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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정상화 멍석 "먼저 깔아라" 팽팽

[정치풍향계] 정상화 멍석 "먼저 깔아라" 팽팽

정국이 풀릴듯 말듯 하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올림픽이 끝난 뒤인 10월4일쯤에는 한나라당이 국회에 등원, 정국이 정상화할 것으로 예측됐었다.

한나라당은 한빛은행 불법대출 외압의혹 등 주요 정치쟁점이 희석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의 시선이 시드니로 쏠리는 올림픽 기간에는 국회 등원을 꺼린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영수회담을 통한 `선(先)현안타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한나라당은 지금 당장이라도 국회에 들어가 모든 문제를 따지고 챙겨보면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면서 그러나 “국회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회에 들어 가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것, 진정한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영수회담을 통해 명분을 달라는 요구다. 대구집회까지 해놓고 여권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하고는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야, "국회에 들어갈 명분 달라"

그러나 청와대측은 “이 총재가 등원시기를 놓치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일단은 냉랭한 반응이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 총재가 부산집회 직후에 전격븛m?±원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했다”며 “이 총재가 실기했다”고 주장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물론 한나라당은 이 총재가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자고 제의했는데도 김 대통령과 민주당측이 여야 중진회담을 경유하자며 사실상 영수회담을 거부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영수회담 개최지연을 놓고 여야가 험악한 말을 주고받고 있지만 알고 보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 측은 “대통령과 야당 총재가 마주 앉아서 정치쟁점에 대해 얼굴을 붉힐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사전에 주요 쟁점에 대해 중진회담이든 총무회담이든 여야 접촉을 갖고 조율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이 총재는 특검제 도입 등 주요 쟁점을 김 대통령과 직접담판을 통해 타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이 총재 특유의 `격(格)정치론'이 깔려있다. 자신은 제1야당의 총재인 만큼 여당의 총재인 김 대통령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이 총재는 최근 민주당 서영훈 대표와 분명한 차별화를 위해 서 대표가 출연한 프로가 방송되는 날 다른 방송의 출연을 거부했다.


물밑접촉 계속, 돌파구 마련 전망

여야간의 기(氣)싸움 때문에 영수회담 성사 및 조기 정국 정상화가 쉽지 않지만 여야가 물밑접촉을 꾸준히 벌이고 있어 머지 않아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요 쟁점에 대해 여야의 의견차는 상당부분 좁혀져 있다.

국회법 개정안 날치기 부분에 대해서는 여권이 그동안 거듭 사과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또하나의 쟁점인 민주당의 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은 10월13일로 선거사범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에 야당이 물고늘어지더라도 실익이 없다.

결국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정치공세를 하는 정8?도가 최선이다. 가장 어려운 쟁점은 한빛은행 불법대출 및 신용보증기금 보증외압 의혹에 대한 특검제 도입문제다. 한나라당은 국회 정상화에 앞서 여당이 특검제 수용을 약속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수사와 국정조사를 해보고 그래도 의혹이 풀리지 않으면 특검제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으로서도 이 사건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당내부의 특검제 도입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특검제를 마냥 외면할 수 없는 형편이다. 결국 특검제 문제도 여야간 합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국회 파행이 11월초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을 점치는 인사도 있다. 한나라당 초재선의원이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일인 10월13일까지는 강경 투쟁을 요구하고 있어 이 총재가 그때까지는 등원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며 이어 10월 하순으로 예정된 아시아 유럽정상회의(ASEM)를 피해 11월초쯤에나 국회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입력시간 2000/10/0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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