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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카페(29)] 2억2,000만년만의 부활

시간을 초월한 생명의 잔치, 할리우드의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보았던 생명부활의 경이로움이 현실에서 나타난다.

쥬라기공원에서는 호박에 박혀있던 선사시대 이전의 DNA로부터 공룡을 탄생시킨다.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억5,000만년 동안 소금 결정체 속에서 잠자고 있던 세균이 다시 살아나서 성장했다고 한다.

미 펜실바니아 웨서트체스트 대학의 러셀 브리랜드 박사 팀은 이 세균을 뉴멕시코주의 칼스베드 근처의 땅속 564m 깊이에서 발굴한 소금결정체 속에서 발견했다.

고생대 말기인 2억5,000만년 전에 이 지역은 광활하고 불모지인 소금 호수였고 그 이후 지구는 95%의 생물종이 멸종되는 최악의 비극을 겪었다. 최초로 공룡이 나타난 것은 약 2억3,000만년 전이므로 이 세균은 공룡시대 보다 더이전의 생물인 셈이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생존한 세균은 2,500만-4,000만년 된 세균 포자로서 호박 속에 저장된 벌의 몸에서 발견된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번에 발견된 세균은 이보다 10배나 오래된 미생물인 것이다.

브리랜드 박사 팀이 결정체에서 추출한 이 세균을 영양배지에 넣었더니 휴면상태로 있던 세균이 다시 살아났고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화석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을 발견한 것이다. 이 발견은, 세균의 진화적 시계를 이해하는데 중대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생명현상의 메커니즘까지 비교연구할 수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과학자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DNA검사에 따르면 이 세균은 오늘날의 사해(토양, 물, 먼지에도 많음)에서 발견되는 바실루스(Bacillus)와 유사하다고 한다. 그래서 `바실러스 계통 2-9-3'이라고 이름지었다.

일반적으로 세균은 극한의 조건에서는 포자라고 하는 독특한 구조를 형성하여 적응하며 이 상태로 오랫동안 휴면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이번의 발견은 생물체가 2억5,000만년까지, 아니 더이상의 기간동안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실증인 것이다.

이 발견과 더불어 화성탐사의 결과를 토대로 과학자 사이에는 지구생명의 기원에 대한 오랜 입씨름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지구의 생명체가 DNA라는 분자형태에서부터 출발했느냐, 아니면 소행성이나 혜성 또는 별과 별 사이의 구름에서 표류하던 미생물이 지구라는 적합한 환경에 떨어져서 번식한 것이냐 하는 논쟁이 그것이다.

브리랜드 박사는 지구에서 생명체가 시작되었다는 개인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이 발견은 생명이 행성 사이를 여행할 이론적 가능성을 충분히 제시한다고 보고 있다. 2억5,000만년을 휴면상태로 살아있을 수 있다면 화성이나 다른 먼 행성에서 지구까지 얼마든지 살아서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성과 같은 다른 행성에 과연 생명체가 존재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생명탐사에 혈안이 된 화성탐사에서는 소금과 물의 존재가 사진으로 확인되고, 운석에서는 소금 결정체가 발견되는 등 화성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자료가 수집되고 있기 때문에 생명기원에 대한 논의가 더욱 뜨거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연구팀은 결정체의 표면을 멸균처리했기 때문에 외부에서 세균이 오염될 가능성은 10억분의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물론 이러한 발견이 완전히 수용되기 위해서는 다른 연구자에 의한 유사한 결과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겠지만 생명의 끈질김을 다시 한번 실감나게 하는 이러한 발견은 생명연구의 좋은 시금석이 될 것이 분명하다. 당장 돈이 되는 연구에만 혈안이 된 우리나라에서도 이렇듯 신선한 탐구의 바람이 분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소망만이라도 아직은 살려둘 일이다.

입력시간 2000/10/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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