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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의약분업으로 어수선한 병원…

벌써 한달째 감기를 달고 산다. 감기에 잘 걸리는 체질도 아니고, 걸렸다 해도 약 한번 먹으면 얼른 나았었는데, 도무지 이번 감기는 떨어질 줄 모른다. 괜찮아졌나 싶으면 오히려 심해지고, 이제는 정말 나았겠지 해도 날이 조금 쌀쌀하면 재발하기가 벌써 여러 번이다.

감기를 달고 사는 일은 몸이 불편할 뿐더러 마음도 편치 못하다. 마치 낯선 사람과 동거하는 기분이다. 불쑥불쑥 치밀고 올라오는 기침과 가래, 시도 때도 없이 흘러나오는 콧물, 매번 기록을 경신하며 연속적으로 터지는 재채기.

머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지끈대는 두통은 얄밉기 조차 하다. 거기에 한번 크게 콜록 댈 때마다 주위 눈치를 봐야 하는 일도 은근히 피곤하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감기 옮기지 마”라는 사람이 늘어나면서부터는 기침도 마음대로 하기 힘들다.

주사 맞을 생각을 안한 건 아니다. 하지만 지난 한달간 의사 파업으로 어수선한 병원에는 선뜻 갈 생각이 안났다. 며칠전 서울 시내 보건소 5곳에 독감 백신이 동나고 10여곳에 물량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보고는, 아예 주사 맞을 마음이 없어졌다. 감기에 시달릴 만큼 시달린 탓도 있고, 어린이와 노인이 나보다 더 백신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편집국내 옆 부서 의학 담당기자에게 물으니 “감기에는 푹 쉬는 게 제일 좋다”고 한다. “쉴 수가 없다”고 했더니 “그럼, 시간이 가길 기다리는 수 밖에”라고 한다.

벌써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 지났다. 점점 깊어가는 늦가을이 멋있어 보이기는 커녕 날이 추워질까 걱정만 앞선다. 감기는 늦가을 정취에 젖어보는 여유마저 앗아가는 모양이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koshaq@hk.co.kr

입력시간 2000/10/2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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