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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일본을 송두리째 보고 읽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우리나라 사람은 '일본 무사'나 '천황'과 같은 단어만 나오면 먼저 거부감부터 드러낸다. 36년간에 걸친 일제 강점에 따른 피해의식에서 나온 민족적 정서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의아스럽게도 출판가에서만은 이런 배타적 국수주의가 비교적 심하지 않다. 그래서 사무라이식의 경영전략서나 일본 무사의 처세술을 다룬 서적이 국내에 다수 번역돼 소개됐다.

이번에 새로운 모습으로 소개되는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莊入)의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는 기존의 일본식 경영전략서나 처세술을 다룬 책과는 사뭇 차원이 다르다.

이 책은 1950년 3월부터 1967년 4월까지 장장 17년에 동안 일본의 대표적 신문인 주니치 신문, 홋가이도 신문, 고베 신문에 4,725회나 동시연재된 경이로운 기록을 가진 작품이다. 200자 원고지 5만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일본 문학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이 작품은 완간이 나오기도 전인 신문 연재 상태에서 3,000만 부가 팔릴 만큼 인기가 뜨거웠다. 출판사측도 정확한 발행부수를 계산하지 못해 현재 약 1억수천만 정도가 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지금도 일본인이 애독하는 베스트셀러로 일본의 정신, 문화, 역사, 심지어는 그들의 국민성까지 송두리째 파악할 수 있는 일본소설 사상 최고의 역작이다. 그로 인해 일본 문화계에서 여러 문학 장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일본 NHK에서 방영돼 최고 시청률을 올렸고 일본의 대표적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걸작 '카게무사'도 바로 이 책의 일부 내용(5~7권)을 영화화한 것이다. 1970년대 초 국내에서 '대망'(大望)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공전의 판매부수를 올리며 한국 독자를 사로잡은 적이 있다.

16세기 일본 전국(戰國)시대를 배경으로 한 대하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미카와 오가자키 성주의 아들로 태어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군웅할거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도 착실히 성장, 천하를 손에 넣고 265년간에 걸친 에도 막부 시대의 기초를 다진다는 역사를 담고 있다.

이에야스는 여섯 살에 이마가와 가문의 인질로 잡혀 고난을 겪는 것을 시작으로, 막강세력 오다 노부나가의 강요에 맏아들을 죽여야 했던 말못할 비사,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양자라는 이름으로 아들을 인질로 보내야 했던 사연, 그리고 유부녀인 히데요시의 여동생을 정실로 맞는 굴욕을 당했던 일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전국시대의 살벌한 약육강식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순종과 희생으로 일관해야 했던 여성의 성(性)에 대한 고찰도 담겨있다. 특히 당시 일본 여성의 순종 이면에 숨겨 있던 광기와 자유를 향한 일탈, 성정 방황 등 모순된 모습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의 근간을 왜곡시키지 않으면서도 무료함을 주지 않으려는 작가의 노련한 창작 기교가 전편에 흐른다. 이번에 국내에 소개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대망'출간 당시보다 원본 번역에 더욱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어 이 겨울 한번쯤 탐독해볼만 하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0/11/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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