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뉴스포탈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서울경제
KoreaTimes
대한항공 대우통신
주간한국  
www.hankooki.com  


 
주간한국 홈
구독신청
독자 한마디
편집실에서


   벤처 스타열전
   인터넷 세상
   신동의보감
   땅이름과 역사

삼성독주ㆍ현대 핵분열 가속화, 6개그룹 탈락

수년전 일본 NHK방송 기획팀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찾아왔었다. 중견 건설회사에서 금융사 등을 인수하며 일약 30대 기업집단에 진입한 G그룹의 도약상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기업결합과장을 맡았던 공정위 간부는 "30대 기업집단 지정이 마치 미국의 포춘지 등이 선정하는 '세계 100대기업'과 같은 우량기업 순위로 착각한 데 따른 해프닝이었다"고 회고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그룹은 무리한 확장경영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도산했다.

공정거래위가 최근 '2001년 30대 기업집단'을 선정, 발표했다.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30대 그룹은 규모나 경쟁력 면에서 우리나라의 간판기업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30대 그룹 지정은 해당기업으로서는 영예라기보다는 부당내부거래나 상호 순환출자 등 악습에 대한 '요시찰 명단'이자 '족쇄'에 가깝다.

올해 30대 그룹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삼성 독주시대 개막'과 '현대 핵분열 가속화'로 집약할 수 있다. 올해에는 또 기존의 30대 기업 가운데 6개가 탈락, 지난해(7개)에 이어 급격한 부침이 이어졌다.

현대의 추가 계열분리 외에 한국통신과 한전 자회사 민영화도 예정돼 있어 올해와 내년의 재벌판도 변화는 더욱 급류를 탈 전망이다.


삼성, 외형·순이익 모두 선두

자산 총액(지난해 말 기준) 69조8,730억원, 계열사 64개, 매출 130조3,370억원, 순이익 8조3,270억원.

올해 재계 1위를 차지한 삼성그룹의 경영 성적표다. 정부가 1987년 자산 4,000억원 이상 그룹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한 이후 줄곧 1위를 고수해 온 현대를 밀어내고 외형과 순이익 모두 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삼성의 자산총액은 14~30대 17개 그룹의 자산총계(69조760억원)보다 많고, 사실상의 2위 그룹사인 LG보다도 무려 18조원이 많은 규모다. 당기순이익률도 7.3%를 기록, 7조1,910억원의 적자를 낸 현대그룹(2위)은 제쳐두더라도 LG(3위)의 1.8%(2조370억원), SK(4위)의 2.9%(9,690억원)를 금액이나 비율면에서 압도했다.

재무구조도 탄탄해 삼성의 부채비율(103.5%)은 현대 329.3%(1999년 말 152.0%) LG 166.1%, SK 150.8%보다 건실하다.

반도체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간판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최근 무차입경영 원년을 선언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내용이나 재무구조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삼성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곳은 찾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 그룹 재계 5위로 부상

현대그룹의 해체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해 친족분리한 MK계열의 현대차 그룹이 계열사 수를 2배인 16개로 불리며 일약 재계서열 5위로 부상했고, 고 정주영 창업자의 3남 몽근씨의 현대백화점(26위)이 30대 그룹에 새롭게 진입했다.

올 상반기 중 자산총액 7조2,000억원인 현대건설이 채권단 출자전환과 함께 계열 분리되고, 현대전자(17조8,000억원), 현대중공업(9조9,000억원)도 모그룹에서 떨어져나가는 수순이 이어질 예정이다.

현대투신 등 금융계열사도 미국 AIG사와 정부의 공동출자 협상이 진행중이다. 이로써 범현대그룹은 현재 현대정유(13위)와 현대산업개발(22위)을 포함, 5개가 30대 기업집단에 포진했고, 현대건설 등이 분리되면 사실상 연내 8개로 늘어나게 된다.

반면에 현대 모그룹은 상반기 현대건설 분리시 자산 46조4,000억원으로 SK에 이어 5위로, 전자ㆍ반도체가 분리되면 18조7,000억원으로 포항제철(7위)의 뒤(8위)에 서게 될 전망이다. 현대 모그룹의 앞길도 순탄하지 않을 듯하다.

엘리베이터 상선 종합상사 택배 등만 남게 된 현대는 상선이 해운호황으로 분투하고 있고 엘리베이터의 재무구조가 탄탄하기는 하다.

하지만 주력인 종합상사의 수익모델이 취약한 데다 대북사업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한국통신과 한전 자회사의 진입 변수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순위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무시하지 못할 상황이다.

반면에 정몽준 고문을 정점으로 한 현대중공업ㆍ미포조선 소그룹은 분리 후 10위권 내에 진입할 전망이고 위탁경영중인 삼호중공업을 인수하면 8위권 도약도 가능하다.


통계의 함정 드러나

재무구조가 비교적 건전한 '굴뚝기업'의 약진이 돋보였다. 동양화학(27위)은 지난해 810억원의 당기순이익과 799억원의 자산재평가로 30대 그룹에 신규진입했고, 태광산업(29위)도 덩치가 8,000억원(자산재평가)이 불어나면서 새롭게 랭크됐다.

현대차와 포항제철이 앞자리로 비집고든 와중에도 두산중공업(구 한중ㆍ자산규모 3조5,000억원)을 인수한 두산(자산 11조2,000억원)이 한 계단을 상승한 11위에 올라섰다.

두산은 최근 한전 자회사인 한전기공(자산 2,700억원)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10위 한화(11조5,000억원)를 위협하고 있다. CJ39쇼핑 등 케이블방송사를 대거 인수한 제일제당(19위)과 동양메이저, 동양투신운용 등을 계열사로 편입한 동양그룹(17위)도 단숨에 4계단을 올라섰다.

반면에 IT(정보기술)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하나로통신(23위)이 올해 신규 진입했지만 부채증가(1조3,581억원)로 자산규모가 커진 경우여서 재무구조가 다소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대우와 S-Oil, 동아가 기업집단 요건을 갖추지 못해 지난해 제외됐고 아남 새한 진로도 계열사 파산 등으로 자산총액이 줄어 30대 그룹 지정에서 탈락했다.


굴뚝기업 약진, 30대그룹 재편

공정위는 올해 30대 그룹의 주요 특징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경제력집중 완화를 내세웠다.

공정위는 금융보험사를 제외한 30대 그룹 영업실적이 1999년 13조7,000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2조1,000억원 흑자로 반전했고, 4대 그룹 자산총액 비중도 57.6%에서 50.9%로 줄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현대차 그룹의 분리에 따른 통계착시이기도 하다. 경제력집중의 경우 현대차를 포함할 경우 4대 그룹 비중은 59.15%로 전년에 비해 1.45% 포인트 증가했다.

재무구조 면에서도 5~30대 그룹 부채비율이 429.6%에서 180.8%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지난해 부채비율이 1,212.8%였던 동아와 4,234.3%였던 아남이 각각 부도와 자산총액 감소로 30대 그룹에서 탈락한 데 큰 영향을 받은 것.

S-Oil과 새한도 각각 269.0%와 244.5%로 평균 이상의 부채비율을 가진 기업군이었다. 4대 그룹내 1위 삼성과 2-4위 그룹간 격차, 1-30위간 격차는 더욱 벌어져 경제력 분산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과 함께 '30대 기업집단'제도 자체에 대한 저항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출자총액 제한 등 변화 많아져

계열사간 상호출자가 금지되고, 신규 채무보증도 금지된다. 출자총액도 제한돼 순자산의 25%를 초과해 다른 국내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거나 소유할 수 없다.

또 자본금의 10% 또는 100억원이 넘는 내부거래시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시해야 한다.

최윤필 경제부 기자 walden@hk.co.kr

입력시간 2001/04/10 19:31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