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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케팅] "스포츠는 돈이다"

[스포츠 마케팅] "스포츠는 돈이다"

엄청난 광고효과, 대기업들 적극 투자에 나서

'스포츠는 돈이다'

합법적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분야라면 무엇이든 뛰어드는 것이 기업의 생리. 더구나 들인 돈에 비해 거둬 들이는 돈이 많다면 누구라도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 기업들에게는 스포츠가 그 중 하나다.

스포츠를 이용해 이익을 보려는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국내에서는 불과 4,5년 전 본격적으로 도입,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제는 일반인들도 스포츠와 기업의 결합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


선수후원은 일종의 벤처, 성공하면 대박

기업이 스포츠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것은 한마디로 홍보 효과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은 대개 세가지 종류로 나뉜다.

스포츠 구단 운영, 국가 대표팀 및 각종 경기 대회 스폰서, 그리고 재능 있는 선수 후원이 그것이다. 스포츠 경기가 TV와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중계되므로 어느 것이든 후원 기업의 로고가 장기간 노출되고, 기업이나 브랜드를 광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후원의 규모가 크고, 후원 구단과 선수의 성적이 좋을 수록 건실한 기업, 일류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부수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금강기획 스포츠 마케팅팀의 박정선 차장은 "약 5억원 정도의 국내 대회 협찬금을 낼 경우 광고판 설치, 언론에 관련 기사 게재, 엠블렘 표시 등을 통한 브랜드 노출 및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가 20~30억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 이 정도면 대단히 수익성이 있는 셈"이라고 말한다.

선수 후원은 대회 후원 보다 위험도가 높지만 수익률도 높다. 일종의 벤처 투자로 재능 있는 선수를 찾아내 성공 가능성 하나만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익을 올리기 힘들고 실패할 확률도 있지만, 한번 성공하면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한 선수가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돈 안들이고 해외 홍보를 하는 셈이다.

1996년 나이키가 운동화에서 의류로 사업을 확장한 후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4,000만 달러에 5년간 계약을 맺은 '골프 신동' 타이거 우즈가 스타덤에 오르면서 매출이 60% 이상 상승하며 골프 의류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다.

현재 국내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의 판도는 삼성의 독주에 LG 등 몇몇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고 있는 상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회장의 스포츠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국내 대기업 중 스포츠 마케팅에 가장 열심인 삼성은 1996년 이후 매년 스포츠 마케팅에 720억원 정도를 쓰고 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스를 비롯, 프로 축구의 수원 삼성, 배구의 삼성화재, 농구의 삼성생명 등 종목 별로 많은 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프로 농구 삼성 애니콜, 프로 야구 삼성 에프엔닷컴, 프로축구 삼성 디지털 등 웬만한 국내 대회는 삼성의 이름으로 열린다고 할 정도로 많은 스폰서를 맡고 있다. 이밖에 삼성 네이션스컵 승마대회 등 삼성이 후원하는 국제 대회도 여럿이다.

하지만 삼성이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선수 후원이다. 삼성은 이미 여러 차례 굵직굵직한 대박을 터뜨려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삼성이 투자, 성공을 거둔 예는 여자 골프의 박세리, 마라톤의 이봉주, 남자 테니스의 이형택이 대표적. 모두 국제 적으로 이름난 선수들이다. 박세리는 지난달 미국 LPGA에서 10승을 올리며 세계 정상급 골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했고 이봉주는 비슷한 시기에 보스톤 마라톤에서 우승했다.

또 5월 7일에는 삼성증권 소속의 이형택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테니스 ATP 투어 중 하나인 US 클레이 코트 챔피언십 대회 남자 단식에서 미국의 차세대 스타 앤디 로딕과 맞붙어 준우승을 차지, 또 한번 삼성의 로고를 세계에 널리 알렸다.


삼성 큰 효과, LG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이들의 광고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박세리는 US 여자 오픈 우승 당시 삼성물산 브랜드 아스트라의 로고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옷과 모자로 4억 달러의 홍보 효과를 거둔 것을 비롯, 이제까지 10승을 거두는 동안 약 10억 달러 (1조 3,000억원)에 상당하는 광고 및 이미지 제고 효과를 거두었다.

삼성은 박세리에게 매년 연봉 1억원과 훈련비 1억원 등 이제까지 모두 30억원 가량을 투자했는데 30억원 투자에 1조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올렸으니 투자수익률은 계산하기가 힘들 정도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무명이었던 아스트라는 움직이는 광고판 박세리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유명 백화점에 납품을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박세리의 우승이 삼성 물산 주가 폭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봉주의 경우도 삼성은 연간 1억원을 지원하고 2시간 넘게 전세계에 삼성의 로고를 노출시키며 1억 달러 (1300억원)의 광고 효과를 거두었다. 세 사람이 모두 지금과 같은 성적을 거두기 이전에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일찌감치 후원사가 된 삼성은 몇 년간 상당한 돈을 쏟아 붓고 이제 그 돈을 거둬들이고 있는 셈이다.

삼성의 아성에 도전하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삼성의 오랜 경쟁사인 LG. 그밖에 한국통신과 현대 등이 있다. LG는 삼성과는 달리 선수 후원보다 대회 후원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1회성으로 그치는 광고판 설치 같은 가장 기초적인 스폰서십 뿐 아니라 2~4년 기간의 공식 후원, 기업 이름을 내거는 타이틀 스폰서 등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축구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1997년부터 LG 전자가 LG컵 국제축구대회를 후원하고 있으며 2002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공식 후원사로 참가하고 있다. 국가대표 축구팀의 공식 스폰서 12개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LG는 또 올 시즌부터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박찬호가 홈구장에서 등판할 때마다 LG 로고가 소개되는 광고판을 선보이고 있다. 선수 후원은 재미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남나리 정도.

역시 국가대표 축구팀 후원사 중 하나인 한국통신은 조만간 '한통 월드컵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2002 월드컵 전까지 국가 대표팀의 경기를 후원하는 장기 마케팅에 들어간다.

한국통신은 또 자회사인 한통 프리텔이 여자 골프의 김미현을 후원하고 있다. 한통 프리텔은 1999년 김미현과 3년 동안 10억원을 지원하기로 계약했고 김미현은 매 경기 마다 한통 프리텔의 로고가 찍힌 모자, 옷을 입고 출전한다.

김미현이 주로 활동하는 미국의 경우 주요 시간대 광고비가 15초 당 20만 달러 (2억6,000만원) 정도이므로 김미현의 경기가 중계될 때마다 돈 안들이고 해외 광고를 하는 셈이다.

전통적으로 스포츠에 관심을 보여온 현대는 기업 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후원 비중이 크게 줄었으나 현대 자동차가 한일 월드컵의 공식 스폰서를 맡는 등 여전히 스포츠 마케팅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장기전략으로 전문화ㆍ활성화 할 때"

하지만 이런 화려한 수치에 비해 국내 스포츠 마케팅은 아직 초보 수준이다.

무엇보다 스포츠 마케팅의 세 축인 기업, 에이전트, 경기하는 사람 간에 마케팅에 대한 합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스포츠 마케팅 관계자들의 얘기다.

기업은 기업대로 단기간의 이익만을 노리고 후원하려 하고 선수 또는 구단과 기업을 이어주는 에이전트들은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보다 이미 나온 몇가지 방식만을 고집한다.

선수들도 마케팅과 후원사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금강기획 스포츠 마케팅팀 박정선 차장은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하면 마케팅이 양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니다. 이제는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스포츠의 발전과 기업의 이윤 창출을 가능케 하는 스포츠 마케팅이 보다 전문화, 활성화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koshaq@hk.co.kr

입력시간 2001/05/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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