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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자유를 갈구하는 인간의 원초적 절규 외

■ 앙드레 지드원작 연극 '교황청의 지하도'

예술의 전당은 앙드레 지드의 사망 50주년을 맞아 4월19일부터 29일까지 토월극장에서 그의 작품 '교황청의 지하도'를 무대에 올린다.

1914년 소설로 발표된 '교황청의 지하도'는 지드가 죽기 1년 전 직접 각색해 연극으로 만들어졌던 작품이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공연된 적이 없다. 연출은 이 작품을 끝으로 예술의 전당을 떠나는 문호근 공연예술감독이 번역을 겸해 맡았다.

1951년 세상을 떠난 지드는 어릴 적 아버지를 잃고 근엄한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불안과 갈망으로 음울한 소년시절을 보냈다.

사촌 여동생과의 결혼은 그에게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사랑 사이의 갈등을 안겨주었고 26세 때 알제리 여행을 통해 동성애를 비롯, 기독교적 윤리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지드는 당시로서는 금기와도 같았던 동성애 사실을 과감하게 공개하였고 이념적 사회주의에는 동조하면서도 전제적인 소련의 사회주의 시스템에 대해서는 비판을 아끼지 않아 20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지드의 다른 작품들이 그러하듯 '교황청의 지하도'도 기성의 제도와 가치관을 부정하고 자신을 옭아매는 사회적 구속에 대한 저항을 드러낸다. 직접적인 주제는 지드의 영향을 많이 받은 카뮈의 대표작 '이방인'과 마찬가지로 동기 없는 살인.

백작과 고급 창녀의 사이에서 태어난 라프카디오가 기차에서 일면식도 없는 승객을 밀어 죽인 사건을 전후한 일들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세상과 인간의 부조리한 면을 드러내는 작품의 이면에는 관습을 초월한 절대적 자유에 대한 갈구의 몸짓이 담겨있다. "이유 없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범죄자로 불려야 할 이유는 없다"는 지드의 주장은 당대는 물론, 지금도 많은 논쟁 거리를 제공한다.

무거운 주제에 비해 작품 자체는 경쾌하고 흥미롭다. 라프카디오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이 벌이는 사건들이 얽히고 설켜 추리소설 같은 긴박감을 주고 영화를 보는 듯한 극적 진행도 빠른 편. 군데군데 등장하는 신랄한 풍자도 빼놓을 수 없다.

연극의 형식으로 보자면 다소 소란스러운 소극(笑劇)에 가깝다. 지드 자신도 이 작품을 두고 "우스꽝스러운 희극"이라고 정의했으며 "빠른 템포의 극 진행과 함께 무엇보다도 통렬한 풍자를 통하여 인간과 사회의 심층을 추적해 나가려 했다"고 밝혔다.

연출자인 문호근은 '교황청의 지하도'를 중장년 관객들을 위한 정통 연극으로 만들고자 했다. 때문에 스타급 젊은 배우들을 마다하고 출연진의 대부분을 중견연기자와 오디션을 통한 신인으로 충당했다.

또 감각과 일상 위주의 요즘 연극들과는 달리 호흡이 긴 대사와 정교한 구성을 특징으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데 주력했다. 최명수 이윤미 박용수 이영숙 최은영 이대영 김미야 원창연 김광덕 송영근 오세준 이지영이 출연한다. 공연문의는 (02)780-6400

『 홍정희 개인전 』


'열정의 세계 들여다보기

중견 여류화가 홍정희가 4월19일부터 5월2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에서 18번째 개인전을 연다.

인간의 내면에서 분출하는 다양한 감정의 응어리들을 떠올리게 하는 탁하고 강렬한 색상, 거친 질감의 추상화를 주로 선보여 온 그의 이번 전시회 역시 이전 작품들과 맥을 같이 하는 작품들로 꾸며진다.

주목할 만한 차이라면 일관되게 붙여온 탈아(脫我)라는 제목이 Passion (열정)으로 바뀌었다는 것. 이와 함께 색면은 좀더 단순해지고 질감이 보다 강조됨과 동시에 속도감과 접속, 충돌이라는 그의 개성이 이전보다 긴장감을 더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직접적인 대상을 보여주지 않는 대신 보는 이로 하여금 내면의 무언가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 어울리는 작품들이다. (02)542-5543



[영화]



ㆍ성냥공장 소녀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로 알려진 핀란드 출신 감독 아키 카우리스메키가 꼽는 자신의 최고 걸작.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모티브로 삼은 듯한 영화는 동구 사회주의 붕괴가 시작되던 1989년 성냥 공장에서 일하며 매일 천안문 사태 뉴스를 듣는 소녀 이리스를 통해 우울한 일상과 예측불허의 인생, 그리고 자유의 의미를 일깨운다. 4월21일 개봉.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이 졸작이라 말하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도 같은 날 개봉한다.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듯.



[연극]



ㆍ나비는 천년을 꿈꾼다

극단 떼아뜨르 노리가 김태수 작, 우현주 연출의 '나비는 천년을 꿈꾼다'를 공연 중이다. 인생을 뒤흔드는 단 한번의 만남을 그린 작품으로 한 사람을 20년 동안 마음 속으로 그리면서도 말 한마디 못하는 가슴 아픈 사랑 얘기다.

주인공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을 전생으로부터 이어진 인연이라 믿으며 내세에서는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바다에 몸을 던진다. 박지일 전국환 차유경 김태정 정연경 등이 출연한다. 5월6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02)3673-0258


ㆍ 가면무도회

리투아니아 극단 빌니우스 스몰 시어터가 '가면무도회'로 국내 관객을 만난다.

'가면무도회'는 러시아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 미하일 레르몬토프가 쓴 몇 안되는 희곡 중 하나. 상트 페테르부르그의 사교계를 배경으로 죄없는 아내에 대한 의심과 질투가 비극을 부른다는 줄거리다.

연출을 맡은 리마스 투미나스는 리투아니아의 대표적인 연출가로 국내외에서 명성이 높다. 공연은 원어로 진행되고 한글 자막이 곁들여진다. 4월26일부터 28일까지 역삼동 LG 아트 센터. (02)2005-0114


ㆍ 진술

처남의 살해혐의로 체포된 한 국립대 교수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로맨스 물. 한명의 배우만이 등장하는 모노 드라마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취조와 진술 속에 숨겨진 진실이 하나 둘 드러난다.

결국 밝혀지는 것은 한 남자의 순애보. 하일지의 원작을 탤런트 겸 연극 배우 박광정이 연출했다. 주인공은 '칠수와 만수' '늙은 도둑 이야기' '오월의 신부' 등에 출연했던 강신일이 맡았다. 4월20일부터 6월1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02)3676-4413



[클래식]



ㆍ이 솔리스티 베네티

이탈리아 3대 실내악단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솔리스티 베니티의 내한 공연. 1959년 파도바에서 창단된 이 솔리스티 베네티는 정통 바로크 음악을 고수하며 1992년부터 이제까지 네차례 한국을 찾아 국내 팬들에게도 낯이 익다.

비발디의 '조화의 영감', 알비노니의 오보에 협주곡 라단조, 파가니니의 '베네치아의 사육제', 하이든의 바이올린 협주곡 다장조 등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서혜주가 협연하며 지휘는 창단자인 클라우디오 시모네. 4월2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02)3701-5757


ㆍ오페라 아리아와 합창의 밤

서울시 합창단이 베르디 서거 100주년을 기념, 그의 오페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걸작들을 무대에 올린다.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리골레토 중 '해 떨어진 뒤 조금 있다가', 춘희 중 '축배의 노래', 돈 카를로 중 '군중합창', 아이다 중 '개선 합창' 등 모두 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율로 유명한 곡들이다.

솔로는 소프라노 양혜정, 테너 임정근, 바리톤 최종우가 맡는다. 반주는 최흥기가 지휘하는 서울시 교향악단. 4월19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 1636


ㆍ엘리사 리 콜조넨

피아니스트 이경숙의 딸인 바이올린 연주자 엘리사 리 콜조넨이 4월22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1990년 16세의 나이로 국제무대에 데뷔한 그는 부드럽고 정제된 연주로 이름이 나있다.

레퍼토리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8번 G 장조, 스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E장조, 라벨의 '치간', 쇼송의 '시곡', 비탈리/아우어의 '샤콘느' 등. 반주는 로버트 코닉 캔사스대 교수가 맡는다. (02)391-2822

[비디오]



ㆍ다이너소어

공룡을 주인공으로 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지난해 국내외에서 개봉, 적지않은 수입을 올린 바 있다. 4년간의 제작기간에 각종 최첨단 기술로 실사와 컴퓨터 그래픽간의 격차를 획기적으로 좁혔다는 자평에 걸맞게 기원전 6,500만년의 선사시대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한 화면이 볼만하다.

각종 공룡과 원시 동물을 등장시키되 모험과 가족, 희망 등 보편적인 주제를 담아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호기심과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 4월20일 출시 예정.


ㆍ 컷

지난달 극장에서 개봉되었던 10대용 공포영화. 전기톱 이상의 성능을 지닌 거대한 가위로 무고한 사람들의 신체를 절단하는 엽기적인 살인마가 등장, 한차례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던 작품이다.

스태프들이 잔인하게 살해되어 촬영 도중 중단된 공포영화 '핫 블러디드'를 14년 뒤 영화 학교 학생들이 다시 찍기 시작하면서 또한번 끔찍한 연쇄살인이 시작된다. 요즘 10대용 공포영화 대부분이 그러하듯 빠르고 감각적인 영상이다. 킴블 렌달 감독, 몰리 링월드, 제시카 네피어, 제프 레벨 출연. 4월23일 출시예정.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koshaq@hk.co.kr

입력시간 2001/04/1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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