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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들여다보기] 대통령 선거와 TV토론

앞으로 얼마 안 있으면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공화당의 조지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가 접전을 치르고 있다.

미국이 갖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11월 첫번째 화요일에 있을 미국인의 선택에 세계의 모든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류 역사를 보면 수많은 강대국이 나타났다가 사라졌지만 항상 그 강대국을 견제하고 대적할 만한 동시대의 세력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미국을 보면 소련의 붕괴 이후 감히 비교할 대상이 없는 경제ㆍ군사적 초강대국이다. 이러한 나라의 군 최고사령관을 뽑는 것이니만큼 세계의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미국인들은 선거에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공화ㆍ민주 양 진영에서는 서로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인적ㆍ물적 자원을 총동원한다. 그중에서 역시 백미는 바로 TV토론이다.

미디어가 유권자의 정치행위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특히 선거에 있어서 TV토론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40대의 무명 신예였던 존 F 케네디 상원의원이 훨씬 더 잘 알려진 리쳐드 닉슨을 꺾고 백악관을 차지한 것도 당시 처음 도입된 TV토론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문에 최근 10년내에서는 가장 치열한 접전이라는 이번 선거에서 양 후보간의 TV토론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양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상당수 유권자에게 보다 호소력있게, 전국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TV토론은 3주 동안 세번에 걸쳐서 이루어졌다. 10월초에 있었던 첫번째 토론은 보스턴에서, 지난주에 있었던 두번째 토론은 노스캘로라이나주의 윈스턴 살렘에서 있었으며, 마지막 토론은 미주리주의 세인트 루이스에서 열렸다.

토론 시간과 장소, 진행 규칙은 양 후보 진영과 제3의 중립기관에서 합의하여 결정하고 첫번째와 두번째 토론은 사회자의 질문에 양 후보가 답하면서 토의하는 형식으로 하되 마지막 토론에서는 타운미팅 형식으로 하여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후보자에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형식을 취했다.

우선 토론을 지켜보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미국 대통령 되기가 참 어렵구나' 하는 것이었다.

전국민을 상대로 전문가들이 추려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등 모든 분야의 문제에 대하여 한시간 반씩 두번에 걸쳐서 토론을 하여야 하고, 마지막에는 유권자들로부터 유사한 질문을 한시간 반에 걸쳐 받고 답변하여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하여 지도자로서 인지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답변 시간 제약 등의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한다.

토론이 끝나면 언론은 바로 후보자들이 토론 중에 한 말이 사실에 부합하는지의 여부에 대한 검증을 거친 후 바로 여론조사에 들어간다. 후보들은 여론조사에 따라 다음 토론의 전략을 짜고 약점을 보완한다.

예를 들어 1차 토론에서 지나치게 부시를 공격하였으며 사실을 과장하였다는 평가를 받은 고어는 2차 토론에서는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처해 부시가 자신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는 질책을 들었다.

3차 토론에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하여 균형적 접근을 시도하였으나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지나치게 대응일변도로 나갔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게 한다. 반면 부시는 예상보다 선전하였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불리한 질문에 대하여는 즉각적인 답변을 회피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정말로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양 후보 공히 서로 정해진 진행규칙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경제ㆍ군사 강대국의 대통령은 규칙을 지키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탄생하는구나' 하는 것이 세번에 걸친 TV토론을 보며 얻은 가장 큰 소득이다.

박해찬 미 HOWREY SIMON ARNOLD & WHITE 변호사

입력시간 2000/10/2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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