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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점검]불황의 늪에 빠진 건설업계

공공공사·민간·해외시장 악화,해방이후 최대 위기

건설업계 불황의 끝은 어디인가? 건설업계가 해방이후 최대의 격변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건설시장은 공공발주 공사의 급감과 민간시장 활성화 지연, 해외시장 환경 악화라는 3대 악재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1997년 IMF 위기 이후 공사물량은 급감하고 있는데 반해 규제완화에 따른 건설업체수의 증가로 수주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일부 회복세를 보이면서 건설업계의 효자노릇을 해온 주택건설시장도 주택보급률 상승과 난개발 방지를 위한 준농림지 규제강화, 도시계획조례 제정에 따른 용적률 강화 등으로 시장환경이 냉각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불황은 구조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선 IMF위기 이후 건설업계의 공사물량은 1997년 80조원에서 지난해 50조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업체수는 같은 기간 3,900개에서 5,500개로늘어났으며 지난 8월에는 6,430개를 넘어섰다.

국내 30대 건설업체들의 상반기 수주실적은 22조9,300억원. 이중 정부재정 부족으로 발주공사가 크게 줄어든 공공부문은 5조6,300억원으로 전체의 28% 수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비중이 3.1% 더 떨어졌다.

또 해외건설 수주는 3조2,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나 떨어진데다 총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에 불과할 만큼 시장 환경이 악화됐다.

이같은 시장환경의 악화는 결국 건설업체들의 부실로 이어졌다. 100대 건설업체중 지난 7월말 기준으로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 화의중인 업체가 39개사에 이르고 있다.

또 지난해와 올해 총 740여개의 중소 건설회사가 부도로 쓰러졌고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으로 곪아터진 업체가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부문 위축

건설업계 변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공사물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97년 80조원에 달하던 건설공사 수주액은 올해는 56조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정부재정의 대부분이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에 투입되면서 건설업체의 최대 발주자인 정부(공공)공사 물량이 줄고 있다. 98년까지만 해도 전체 공사물량의 60%를 차지하던 공공발주 공사비중은 지난해 47%에 이어 올들어서는 30%선까지 급전직하했다.

하반기에는 공공공사 수주난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건교부 산하 투자기관의 경우 올해 시설공사의 97%를 이미 상반기에 발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8월말 총 6,500억원 규모의 신규 SOC사업을 연내에 추가 발주하고 내년도 SOC투자액을 올해 수준인 14조원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내놓았지만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민간부문 주택편중 심화

공공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민간건설 부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반기중 30대 건설사의 민간부문 수주총액은 14조원으로 국내 공사총액의 70%를 넘어서는 등 건설경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내용면에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위 30대 건설사들의 민간부문 수주액중 주택건설이 60%를 차지한데다 나머지 그룹 발주공사나 자체개발 사업도 대부분 주택건설 실적임을 감안하면 주택건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민간부문 공사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민간 발주공사중 규모면에서 최대라고 일컬어지는 재개발·재건축시장에서 수주에 성공할 수 있는 업체는 이미 상위 4~5개 업체로 압축돼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은 아파트 신규분양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분양시장에 뛰어드는 중소업체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산하 2,500여개 중소주택건설업체중 올해 주택공급실적이 있는 업체는 전국적으로 100개사 미만으로 집계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들어 도시지역 용적률 하향 및 준농림지 규제강화는 주택시장 환경을 더욱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전국의 주택공급 실적은 정부가 세운 주택 50만가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0만가구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이부영 회장은 “협회소속 95개 업체중 올해 주택공급 실적이 있는 곳은 41개업체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개점휴업 상태”라며 “속내를 들여다보면 분양률 하락과 중도금 연체 등으로 자금수급 여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수주 부진

해외시장의 부진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해외건설공사 수주액은 8월말 현재 총 32억1,8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1%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다 건설업계 수주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 수준에 불과하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140억달러에 이어 지난해 91억달러를 기록하면서 공사수주 비중도 20~30%선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날개 없는 추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는 이같은 해외건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해외시장 경쟁 심화와 함께 국내 건설업체들의 수주패턴 변화를 꼽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국내 건설업체들은 외환위기에 따른 대외 신인도 저하에도 불구하고 설계, 감리 등 기술력과 시공력을 겸비한 일본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틈새시장 전략을 구사해 비교적 큰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들어 동남아, 중동 등 국내 업체들의 주력시장의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미국 일본 등 선진 외국업체 마저 도산위기에 처하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또 국내 건설업체에 대한 정부의 부채비율 하향조정 압력이 엄격해 지면서 지난해 컨소시엄 형태의 진출에서 올들어 독자진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업체수 급증

이처럼 공사물량이 급감하고 있는데도 건설업체 수는 계속 늘고 있다. 97년 3,896개사였던 일반건설업체수는 정부의 규제완화에 편승해 지난해 5,126개사, 올해 상반기 5,694개사로 급증했으며 지난 8월말 현재 6,430개업체로 늘었다. 10년만에 건설업체수가 10배로 늘어난 꼴이다.

이에 따라 업체당 평균수주액도 97년 202억원에서 지난해 99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올들어서는 평균 53억원에 그쳐 외환위기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건설업체 증가세는 일반건설업체보다 더욱 거세다. 작년 한해동안 총 1만2,000개 전문건설업체가 신규로 면허를 획득하면서 98년 4만214건이던 총 면허수는 지난해 5만2,357건에 달했다


모두가 죽는다

공사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업체수 증가는 곧바로 공공공사의 입찰경쟁 심화로 이어져 외환위기 이전 85%선을 웃돌던 입찰자격 사전심사(PQ)대상 공사의 지난해 낙찰률은 하한선인 73%까지 떨어졌다.

또 현행 적격심사제도는 주요 항목에서 대부분 업체가 만점을 받을 수 있게 돼 있어 공사 1건당 50~100개 업체가 공사수주를 놓고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사례가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98년이후 최근까지 대형건설업체들의 공공공사 수주실적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심지어 정부공사를 낙찰받는 것은 `신만이 안다', `실력보다는 운'이라는 자조섞인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간건설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중견건설업체들의 경우 정부발주 공사를 따내지 못할 경우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는 셈이어서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저가입찰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것이 사실이다.

업계관계자는 “시공능력 평가상 30~100위권에 속해있는 중견 건설업체들의 경우 민간시장에서 사실상 경쟁을 포기한 상태”라며 “기존인력과 장비를 놀리지 않기 위해서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저가 입찰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각종 건설공사의 부실시공 우려가 높아지고 도급 및 하도급 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동반부실과 건설산업 경쟁력 약화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강황식 내외경제 신문 부동산팀 기자 hiskang@chollian.net

입력시간 2000/10/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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