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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시대' 먹고 마시고 바르고… 금 마케팅 열풍

먹고, 마시고 바르는 순금.

장식과 현금 대용으로만 쓰이던 순금이 식품과 화장품에까지 사용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 이를 가리키는 '금 마케팅'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순금이 각광 받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역시 예전부터 금이 상징하는 바, 즉 부와 화려함 때문이다. 일단 파는 사람들로서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소비자들을 자극할 수 있다.

각종 금 함유 제품이 등장한 시점이 묘하게도 각 백화점과 기업체가 경쟁적으로 금을 경품 또는 상품으로 내걸었던 때와 일치한다는 사실은 이를 반증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대표적인 황금 경품을 보자.

지난해 초 진로 발렌타인은 100만원 상당의 황금왕관, 한복대여점 황금바늘은 100돈쭝의 황금바늘, LG 홈 쇼핑은 1,000만원 상당의 200돈 쭝 황금막대를 각각 경품으로 내걸었다.

그 뒤를 이어 인터넷 경품 사이트 기찬닷컴에서는 순금 1,000돈이라는 어마어마한 경품이 등장했고, 속옷 업체 ㈜좋은 사람들은 자사 제품 7만원어치 이상을 구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순금 20돈으로 만든 100만원 상당의 브래지어 3개를 나눠주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각 화장품 회사들은 용기를 금도금하고 큐빅을 박은 10만원 내외의 고급 콤팩트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식품업계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금이 들어간 각종 식음료와 화장품의 등장도 남과 다른 것, 남보다 좋은 것으로 튀고 싶어하는 일부 소비자들을 겨냥한 금 마케팅의 새로운 방식"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남들과 다른 것, 보다 좋은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가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건강 미용효과 강조, '황금주'출시 봇물

한가지 새로운 점은, 순금의 건강과 미용에 대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

최근 등장한 순금 함유 제품은 예외 없이 금이 혈액순환, 해독, 피부정화, 신경안정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내세운다.

또 일부에서는 금이 천식과 류마티즘에 좋고 숙취를 제거하며 동맥경화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도 주장한다. 비싸게만 여겨지던 금을 먹고 마시고 바른다는 것도 놀랍지만 금이 이처럼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는 얘기는 더욱 놀랍다.

현재 금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곳은 주류업계다. 순금을 가루로 만들어 술에 탄 매실주와 위스키, 와인 등 일명 '황금주'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황금주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보해 양조가 매실주 원액에 순금가루를 섞은 '매취순 스페셜 브렌딩'을 출시하면서부터.

"신경안정 해독 피부정화에 좋은 순금가루와 장과 위에 좋은 매실이 결합한 프리미엄 매실주"가 마케팅 포인트였다. 당초에는 매취순 발매 1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특별상품이었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자 아예 '순금 매취순'으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판촉에 나섰다.

여러 번 정제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순도 99%의 금가루가 함유된 순금 매취순은 일반 매취순에 비해 출고가가 800원 정도 비싸다. 하지만 시중에서는 2,000~3,000원 가량 비싼 9,000~1,8000원 정도에 팔린다.

심한 경우는 3만원을 받는 곳도 있다. 보해에서는 벌써 올해 순금매취순의 판매량을 1,000만병으로 올려 잡았다. 순금 매취순이 발매 4개월 만에 200만병을 돌파하며 매실주 시장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자 지난 1월 경쟁 상대인 두산의 '설중매'도 기존 설중매에 금가루를 넣은 '설중매 골드'를 출시,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매실주만은 못하지만 위스키와 와인에도 황금주 바람은 예외가 없다. 위스키나 와인에 금가루를 타 먹는 것은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선보였던 것.

때문에 국내에 들어온 황금주들도 모두 수입품이다. 와인으로는 지난해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가 새 메뉴 출시를 기념해 경품으로 제공했던 15만원 짜리 '몽비주 골드 리프' 등이 있으며 위스키로는 몰트 위스키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글렌피딕'이 4월 한달간 500ml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술에 타먹을 수 있도록 금가루를 제공했다.

글렌피딕측은 이를 위해 금 300돈을 준비했다. 황금주를 마셔보았다는 송모(38ㆍ회사원)씨는 "술을 마실 때는 금의 맛은 물론 금이 들어갔다는 사실도 잘 느끼지 못했다. 다만 마시고 난 뒤에 입에 금가루가 묻어 있어 황금주를 먹었구나 했다. 기분 탓인지 평소보다 술이 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다.


금비누등 화장품 구매고객 줄이어

화장품 업계에서는 주류 업계보다 약간 먼저 금 마케팅이 시작되었다. 지난해 초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순금가루를 넣은 금비누가 큰 인기를 얻었다.

고가임에도 판매실적이 좋았다. 지엠 홀딩이 처음 선보인 금비누 '라 쥬방스 도르'는 비누 원료에 99.99% 순금 가루와 천연향 등을 첨가한 것. 100g짜리 비누 한 개에 0.13mg의 금박이 들어가 있다.

지엠 홀딩 관계자에 따르면 "해독작용이 있는 순금이 피부 불순물 제거는 물론, 여드름이나 기미, 주근깨 등 각종 피부 트러블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다른 클린싱 제품을 쓰지 않아도 색조화장까지 깨끗이 지울 수 있다"고 한다. 또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회사측의 주장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대단히 좋아 1개에 2만원이나 하는 고가임에 불구하고 지난해에는 한 달에 1억원 어치가 팔렸고 지금도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 판매를 포함, 꾸준히 나가고 있다.

정식 화장품 중에는 정산실업의 '백옥생 골드 투웨이 케이크'와 LVMH가 수입하는 프랑스 화장품 겔랑의 '디비노라 메이크 업 베이스'가 대표적인 금 마케팅 상품이다.

백옥생 골드 투웨이 케이크는 일반 투웨이 케이크에 금분과 천연진주분 등을 섞은 다기능 제품. 외장도 황금색으로 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가격은 9만9,000원으로 일반 제품에 비해 두배 이상 비싸다.정산실업 측에 따르면 "순금이 피부의 기를 보하고 혈행을 촉진시켜 피부를 화사하게 만들어주고 특히 민감한 피부의 여성에 좋다"고 한다.

반면 젤 타입의 디비노라 메이크 업 베이스는 금이 피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 머물면서 자외선과 빛을 반사, 화사하고 우아한 효과를 내도록 한 제품이다. 30g 짜리 한 병에 9mg의 미세한 금가루가 눈으로 보기에도 가득 들어있다. 가격이 7만7,000원으로 일반 메이크 업 베이스에 비해 비싸지만,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화장품과 비슷한 시기에 음식에서도 금이 쓰이기 시작했다. 고급 일식당과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생선 초밥이나 스테이크 위에 식용 금가루를 뿌려 내놓은 것이 시초. '금초밥'의 경우는 애초에는 VIP 고객에게 아주 특별한 경우에 한해 대접하는 것이었으나 이제 웬만한 고급 일식집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또 하얏트 호텔에서는 식초의 일종인 오일 & 비니거에 금가루를 탄 11만원짜리 독일산 '금식초' '밀레니엄 비니거'도 판매하고 있다.


금효능에 대해 상반된 견해

그렇다면 과연 금술, 금화장품, 금식품의 효능은 어느 정도일까. 정말 금을 먹고, 마시고, 바르면 건강과 미용에 효과가 있을까. 금이 몸에 좋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내려온 얘기.

특히 한방에서는 금침(金針)과 우황청심환의 금박 등 금이 의약적으로 광범위하게 쓰여왔다. 동서한의원 서보경 원장에 의하면 "동의보감 등에서 금이 진정 작용과 노폐물 제거 등 해독 작용, 피부정화 및 피의 흐름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의물리학을 연구하는 이규학 박사도 "이론적으로 금은 이온반경이 좁아 미토콘드리아 같은 DNA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금속으로 분류된다. 또 금은 양이온이므로 몸의 에너지를 채워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일반 서양의학에서는 이러한 금의 효능을 부정한다.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박영숙 교수는 "금은 류마티즘 치료 등에 부분적으로만 쓰이고 있을 뿐 그 외의 효능은 일체 검증된 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금의 효능에 대한 상반된 견해에도 불구하고 금을 술에 타 마시거나 음식에 뿌려 먹거나 얼굴에 바르는 것에 대해서는 양의는 물론, 금의 효능을 인정하는 한의조차도 모두 "별 효과를 볼 수 없다"고 한다.

동서한의원 서 원장은 "금은 한방의 주된 치료약이 아닐 뿐 더러 무엇보다 음식이나 화장품에 들어간 금가루는 금의 효능을 보기에는 너무나 적은,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한다. 매실주의 경우만 봐도 병당 순금 함유량은 7mg. 금 한돈이 3.75g이니까 극히 소량인 셈이다.

물론 금이 들어간 술이나 음식, 화장품 등이 몸에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술에 금을 탔다고 술이 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튀고 싶어서, 비싼 게 좋은 거니까 라면 몰라도 건강과 미용에 좋을 것 같아 금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해 보려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새겨볼만한 말이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koshaq@hk.co.kr

입력시간 2001/05/0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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