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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오청원 9단 만들어주기

[바둑] 오청원 9단 만들어주기

- 오청원의 치수 고치기 (18)

중국의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쫓겨갔으나 중국을 대표하는 합법정부로서 대만이 일본과 국교를 트자 무국적 상태이던 오청원은 여권을 신청하였다. 1949년 가을 오청원은 국민당 정부의 중국인으로 국적을 회복하였다.

그러나 잃은 것도 있어 오청원으로서 마냥 즐거운 일만 생긴 게 아니었다. 오청원은 일본에 온 이래로 쭉 일본기원 소속기사로 활약했는데, 전후 일본기원을 떠나 요미우리 신문의 유일한 간판으로서 무소속 기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현재 일본기원 연감에 오청원은 500여 소속기사 가운데는 찾아볼 수 없고 맨 끄트머리에 있는 명예 객원기사에 실려있을 뿐이다.

오청원은 그 과정에 대해 아직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이 일본기원의 단위를 획득하는 등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고, 탈퇴한 적도 없으며, 탈퇴 의사를 표시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천하태평으로 살았던 오청원은 일본 기원의 제적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20년이 지난 1966년에야 제적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몸이 약했던 오청원은 요미우리 신문사의 10번기 외에는 그다지 대국도 하지 않았고 일본기원과의 관계를 깊이 생각한 적도 없었다.

기원 소속이든 아니든 원하는 바둑을 계속 둘 수 있으니까 문제는 없지만 오청원은 자신이 왜 제적되었는지 궁금했다. 알고 보니 전후에 시합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청원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본기원에서 그를 제적시키려면 당사자에게 한번쯤은 연락이라도 취해야 하지 않을까. 문제는 알리고 싶지 않을 만큼 조용히 '자르고' 싶었던 것일까.

1947년 세고에 선생이 일본기원 이사장으로 있을 때 직접 사표를 갖고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오청원이 스승에게 확인한 결과 "여러 가지 압력으로 부득이 했다.

다음해엔 이사장직도 그만두게 되었다"면서 그 이상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1947년이라면 그가 세광존에 신명을 다 바치면서 하시모토와의 10번기를 계속했을 때이고, 세상 움직임에 대해서는 무지한 때였다.

당시 패전의 혼란 속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할 것이 없는 시대였다. 오청원 같은 '국제인'에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할 일들이 자꾸 생기는 것을 숙명이라 해야 할까.

누가 무슨 목적으로 세고에 선생에게 압력을 넣어 사표를 쓰게 했을까. 오늘날 오청원의 사표 건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고에 선생은 이미 죽었다.

1949년 후지사와 구라노스께 8단이 정기대회의 성적에 따라 9단으로 승단하였다. 유일한 9단. 전전(戰前)까지는 9단이라 하면 명인(名人)밖에 없었으므로 명인에 필적하는 단위다. 지금은 일본기원 소속 9단이 120명에 달하지만 당시로는 대단한 지위다.

후지사와는 6단 시절 오청원과 10번기 대결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후지사와는 당시엔 정선으로 '진검 승부'가 아니었다고 할 것이다. 당시에 흑번필승의 신화를 창조하던 후지사와 6단은 오청원에게 정선으로 호기있게 덤비다가 그만 화를 입은 바 있다.

요미우리 신문이 그를 놓칠 리 없다. 10번기의 달인인 오청원과의 10번기를 기획하였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오청원의 단위가 8단인지라, 선상선의 치수로 붙어야 하지 않느냐는 일부의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기야 오청원도 7단 승단이 임박한 후지사와를 정선으로 계속 두게 한 일이 있다.

10번기의 달인 오청원이 흑을 들고 두게 한다? 기묘한 아이디어를 짜냈다. 오청원을 9단으로 만들어 주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렇게 고안된 것이 '오청원 대 6,7단 선발 10번기'였다. <계속>

[뉴스화제]



● 조한승이냐 원성진이냐-신인왕전 개막전

생애 처음 이룬 결승 진출로 끝나느냐, 이제는 타이틀을 차지할 시기냐. 조한승 4단과 원성진 3단이 제11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5월3일 제1국에서 만날 두 사람은 본선 연승전에서 각각 5연승(조) 3연승을 올려 결승에 올랐다. 생애 처음 결승진출을 이룬 조한승(19세)은 '리틀 유창혁'으로 불리며 시원시원한 기풍에 속기파로 분류된다.

이에 맞서는 원성진(16세)은 '리틀 이창호'로 불릴 정도로 신중한 기질에 깊은 수읽기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춘란배 8강전 개막

제3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가 4월28일 중국 항저우(抗州)에서 개막됐다. 작년말 본선 1,2회전을 펼친 뒤 속개되는 8강전은 중국기사가 5명이나 포진해 안방 텃세를 과시하고 있다.

한국은 한창 상승세의 조훈현 9단과 '일지매' 유창혁이 나서는데, 조훈현 9단은 중국의 마샤오춘 9단, 유창혁 9단은 중국의 '비밀병기' 콩지에(孔杰)와 맞붙는다.

그외 8강전은 왕레이(王磊)-저우허양(周鶴洋), 왕리청(王立城)-위빈(兪斌)의 대결로 치러진다.

진재호 바둑평론가

입력시간 2001/05/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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