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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파괴… 연예계도 '퓨전 바람'

한 분야에 만족 못한다. 이제 두세가지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실력을 인정받으며 ‘퓨전 스타’로 떠오르는 연예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많은 연예인들이 표방하는 어설픈 만능 엔터테이너도 아니다. 가수 겸 탤런트, 탤런트 겸 가수로 명실공히 겸업을 하면서도 실력을 인정받는 연예인 스타이다.

시트콤 정통드라마 트렌디드라마 단막극에 지속적으로 출연하며 탤런트들의 연기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 가수 김창완. 그는 싱어송 라이터로 간간히 콘서트 무대에 서는 등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

최근 높은 관심속에 끝난 MBC 미니 시리즈 ‘신귀공자’에서 스튜디오 사장역을 맡아 코믹한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해 갈채를 받았다.

그는 1985년 MBC 어린이특집극 ‘바다의 노래’로 데뷔해 MBC 미니 시리즈‘연애의 기초’등에서 주연을 맡아 명연기를 펼쳤다. 김창완의 진가는 꺼벙하면서도 순수한 이미지를 살린 조연으로 출연할 때 빛을 발한다. 코미디에도 잘 어울려 시트콤에서도 어리숙하면서 맑은 중년의 연기를 펼친다. 김창완은 “당연히 저의 본업은 가수지요. 그러나 연기는 할수록 재미있어 계속 출연할 생각입니다”고 말한다.


가수·탤런트 두분야서 두각

아예 탤런트냐, 가수냐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타가 김민종이다. 요즘 방송되고 있는 MBC수목 미니시리즈‘비밀’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또한 최근‘왜’라는 곡을 발표해 방송사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가수로서도 정상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10~20대 젊은 시청자의 호응에 힘입어 탤런트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민종은 MBC뿐만 아니라 SBS, KBS등 방송 3사의 드라마를 넘나들며 방송 제작진의 캐스팅 1순위에 꼽히는 정도다.

싱어송 라이터이면서 각종 오락프로그램 MC로 활동하는 주영훈이 드라마에 데뷔를 했다. 코미디에 출연한 바 있는 주영훈은 9월 18일 시작한 MBC 월화 드라마 ‘아줌마’에서 나이 먹은 코믹한 복학생역을 맡아 탤런트로서 첫발을 딛은 것.

주영훈을 캐스팅한 장두익PD는 “주영훈이 연기에 필요한 순발력을 갖추고 있어 카메라에 잘 적응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신곡 앨범을 발표한 이혜영은 본업인 가수보다 탤런트로 인식할 정도로 드라마 출연 빈도가 높다. 1997년 11월 방송된 드라마 ‘예감’에서 열연해 그해 MBC연기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이혜영은 1999년 MBC ‘왕초’, 올 3월에 막을 내린 SBS ‘맛을 보여드립니다’등에 출연해 탤런트로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노래와 연기는 장르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많아요. 노래란 것이 풍부한 감성을 필요로 하는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라고 말하는 이혜영은 앞으로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출연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게 언제라도’라는 타이틀곡으로 2집 앨범을 내고 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동건은 요즘 MBC ‘세친구’에 고정 배역을 맡아 인기의 견인차역할을 하고 있다. 엉뚱한 언행으로 시청자를 웃기는 이동건은 요즘 방송가에서 가수 폐업하고 코미디언으로 전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인기가 음반판매와 직결

‘바꿔’ ‘너’등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이정현은 브라운관보다는 스크린에 진출해 빛을 발하고 있다.

영화 ‘꽃잎’에서 어린 나이에 신들린 연기를 펼친 이정현은 가수 데뷔 후에는 연기활동을 접고 무대에만 서다 최근 영화에 출연했다. 올 여름 개봉됐던 영화 ‘하피’에 주연을 맡아 특유의 연기색깔을 보여줬다.

이 밖에 가수로서 연기활동을 하는 박지윤 김원준 등도 각종 드라마에 단골로 출연하고 있다.

역으로 탤런트로 출발해 가수로 명성을 쌓아가는 연예인도 있다. 대표 주자는 ‘나쁜 친구들’ ‘별은 내가슴에’ ‘안녕 내사랑’등 트렌디드라마에 주연으로 나서 10~20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탤런트 안재욱.

가수 겸업을 선언한 그는 ‘포에버’ ‘Badest’등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엄청난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 콘서트를 가지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켜 중국에서 가장 대중성을 확보한 한국 가수로 떠올랐다.

영화 ‘비트’에서 열연해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연기력이 출중한 임창정은 영화 ‘행복한 장의사’등에서 개성강한 역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냈다. 그는 가수로도 정상을 달리고 있다. 가창력 없는 신세대 가수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뛰어난 가창력으로 ‘결혼해줘’등 발표한 곡마다 인기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퓨전 스타가 뜨는 것은 한가지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두 분야에서 활동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가수가 출연한 드라마에서 시청률이 높으면 곧 바로 이는 음반 판매로 이어진다. 또한 가수로서 인기는 드라마의 흥행보증 수표역할을 하고 있다.


연기력·가창력 보다 이미지 중시 경향

연예인 기근도 퓨전스타의 부상을 부채질하는 한 원인. SBS 성준기PD는 “방송 3사에서 방송하거나 제작중인 드라마가 30여개에 이른다. 주연급 연기자로 활용할 인원이 한정돼 있는데다 시청자들이 중복 출연하면 쉽게 식상하기 때문에 최근들어 연기력있는 가수들을 주·조연급으로 대폭 기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점차 중요시되는 이미지 중심의 대중문화 역시 퓨전스타를 낳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중들은 연기력이나 가창력보다는 보여지는 이미지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미지를 표출하는 연예인들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얼굴을 내밀어도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퓨전 스타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보면 한 마리 토끼도 못잡는다는 말처럼 가수 겸 탤런트로 활동하면서 진정한 재능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배국남 문화부기자 knbae@hk.co.kr

입력시간 2000/09/2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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