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뉴스포탈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서울경제
KoreaTimes
대한항공 대우통신
주간한국  
www.hankooki.com  


 
주간한국 홈
구독신청
독자 한마디
편집실에서


   벤처 스타열전
   인터넷 세상
   신동의보감
   땅이름과 역사

현대전자 앞으로 어떻게 되나?

현대전자는 정말로 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하게 될까. 그러면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독립은 현대전자를 탈바꿈시킬 것인가.

현대전자는 최근 "내년 1ㆍ4분기까지 현대그룹에서 조기 계열분리한 뒤 회사명 변경과 이사회 재구성을 통해 선진국형 '주주 경영회사'로 탈바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3조5,19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통신과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문은 분사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전자가 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현재의 오너인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의지와 형제들의 전폭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아버지가 물려준 현대그룹의 모기업인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현대전자로부터 손을 떼겠다고 한 정몽헌 회장의 결정이 현대전자 독립의 단초가 됐기 때문이다.


정몽헌회장 "전자에서 손 떼겠다"

정몽헌 회장은 현재 1.7%의 개인지분과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상선(9.25%)의 법인지분 등을 통해 현대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정몽헌 회장의 계열분리 의지와 관련, 현대전자 박종섭 사장은 최근 "정몽헌 회장이 (내게)앞으로는 현대전자에 대한 경영권과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매각에 대한 전권도 공인기관(외국계 금융기관 등을 의미)에 위임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적어도 정몽헌 회장은 현대전자에 대한 미련을 정리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전자의 내부 지분율(현대계열사와 정씨 가족들이 갖고 있는 지분)은 20.8%이며 현대전자는 이중 12.1%에 대한 해외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정몽헌 회장의 지분(1.7%)과 현대상선(9.25%), 현대 엘리베이터(1.17%)의 지분이 그것이다.

그런데 현대중공업 지분(7%)이 매각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정몽헌 회장과 동생인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이 엇비슷한 지분을 갖고 있으나, 형제간 재산분배에 따라 정몽준 고문이 갖기로 한 회사다.

현대전자측은 정몽준 고문의 현대중공업 지분이 매각되지 않는 것은 현대중공업이 현재 시가대로 팔지 않겠다는 의미이지 경영권을 행사하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현대전자측의 희망섞인 기대일 뿐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유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지난 10월23일 현대전자 박종섭 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조속한 계열분리를 천명했을 때도 상당수 증시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의 지분 처리 문제가 불분명하다며 게열분리에 신임을 주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럼 실제로 현대전자에서 정몽헌 회장과 휘하의 계열사들은 손을 떼고 정몽준 고문이나 현대중공업이 새 주인으로 등장하는 식의 계열분리가 가능한 일일까. 상황은 불투명하지만 이 문제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계열분리라는 개념을 잘 살펴봐야 한다.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처럼 정씨 가문의 형제중 한명이 새 주인으로 등장하거나(친족에 의한 독립경영), 아니면 현대에서 명실상부하게 떨어져나가는 것(엄밀한 의미의 계열분리).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대전자가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되기 위해서는 먼저 최대주주인 정몽헌 회장과 현대상선, 현대중공업 등 현대 계열사의 지분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져야 한다. 정 회장과 현대그룹 계열사의 현대전자 지분(20.8%)은 이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해외 전략적 파트너에 지불매각 희망

하지만 공정위는 30% 이상의 지분을 갖는 새로운 주인(최다 출자자)이 나타날 경우에 계열분리를 받아들이고 있어 기존 대주주의 지분매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누가, 얼마만큼의 지분을 인수하게 될지는 예측하기 힘드나 외국인 투자자가 최다출자자로 등장할 수 있다.

현대전자의 현 경영진이 추구하고 있는 시나리오가 바로 이것이다. 경영이 아니라 투자에 관심있는 우호적인 외국의 전략적 파트너에게 지분을 팔겠다는 것이다.

정몽헌 회장과 현대 계열사의 현대전자 지분은 최근 주가(약 7,000원)를 기준으로 할 때 7,000억원을 웃돌아 최소한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있어야 현대전자의 계열분리가 가능한 새 주인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현대전자 관계자는 "해외 매수자는 단일인이 아니라 컨소시엄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계열분리와 관련, 용어상의 혼란이 있을 수 있는데 최근 현대그룹에서 떨어져나온 현대자동차는 친족에 의해 계열분리가 이뤄진 '독립경영'케이스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독립경영은 지배주주의 친족(정몽구)에 의해 계열분리가 이뤄졌고, 요건도 그룹 오너(정주영)의 지분3% 미만이면 됐었다"며 "이는 친족에 의한 계열분리 형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계열분리가 이뤄지면 기존 몽(夢)자 항렬의 형제들이나 현대 계열사들이 현대전자의 최대주주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매한 분리안, "더 지켜봐야"신중론도

하지만 정몽헌 회장이 현대건설의 최종 자구안을 발표하면서 독립경영과 계열분리를 엄밀히 구분해서 사용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실제로 현대 구조조정위원회는 정몽헌 회장의 최종 자구안 발표전인 11월초 현대건설 자구안을 언론에 배포하면서 "현대전자는 독립경영토록 한다"고 밝혔었다.

바로 이 점에서 현대전자가 앞으로 어떤 형식의 계열분리로 나아가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대전자 박종섭 사장은 현대그룹으로부터의 독립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갖고 있다. 그는 지분매각에 따른 경영권 향배에 대해 "전략적 파트너 등을 상대로 한 지분매각이 이뤄지면 특정 대주주가 주인이 아니라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체제가 확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IBM, 인텔 등의 외국 예를 들면서 "그런 회사의 주인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현대와의 지분과 실질적 지배관계가 청산되고 해외매각이 잘 이뤄질 경우 현대의 주인은 이사회와 주주가 되고, 일상 경영은 이사회의 신임을 받은 전문 경영인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전자가 유동성 위기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속에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탈(脫) 현대'의 계열분리를 이뤄낼지 또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선진 기업구조를 갖추게 될지 주목된다.

윤순환 경제부 기자 goodman@hk.co.kr

입력시간 2000/12/05 20:19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