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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에 옛친구 다 있네"

"인터넷 속에 옛친구 다 있네"

'아이러브 스쿨' 등 동창회사이트 '대박'

“야, 이게 누구야.”“진짜 오랜만이다.”“너, 옛날하고 하나도 안 변했다.”

서울 강남역이나 신촌, 대학로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음식점이나 술집에서는 요즘 이런 소리를 곳곳에서 들을 수 있다. 모두 학교 동창회 모임이다.

최근 들어 가히 ‘동창회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동창회 모임이 늘어났다. 술집과 음식점 주인들은 여름이면 방학이다 휴가다 해서 매출저하로 울상이었지만 올해는 생각치도 않은 동창회 열풍때문에 희색을 짓고 있다.

서울 신촌의 한 음식점 주인은 동창회 모임이 하루에도 3, 4건씩 열린다며 매출도 짭짤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여의도의 한 포장마차 주인도 “요즘 단체손님은 전부 동창생들”이라고 말했다.

동창회 열풍은 인터넷과 우리 사회의 독특한 정서가 만들어낸 새로운 현상이다. 지난해 10월 인터넷에 동창을 찾는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사이트(iloveschool.co.kr)가 처음 개설되고부터 동창회 열풍은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이 사이트는 현재 회원이 27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인터넷업계에서는 ‘아이러브스쿨’을 증권정보사이트인 ‘팍스넷’이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이러브스쿨’을 운영하는 ‘모교사랑’측은 하루에도 평균 5만~5만5,000명씩 회원이 늘고 있다고 자랑한다. 사람들이 많아 하루종일 접속하기도 힘들 정도고 홈페이지에 전화번호를 올려놓았다가 전화가 폭주해 전화번호를 삭제했다.


아이러브스쿨 회원 300만명 육박

‘아이러브스쿨’이 성공하면서 비슷한 사이트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현재 개설된 동창회 사이트만 20개에 이르고 프리챌(freecheal.com), 하늘사랑(skylove.com), 예스터데이TV(yesterdaytv.com) 등 포털사이트나 커뮤니티사이트도 앞다퉈 동창찻기 코너를 개설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들은 온라인상에서 출신 학교별로 이름을 등록하거나 아니면 게시판에 동창이나 은사를 찾는 사연을 띄어놓고 서로 연락이 되면 “한번 보자”고 해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형태다.

한국보다 인터넷이 훨씬 일찍 뿌리를 내린 미국 등 서구사회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문화평론가 조장은씨는 “온라인상으로는 친하다가도 정작 실제로 만나면 머쓱한 기존의 인터넷 커뮤니티와는 달리 예전에 알았던 사람,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독특하다”며 “각종 인연에 기초한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억 그리는 심리와 인터넷 결합

아련한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한국인의 심리를 인터넷에 접목시킨 것이다. 동창찾기 붐이 일면서 갖가지 화제가 만발하고 있다. ‘아이러브스쿨’ 사이트의 만남성공담 코너에는 옛 동창이나 은사를 만난 회원들이 기쁨을 들떠 올린 글만 1,000여건에 이른다.

‘20년만에 만난 동창’, ‘짝궁을 찾다보니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는 등 읽기만 해도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서울 강남의 H고교의 경우 전체 졸업생과 재학생 8,000여명 가운데 70%에 가까운 5,500여명이 동창회 사이트에 등록해 활동하고 K고교는 온라인 모임을 계기로 아예 동창회 사무실을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동창회 사이트 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초등학교 동창찾기. 그중에서도 초등학교때 첫사랑을 찾는 사연이 주류를 이루는 것도 특색이다. ‘아이러브스쿨’의 만남성공담과 익명게시판에는 첫사랑을 찾은 기쁨과 이미 애인이 있어 슬펐다는 사연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초등학교 동창찾기 가장 인기

“2000년 7월 20일. 그날을 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19년동안이나 찾아 헤맨 그녀를 모교사랑 사이트를 통해 찾았거든요. 그녀는 나의 짝이었지요. 그런 그녀는 1학년 2학기 어느날 어디론가 슬쩍 가버렸고 그후론 그녀에 대한 기억은 거의 잊었지요.(중략) 그녀와 저는 메일을 받으면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녀 밖에 아무 것도 생각 안납니다. 전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초등학교때 나를 따라다니던 여자아인데 동창회때 만났습니다. 7년만에 만났는데 어색한 것은 별루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귄지 18일째구여, 넘넘 행복한 날이 계속되네여. 넘넘 좋구여, 여러분도 이런 꿈같은 사랑 해보세여.”

첫사랑을 다시 만나 사귀는 이른바 ‘초등학교 동창생 커플’이 심심찮게 늘어나 새로운 결혼 풍속도로 등장하는 것도 동창찾기 사이트가 만들어낸 위력이다.

그러나 항상 로맨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녀공학인 초등학교 동창찾기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비해 훨씬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을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동창회 사이트를 통해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나게 된 김모(26·여)씨는 “처음에는 반가웠지만 일부는 이상한 의도를 갖고 나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특히 유부남과 유부녀가 추억의 첫사랑을 만나 무언가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동창회 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와 부작용도 만만치 않음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유부남·유부녀 탈선 부작용도

“사랑하지 말아야 할 사랑을 시작했죠. 스스로 안된다는 걸 느끼지만 감정은 그리 쉽지가 않네여. 불륜이란거 죽을 만큼 욕한 내가, 그런 내가….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걸, 이런 사랑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걸…. 매일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이하 생략)”

“나의 첫사랑이었던 그녀를 만났다. 3일동안… 16년의 기다림에 지쳤던 내게 단비 같던 그녀. 그러나 나는 집사람과 아들 하나….(중략) 그녀에게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고 할 수 없는 나….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약혼식까지 했다가 사이트를 통해 우연히 초등학교 시절 짝꿍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고통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일부 네티즌은 통신란에 “인연이 되면 만나는 건데 우후죽순격으로 반창회를 만드는 것은 보기에 흉하다. 초등학교 시절의 철없던 감정으로 어른이 된 지금 눈맞아 여관을 들락날락거리는 풍경을 보면 순결한 추억이 꼭 더렵혀진 것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창을 찾아 피라미드 조직이나 종교단체에 가입시키려는 일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창찾기 붐이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이 만들어낸 독특한 현상이지만 그 명암도 지극히 한국적이다.

♣ 주요 동문찾기 사이트




이 름  사 이 트 





 모교사랑  www.iloveschoo.co.kr 





 다모임  www.damoim.net 





 동문닷컴  www.dongmoon.com 





 메이트덤  www.matedom.com 





해피프렌드  www.happyfriend.com 





백투스쿨  www.back2school.co.kr 





송용회 주간한국부 기자 songyh@hk.co.kr

입력시간 2000/08/0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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