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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스타열전(38)] 3R소프트 유병선사장(上)

웹메일도 품격을 따져야 할 때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워두었는데 주차 확인을 받아야 하나요?" "괜찮아요. 건물이 많이 비어있기 때문에 주차요금을 따로 안받습니다."

벤처업계에 불어닥친 찬 바람을 반영하듯 올해 초만 해도 사무실 공간이 부족했던 영동 벤처플라자(서울 강남구 역삼동)엔 사무실이 많이 비어있다. 들어서는 건물 입구부터 썰렁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거, 정말 큰일났군'하는 마음으로 6층에 내리면 또 다르다. 이 층을 쓰고 있는 3R소프트는 활기에 넘친다.

이 회사의 유병선 사장이 최근 국제 민간회의기구인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의 '2001 세계 100대 기술개척자'에 선정되면서 분위기는 더 뜨겁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100대 기술개척자에 뽑혔으니 그럴 만도 하다.

다보스포럼은 1971년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인 클라우스 슈바브 교수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한 세계적인 경영 심포지엄. 매년 1~2월에 열리는 이 포럼에는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기업인과 정치인이 몰려오기 때문에 한국의 벤처기업가가 초청장을 받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유 사장은 "수상을 계기로 다보스포럼에서 외국의 유명 IT인사들과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에 넘친다.


정부·기업상대로 e메일 서비스 제공

3R소프트는 e메일 관련 솔루션 개발업체다. 주력상품은 e메일은 물론 멀티게시판, 개인파일 관리, 개인 일정표 등 그룹웨어 수준의 다양한 기능을 갖춘 통합메시징(UMS) 솔루션인 '@MESSAGE'이다. 이미 1,000만 메일박스를 돌파한 '메일스튜디오 2000'에 이은 회심의 작품이다.

이 회사는 또 통합메시징 호스팅서비스, UMS 서버용 솔루션, 리눅스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한다. 웹메일 부문 국내 시장 점유율은 80%선. 세계 22개국의 600개 사이트에 관련 솔루션을 제공했으며 현재 1,300만명 정도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왜 다음의 무료 e메일인 한메일은 잘 알려져 있는데 3R소프트는 생소하게 들릴까. 유 사장의 답변은 간단하다.

"3R소프트는 정부기관이나 기업을 상대로 e메일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프로그램만을 제공할 뿐 직접 네티즌을 상대하지 않기 때문이죠. 아마 일부 정부기관과 세종증권 등 기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도 자신들의 e메일 주소만 알뿐 그 기술이 바로 3R소프트에서 나온 것인줄 모르고 있을 겁니다. 기업체를 상대로 하는 업체란 원래 그런 것이죠."

웹메일 솔루션의 가격은 아직도 그리 싸지 않다. 국내에서 3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대용량 메일솔루션은 1억원대. 작은 중소기업이 쓸 수 있는 솔루션도 1,000만원대를 넘는다.

인터넷 장비가 아닌 소프트웨어는 고부가가치 제품이기 때문에 매출을 올리기 어려운데도 3R 소프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찌감치 인터넷에 눈 뜬 인터넷 마니아

그가 3R소프트를 창업한 것은 우리 경제가 IMF위기로 가장 어려웠던 1998년 11월. 주변 사람이 창업을 말렸지만 그는 "IMF로 어려울 때 시작해야 기회가 온다"며 밀어붙였다.

사람들은 또 "왜 하필이면 웹메일 분야냐"고 의구심을 제기했으나 "사람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 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으며, 인터넷 시대에는 웹메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네티즌치고 e메일을 쓰지않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하나도 아니고 보통 2-3개의 e메일 주소를 갖고 있다. 그는 "웹메일 시장은 무궁무진합니다. 이제는 웹메일 기능에도 품격을 따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3R소프트를 시작한지 겨우 2년이 지났지만 IT 벤처업계에서는 유 사장만한 경험자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온 그는 공대에 진학해 최고의 엔지니어 혹은 과학자가 되기를 꿈꾸었으나 적록색약이라는 장애에 막혀 진로를 바꿔야 했다.

한동안 다른 분야에서 떠돌다 색약 자체가 문제될 것 없는 시스템 엔지니어링쪽으로 방향을 틀어 IT분야에 입문했다. 1989년 여름이었다. 그리고 LG소프트의 시스템 엔지니어링 파트에서 IT벤처쪽으로 투신한 것은 5년후인 1994년.

사운드 카드를 처음으로 개발한 옥소리와 함께 IT 벤처업계의 1세대로 꼽히는 가산전자에 마케팅 팀장으로 들어간 것이다. 당시 가산전자는 옥소리가 자금난으로 광림전자에 넘어가면서 IT 하드웨어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올라서고 있었다.

한글과 컴퓨터가 소프트웨어 분야를 장악했다면 가산전자는 멀티미디어 보드와 TV수신카드 등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그것을 밑받침한 것이 300여명으로 이뤄진 유 사장의 마케팅팀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인터넷 홈페이지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남보다 일찍 인터넷에 눈을 뜬 셈이죠. 친구 몇명과 함께 가산전자의 홈페이지를 구축했는데 당시만 해도 디지털 조선과 아미넷, 가산전자가 유일하게 세계 톱 5% 안에 들었죠. 그때 인터넷 마인드를 갖지 않았으면.." 말꼬리를 흐리는 유 사장은 또래중에서는 분명히 앞서간 인터넷 마니아였다.


제품 패키지화로 판매망 넓혀

IMF로 가산전자가 위기를 맞자 유 사장은 자회사인 케스트 메일(주)을 맡았다. 웹메일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던 케스트 메일은 3R소프트의 모체가 됐다.

창업한지 한달만인 1997년 12월에 메일 솔루션 '메일스튜디어 1.5'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케스트 메일 때문에 가능했다.

"처음부터 마케팅 전략이 좋았어요. 그때까지 솔루션이라면 개발업체가 직접 설치해주고 문제가 생기면 달려가고 그랬는데 우리는 아예 제품을 패키지화했어요. 게임을 PC에 깔듯이 CD롬를 넣고 클릭하면 설치가 되도록 패키지화한 거지요."

제품을 패키지화하자는 아이디어는 유 사장이 직접 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10억원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100만명에게 팔 수만 있다면 1,000원씩만 받아도 본전입니다. 싸게 많이 팔려면 설치와 운영이 간단해야죠. 패키지화하면 그게 가능해요. 그렇게 판매 네트워크를 넓혀야 단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출발은 좋았지만 3R소프트는 여전히 작은 기업이었다. 그의 기술력을 탐낸 대기업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그 위협은 1999년 말 멜닷컴이 3R소프트 인수의사를 밝히면서 현실로 나타났다. <계속>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jinhlee@hk.co.kr

입력시간 2000/11/2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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