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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세계 경제 침체인가, 바닥확인한 뒤 경기 회복인가

우리 나라 주식투자자들의 잠 못 이루는밤

미국 경기회복 불투명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초 2ㆍ4분기 바닥을 치고 3ㆍ4분기부터는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던 장밋빛 전망은 잇따른 미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빛을 바랜 상태이다.

4ㆍ4분기에 나 겨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별로 실리지 않고 일각에선 미국발 세계경제 침체가 가시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낙관론자들은 최악의 상황은 이미 지났고 너무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세계 경제가 추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미국 경기의 회복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자 우리 주식 시장도 갈피를 못잡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매일 새벽 마감되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 결과에 따라서 주가가 하루하루 춤을 추고 있다.

NYSE가 오르면 종합주가지수도 오르고 나스닥이 떨어지면 코스닥도 떨어지는 식이다.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수출에, 수출의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 선 어쩔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과연 미국 경제는 언제쯤 회복되고 우리 주식시장은 어떻게 움질일 지 증시 전문가의 분석과 자료를 통해서 살펴본다.


온통 악재뿐 "미국 경제회복 기대 일러"

최근 교보증권은 미 경기 회복의 조짐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가질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특히 8개월 동안의 하락폭이 무려 3.9%에 이르는 것은 공식적인 침체기로 규정된 지난 1990~91년 6개월간 제조업 생산이 4.6% 하락한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을 우려했다.

더군다나 휘발유 가격의 상승과 캘리포니아주의 전력난 등으로 인해서 에너지 가격과 소비자물가지수도급등하고 있다는 것이 교보증권의 분석이다. 또 여전히 재고도 줄지 않고 있어 경기 회복 기대를 갖기엔 주변 환경이 악재뿐 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휴대폰 업체인 노키아, 세계 최대 광통신 장비업체인 노텔 네트웍스 등 미국 IT기업들의 실적악화 발표가 잇따랐고 이러한 발표는 미국 주식 시장을 강타했다.

현지시각으로 6월 18일에는 미국 나스닥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2,000선 아래로 추락하기도 했다. 물론 저가 매수세와 기술적 반등이 시도돼 2,000선이 회복되긴 했지만 22일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IT기업 뿐 아니라 전통적인 경기 방어주로 인식되던 제약주마저 실적악화를 경고하고 있어 미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2일 다우존스지수에 편입돼 있는 제약주 머크는 2ㆍ4분기 주당 순이익이 당초 예상인 81센트에 못 미치는 78센트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주식이 9%나 폭락한 것은 물론이고 더 이상 피난처도 찾기 힘들다는 자조적인 분위기가 시장에 팽배해지면서 다우지수가 110.84포인트(1.03%), 나스닥지수도 23.94포인트(1.16%)나 떨어졌다.

경기변동과 관련,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전미경제연구소(NBER)도 이날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지만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사실상 침체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금리인하 등으로 하반기 회복세" 낙관론

그러나 미국 경기는 침체가 아니라 바닥을 지나고 있는 것으며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유력 경제통신인 블룸버그통신은 6월 23일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진 않겠지만 침체에 빠진다고 볼 수는 없다”며 “오히려 경기지표와 총통화 등을 보면 미국 경제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 이유로 향후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선행 지수가 지난 5월 0.5% 상승,2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점을 들고 있다. 경기 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2000년 1월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행 지수의 회복이 과거 경기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3~9개월 가량 걸린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경기 회복이 점쳐진다는 것.

이러한 분석에 힘입어 우리나라 증권사에서도 4ㆍ4분기 미국 경제 회복 가능성을 전망하며 우리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곳이 많다.

또 올들어 5차례나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경기 진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한데다가 26,27일 열리는 이사회에서도 또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확실시돼 점차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더군다나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이 연말부터 본격적인 소비심리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이러한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예측은 예측일뿐이고 전망은 전망일 뿐이다. 앞날을 내다볼 수 있다면 주식에서 돈을 잃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결국 우리 시각으로 매일 밤 10시30분 개장되는 NYSE와 나스닥 시장의 흐름을 확인하기 위한 우리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일근 경제부기자 ikpark@hk.co.kr

입력시간 2001/06/2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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