거대한 산이다.

/ 일찌기 내 석자 이름을 묻고/ 잘 썩어진 나는 새보다 가볍게/ 가스처럼 소리없이/ 하늘로 날아오르기를 바랬던/ 허허한 난지도 쓰레기와 다를 바 없어/ 끝없이 쓸쓸한 바람에 흔들리는데/ 썩는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어느 때인가/ 썩어서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겠는가/ 쓰레기들이 뜨거운 가슴을 부비며/ 썩고 있는 난지도는/ 쇳덩이도 녹일 지독한 눈물을 흘리며/ 화려하게 다시 태어날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시인 신현봉은 이렇게 ‘쓰레기’를 노래하고 있다.

‘쓰레기 산’ 난지도가 생명의 땅으로 다시 태어날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 것처럼 지금 난지도는 생명의 땅으로 부활하고 있다. 풀과 나무들이 절로 자라나고 날짐승도 제법 찾아들어 둥지를 틀고 있다.

‘허영과 욕망의 결과물’ ‘버려진 불모의 땅’이란 오명을 벗지 못했던 난지도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이 ‘생태계의 보고’ ‘귀화식물의 천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생태조사를 한 결과 천연기념물 323호 황조롱이를 비롯, 22종 823마리의 새와 나무 17종이 자라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연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다. 이 불모의 땅에 생태 대중골프장, 생태공원, 난지천 공원, 디지털미디어시티, 주거단지, 한강시민공원과 2002년 월드컵 축구경기장을 포함한 평화의 공원이 계획대로 세워지는 날, 난지도는 그야말로 꽃피고 새우는 초지(草芝) 난지(蘭芝)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게될 것이다.

<이홍환 한국땅이름학회 이사>

입력시간 2000/08/0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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