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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우리가락의 깊은 맛 "어! 취한다"

■김옥심 추모공연 & 안숙선의 적벽가

우리 소리는 듣는 이의 귀 뿐 아니라 마음까지 깊게 후벼파는 묘한 힘이 있다. 때로는 한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흥을 돋구기도 하지만 그 어느 것이나 한번 흘려 버리고 마는 가벼움은 없다.

서양식 창법에 너무나 익숙해 있는 요즘 귀에는 처음에는 다소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맛이 우러난다. 아마도 목청을 찢는다고 할만한 고된 훈련으로 다져지는 득음(得音)의 과정 때문일 것이다.

고 김옥심 명창(1925-1988)도 득음을 위해 동두천 소요산에서 폭포를 스승 삼아 3년간 수련했다. 그는 경서도 소리, 즉 경기 민요와 서도민요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다.

경서도 소리는 걸판진 남도 소리와는 달리 맑고 구슬픈데, 그중에서도 김옥심의 소리는 듣는 이의 눈물을 자아낼 만큼 애절해 '하늘이 내린 소리'라는 평을 받을 정도였다.

그는 국악인으로는 드물게 200여장이 넘는 많은 음반을 발표했으며 특히 1950년대에 그가 즐겨 불렀던 '한오백년'과 '정선 아리랑'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문화예술단체 총연합회 이성림 회장은 그를 "구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소리로 한과 흥을 신명으로 풀어내고 가사를 음미하며 노래했다"고 기억한다.

11월 25일 김옥심 명창의 12주기를 맞아 그를 추모하는 공연이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그와 함께 주수봉 명창에게 사사를 받은 묵계월, 중요무형문화재 서도소리 배뱅이 굿 보유자인 이은관,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은주 등 경서도 소리의 대가들과 남혜숙, 유명순, 김명수 등 그의 제자들과 그 제자의 제자들이 함께 마련한 무대다.

서도잡가 '제전' 휘몰이 잡가 '병정타령, 육칠월' 경기 긴잡가 '제비가'외에 '강원도 아리랑', '한오백년', '정선 아리랑', '개성난봉가', '뱃노래'등이 오를 예정이다. 반주는 김현규(장고), 최경만(피리), 박용호(대금), 변종혁(해금), 박준호(가야금)가 맡는다.

같은 날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는 안숙선 명창이 세번째 적벽가 완창에 나선다. 김옥심 명창이 경서도 소리의 대가였다면 안숙선 명창은 가야금 산조 및 병창으로 인간문화재에 오른 현 국악계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 중 한사람이다.

80년대부터는 가야금 병창보다 판소리에 집중, 수궁가 심청가 춘향가 등 창극 출연과 텔레비전 국악 프로그램 진행으로 대중적 지명도도 높다.

안숙선 명창은 남도 소리의 본고장인 전북 남원 출신으로 9살 때부터 소리를 시작했다.

가야금 명인인 이모와 동편제 명인인 외당숙 등 집안 내력에 타고난 재능도 있었지만 그 역시 성실한 수련으로 일찌감치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대사 전달이 정확하고 너무 걸쭉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정갈하고 단아한 소리가 그의 장점이다.

이번에 부르는 적벽가는 중국고전인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소재로 만들어진 것으로 영웅들의 우렁찬 호령과 재담, 덕담, 육담이 어우러진, 판소리 다섯마당 중에 가장 어렵다는 작품이다. 목청이 좋고 소리 폭이 넓어야 해 여성들이 꺼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안 명창은 고 박봉술 명창에게 적벽가를 사사, 1986년 첫 완창 발표회를 가졌고 1991년 정광수 명창에게 적벽가를 다시 배워 이듬해 다시 완창, 호방하면서도 시원한 적벽가를 들려주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영화]



ㆍ아트 오브 워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첩보 액션물. 제목은 중국 고대 병서 '손자병법'을 뜻하며 유엔 비밀요원들이 회원국을 오가며 벌이는 각종 계략과 두뇌 플레이가 스펙터클하게 그려진다. 윌 스미스 , 댄젤 워싱턴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미국 흑인 배우로 꼽히는 스나입스의 연기가 가장 큰 볼거리. 촬영 감독 출신이 크리스찬 드과이가 감독을 맡았고 앤 아처, 마이클 빈 등이 출연한다. 11월 25일 개봉.

[전시회]



ㆍ이인성

1950년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인성의 회고전이 내년 1월 25일까지 호암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인성은 일제시대부터 한국 양화의 귀재로 이름이 났던 인물.

특히 수채화와 인물화에 있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조선미전 최고상 수상작인 '경주의 산곡에서'(35년)와 '아리랑 고개' (34년), 자화상 등 그의 대표작과 미공개 작품 80여점 외에 드로잉, 삽화 수묵화 15점, 그의 유품 및 자료 등이 전시된다. (02)750-7838

[뮤지컬]



ㆍ베르테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괴테의 고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약혼자가 있는 한 여인을 사랑하다 결국 죽음을 선택하는 청년의 순애보를 통해 순수한 사랑과 아픔을 표현한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오보에, 신디사이저로 구성된 5인조 악단이 라이브로 들려주는 음악이 특히 돋보인다는 평. 김광보 연출, 정민선 작곡. 서영주(베르테르) 이혜경(롯데) 김법래 (알베르트) 등이 출연한다. 12월3일까지 연강홀. (02)762-0810

[무용]



ㆍ신시21

모처럼 선보이는 창작 발레 작품. 소설가 이인화가 대본을 맡아 천상의 신과 사랑에 빠진 웅녀의 이야기를 쓰고 세종대 교수인 장선희가 안무 및 여주인공 역으로 출연한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황재원과 툇마루 현대무용단의 김형남 등이 공연한다. 음악은 원일, 무대미술은 이태섭, 의상은 디자이너 이상봉이 맡았다. 11월 25, 26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02)3453-3969

[콘서트]



ㆍ긱스

지난 10월 공연의 앙콜 형식으로 마련된 5인조 긱스의 무대. 2집 타이틀 곡인 '짝사랑'과 'Suzie Q' 'You're So Beautiful' 등 지난 공연에서 불렀던 노래 외에 스티비 원더, 프린스 등의 펑키한 곡들이 새로 선보인다. 수험표를 가져오는 고3생들에게는 10% 할인을 해준다. 11월 25,26일 오후 4시/7시30분 대학로 폴리미디어 시어터. 예약은 080-538-3200


ㆍ레이지 먼데이

매달 마지막 목요일 12시20분 LG 아트센터 로비에서는 인근 역삼역 주변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재즈 디저트'라는 이름의 무료 공연이 열린다. 11월30일은 6인조 애시드 재즈 밴드 레이지 먼데이의 무대. 팝과 라틴 음악, 블루스, 록 등 다양한 음악이 가미된, 듣기 편한 재즈 곡들을 연주한다. (02)2005-1426

[음반]



ㆍ케빈 컨

드라마 '가을동화' 삽입곡 'Return to Love'로 알려진 뉴 에이지 계열의 피아니스트 케빈 컨의 데뷔작 'In the Enchanted Garden' (96년)이 뒤늦게 국내에 발매됐다. 귀에 익은 멜로디와 잔잔하고 감성적인 음악으로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작품.

'Through the Arbor' 'Butterfly' 등 간결한 연주로 편안함과 상큼함을 느끼게 하는 열 곡이 수록되어 있다.

[연극]



ㆍ시유어겐

극단 여기의 여섯번째 작품. 말 못하는 소녀 시유의 눈을 통해 삼선교의 한 포장마차를 찾는 여러 사람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평소에는 잊고 사는 사람 사이의 정, 산다는 것의 의미, 만남이 주는 따스함 등이 작품의 주제. 홍석환 연출, 이태형, 최윤영, 김준석 출연. 12월31일까지 대학로 리듬 소극장. (02)3675-5159


『 시사실 』



◆미녀삼총사

마음 비우면 의외의 재미 '쏠쏠'

미녀삼총사 (원제: Charlie's Angels)는 아주 노골적인 영화다. 줄거리도 뻔하고, 70년대 인기 텔레비전 시리즈의 이름값에 의지해 늘씬하고 예쁜 세 여성으로 관객의 눈을 끌어보겠다는 제작의도도 너무나 눈에 보인다.

하지만 그럴싸한 주제와 거창한 예술작품을 내세우는 많은 영화들과는 달리 스스로 순수한 오락영화임을 인정하는 미녀삼총사의 솔직함(?)은 관객에게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 작품에 대한 기대를 사전에 없애버림으로써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사실 미녀삼총사는 세 주인공 카메론 디아즈와 드류 베리모어, 루시 리우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다. 하지만 각기 다른 매력과 특성을 지닌 세 사람의 캐스팅은 꽤 괜찮은 조합이다.

이들은 다른 영화에서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되 새로운 이미지를 덧입혔다. 푼수 미인 디아즈, 사랑스러운 골치덩어리 베리모어, 그리고 당돌하면서도 엉뚱한 리우는 각각 온몸이 무기인 싸움의 달인으로 변신한다.

'매트릭스'의 무술 팀으로부터 훈련받고 그 작품에서 선보였던 느린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이들의 액션씬은 다른 작품에서 보았던 이들의 러브씬 보다 훨씬 섹시하고 도발적이다.

미녀삼총사는 적어도 극장에 앉아 영화를 보는 90여분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즐거울 수 있는 영화다. 마치 처음 만화영화를 보는 어린이의 심정으로 돌아가는 듯 하다. 11월25일 개봉



■인디록 밴드들의 모임인 '아름다운 밴드 연합'이 12월3일까지 대학로 오픈 시어터에서 입동대락(立冬大樂)이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갖는다.

모던 록 밴드 리틀 모닝을 비롯, 원, 커버스토리, A 쿼터, 마귀, 도깨비, 해모수, 내추럴, 조, 프리다칼로 등 14개 밴드가 참가,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 (02)743-6474

중국영화 서울ㆍ부산 회고전이 열린다. 상영작은 '징기스칸' (97년), '붉은 수수밭' (87년), '그 산 그 사람 그 개' (99년) '신녀'(34년) '조춘이월'(63년) 등 5편으로 모두 중국 영화사에서 각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서울은 11월24일부터 26일까지 동숭하이퍼텍 나다, 부산은 12월1일부터 3일까지 시네마테크. 관람료는 무료다.

김지영 주간한국기자 koshaq@hk.co.kr

입력시간 2000/11/2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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