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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본인방, 고바야시 손바닥 위에?

[바둑] 본인방, 고바야시 손바닥 위에?

막바로 전투에 돌입한 건 다분히 고바야시의 전법이라고 할 것이다. 익히 알다시피 고바야시는 실리로 승부하는 '쫀쫀한'타입. 그러나 집요함으로는 조치훈이 자신보다 한길 위라는 인식을 확실히 가졌고, 그것은 지난 2년 동안의 본인방전 대역전패에서 스스로 깨달은 바 있다.

그렇다면 똑같은 길을 가서 똑같은 패배를 당한다면 그 어찌 승부사라 하겠는가. 더욱이 흑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게 공격으로 나가보자는 작전인 것이다. 조치훈은 역시 기세로 죽고 사는 인물, '그래, 당신이 그렇다면 나도..'하며 두 사람은 시작하자 마자 바로 난타전을 전개한다.

그러나 운명은 또 고바야시를 찾아간다. 전투과정에서 조치훈은 행마의 모양을 갖추기 위해 치받는 강수를 썼고 결국 그것이 무리수가 되면서 바둑은 급전직하로 기울고 만다.

제1국을 또 조치훈은 놓친다. 이번에야 말로 조치훈에게 극도의 위기가 찾아오는 것일까.도전자 고바야시는 제1국을 난타전 끝에 승리한 여세를 몰아 내리 3연승을 거둔다.

제2국은 조치훈으로서는 보기 드문 졸국으로 단명국. 제3국은 조치훈의 좋은 바둑이었으나 중반 들어 중요한 대목에서 그만 실족하여 내리 3연패를 당하고 만다.

"또 몰리다니!"당사자 조치훈은 물론 일본바둑저널, 심지어 조치훈 팬들조차 한숨을 크게 내쉬며 "올해는 조치훈이 고바야시에게 넘어가는구나"라며 체념하고 있었다.

하기야 3년을 내리 도전해온 기성 명인 고바야시가 '삼세번' 이라고, 이번엔 확실히 조치훈을 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것은 상식이었다.

제1국은 분주하게 반상을 춤춘 바둑이었으니 졌어도 괴롭진 않다. 제2국은 심하게 졸렬한 바둑이므로 한숨이 크게 나온다. 그러나 이번은 이길 수 있다고 본 제3국을 패배한 건 충격이었다. 오랫동안 상당히 풀이 죽어야 할 패배였다.

이제 남은 제4국까지는 1주일. 대국장이 지방이므로 실제로 4국까지는 4일간의 휴식만 있을 뿐이다.

그 4일간의 여유에 조치훈은 끝없는 상념으로 맘을 비우게 된다. 하기야 자신이 고바야시에게 패한다고 해서 하등 이상할 게 없을 만큼 고바야시는 강자다.

그리고 지난 2년간 자신에게 그렇게 통한의 패배를 당하면서도 또다시 찾아온 건 신의 계시와도 같다. '아, 이제 내가 고바야시에게 본인방을 넘겨주어야 하는구나.'

그렇다면 남은 대국을 상심하기보다는 겸허하게 받아들이자고 맘을 먹을 수밖에 없다.

아직은 불혹도 되지 않은 나이. 그렇다면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 어차피 조치훈의 목표가 본인방 사수는 아니지 않는가.

제4국이 막을 올린다. 아마도 일본바둑 역사상 가장 많은 카메라맨이 몰린 한판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한판이면 '메이드 인 저팬' 고바야시가 '용병' 조치훈의 압제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일본 제1인자로 올라서는 것이다.

하기야 이 한판이 아니면 또 어떠리. 고바야시는 산술적 확률 6퍼센트만 조심하면 된다. 4판 중 한판만 이기면 되니까.

그러나 승부란 본시 머리와 함께 심장도 개입하는 것이라 실제로는 그가 실패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100년이 넘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월드시리즈에서 3패 후 4연승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고 하질 않던가.<계속>


<뉴스와 화제>



ㆍ 국민 32%가 바둑팬 - 갤럽 바둑팬 대조사

전국민의 32%가 바둑을 둘 줄 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바둑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2%가 바둑을 둘 줄 안다고 답했다. 이 수치는 지난 97년(28.9%)에 비해 3.1% 증가한 것이다.

또 '지난 1년간 바둑을 둔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4.3%가 '있다', 75.7%가 '없다'라고 대답해 4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바둑을 둔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는 44%가 최근 1년간 바둑을 두었다고 대답했고 여자는 3.5%에 그쳐 아직까지 바둑은 남자들이 선호하는 오락임을 증명했다.

직업별로는 자영업(52.3%) 블루칼라(34.8%) 화이트칼라(33.7%) 학생(22.8%) 농림어업(17.3%) 주부(2.8%)로 바둑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력으로는 8급 이상자가 27.3%, 16급 이하는 48.4%로 나타나 초급자들이 날로 늘어나는 추세임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만18세 이상의 남녀 1,510명을 대상으로 가정방문을 통한 1대1 개인면접으로 7월18~28일 이뤄진 것이다. 표본오차는 2.4%P(95% 신뢰수준)

진재호 바둑평론가

입력시간 2000/11/1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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