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 "역사 바로 세우는 작업"

인터뷰/ 의문사 진상규명위 양승규 위원장

양승규(68) 의문사 진상규명위 위원장은 "의문사 진상규명은 과거 역사의 수치스런 단면을 씻고 역사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이자 가톨릭대 대우교수인 양 위원장은 특히 오래된 사건의 조사에는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이 필수적이라며 "양심선언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사원칙은.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다. 각색이나 정치적 개입을 배제하고 유가족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규명위의 권한이 약하다는 우려가 있는데..

"특별법 자체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법에 핑계댈 생각은 없다. 주어진 권한 범위 내에서 철저하게 조사하면 어느 정도 성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

-조사관이 관계기관의 파견관과 민간위원으로 이뤄져 과거의 특별검사처럼 불협화음이 나올 가능성이 우려되는데..

"규명위의 성패가 조사관의 활동에 달려있는 만큼 이질성을 조화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 합동교육 등을 통해 동질성 함양에 노력했다. 모든 조사관이 규명위의 목적에 공감하고 있어 외부에서 우려하는 만큼의 파열음은 없을 것이다."

-조사 자체의 어려움과 관계기관의 협조는.

"폐기된 자료가 많고 조사대상자가 사망한 경우도 있어 조사가 쉽지 않다. 하지만 주변 인물이 적지 않아 이들을 대상으로 탐문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군기관의 자료유지 상태는 좋은 편이다. 관계기관들이 가해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이들 기관의 조직 속성상 조사가 어려울 수는 있다. 하지만 기관장들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어 현재까지는 협조가 상당히 원활하다."

-공정한 조사를 위해서는 정치적 중립이 필수인데..

"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면 된다. 대통령도 위원회에 영향을 끼칠 수 없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대통령 면담도 자제하고 있다. 대통령을 만난 것은 임명식 때와 올 신년하례회 등 두번 뿐이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2/06 19:00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