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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금융박물관] 돈에 관한 모든 것 한자리에

견학, 관광 코스로 인기 끄는 '화폐 박물관'

한국은행 반백년의 역사,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이산교육장의 명물로 부상하고 있다.

6월 12일 ‘한국은행 창립 51주년 기념식’과 겸해 열린 개관식에 600여명이 몰려드는 성황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었다.

개관 이후 견학 학생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200명 안팎의 관객이 이곳을 찾는다. 이 때문에 당초 수용일만 개관하려던 방침도 바꿔야 했다.

특히 토요일은 개관 시간이 짧아, 관람 열기는 상대적으로 더욱 뜨겁다(오전 10시~오후 1시 30분). 개관 첫 토요일인 16일은 중고생의 CA(특별활동) 현장으로 탈바꿈, 조금이라도 더 보고 메모하려는 학생들의 열기가 초여름 더위를 무색케 했다.

박물관은 한국은행의 역사와 기능(1구역), 화폐의 일생(2구역), 금융과 국가경제(3구역), 화폐 일반의 역사(4구역) 등 모두 4개의 주제 전시실로 나눠져 있다. 박물관으로서 이곳은 ‘체험 박물관’이라는데 가장 큰 특징점이 있다. 대표적 예가 제 2구역의 위조지폐 체험 코너.

학생들은 특수 형광 램프 아래 호주머니의 돈을 비춰 본다. 적외선 스위치를 눌러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이리저리 비춰 보는 학생들.

일순 숨어 있던 그림(은화ㆍ隱畵)이 나타나고,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똑 같은 그림이 뭔지도 알게 된다. 매일 보는 돈속에 저런 비밀이 숨어 있었다니, 학생들은 탄성을 연발한다. 때맞춰 안내원이 “그밖에도 위폐방지기술은 더 있으나 말해줄 수 없다“고 덧붙이자 학생들의 호기심은 눈덩이가 된다.

국내의 위폐 방지뿐 아니라, 투명창, 형광 경고문 삽입, 일정 각도에서만 나타나는 그림(시변각) 등을 이용한 외국의 위폐 방지술까지 알 수있다. 특히 오스트리아는 위폐를 방지하기 위해, 화폐 소재를 종이에서 아예 플라스틱(폴리머)로 교체했다는 사실까지 덤으로 알아 간다.


초상화가 옆으로 치우친 까닭은?

화폐와 관련한 역사 박물관이기도 하다. 고려시대(1101년)의 소은병(小銀甁), 고종때(1882년) 발행된 최초의 서양식 주화인 대동은전은 물론, 돌창 돌칼 돌화살촉 돌대패 등 먼 옛날의 물품 화폐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최초의 기념 주화는 1970년 8월 15일 발행된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 기념 주화. 그러나 전량 외국기술의 딱지를 뗀 완전 국내기술 기념 주화 제 1호는 1975년 발행된 광복 30주년기념 주화이다.

관객은 화폐의 정치학까지 알고 간다.

예를 들어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이 박힌 54년도 지폐는 초상화의 위치를 두고 기구한 팔자를 겪어야 했다. 맨 처음 왼쪽에 두니 “왼쪽으로 너무 치우쳤다”고트집, 중간으로 옮기자 이번에는 “내 얼굴이 반으로 접혀지지 않느냐”며심히 언짢아 한 이대통령.

그래서 부랴부랴 오른쪽으로 옮겨 주자, 대만족했다는 일화를 전해 듣는 관람객의 입속 가득히 씁쓸함이 감돈다.

그러나 그것은 전부 외국 기술이었다. 국내 기술로 만든 첫 기념 주화는 1975년 8월 14일 발행됐던 광복 30주년 기념 주화이다.

우리 5,000원권도 조령모개의 좋은 예. 첫 판의 영정 그림은 영국에 의뢰한터라, 숫제 한복 입은 서양인이었다. 한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1973년 법률을 제정, 화폐용 영정 도안은 정부의 심의를 거치도록 고시한다. 지금 우리가 보는 이순신 장군 영정 그림은 1973년 9월 이후 발행된 초상이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1992년부터는 전투적 이미지가 격감, 무궁화꽃을 든 여학생이나 김일성 어록을 든 대학생 등 평화적 이미지 일변도이다.

북한 돈에는 발행자의 인감(아시아권지폐)도, 서명(서양권 지폐)도 찍혀 있지 않다. 신기해 하는 관객에게 “주체사상 이후는 김일성이 곧 북한인데, 발권국 표시 없이도 김일성 초상화만으로 충분하다는 그들의 생각이다”라며 직원이 설명했다. 돈이란 과연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다.


북한돈 전세게 116개국 화페 전시

세계 화폐 상식도 넓혀 간다. 독특한 빼닫이식 전시대에는 미국에서 트리니다드토바코까지 세계 116 개국의 화폐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세계 최고의 액면가 화폐는 터키의 1,000만 리라(Lira). 0이 자그마치 7개이지만 우리 돈으로 환산하니 고작 1만2,000원. 점자 표시된 돈은 1982년 이탈리아에서 발행된 500리라. 다민족 국가의 화폐는 일단 복잡하다.

중국의 지폐에는 몽골 위구르어 티벳어 등이 병기돼 있고, 싱가포르의 돈에는 말레이어 중국어 타말어 영어 등이 나란히 찍혀 있다.

본 전시장과 연계된 주변 공간 시설이 전시장을 나가려는 관객의 발길을 또 한번 붙든다. 먼저 기념품 코너의 상품. 이곳서 최고의 인기 상품은 1,000원권 두매가 나란히 연결돼 있는 돈과 액면가가 666원인 종합 화폐세트(1원+5원+10원+50원+100원+500원)이다.

각각 4,800원, 6,300원에 팔린다. 그밖에 열쇠고리와 문진을 합친 선물 세트가 구리제(3만7,600원), 은제(14만원) 등 두 종류로 마련돼 있다. 뮤지엄숍 연락처(02)759-4805.

바로 옆 도서 자료실도 들릴 만하다. 이곳에서는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갖가지 통계자료 등은 물론, ‘돈의 역사’, ‘해외경제(주간)’ 등을 무료 제공한다.

현재 한국은행은 음성 안내 시스템, 지폐식별법 등에 대해 더욱 자세한 설명서를 보완, ‘돈의 이면’을 제대로 홍보하는 데 애쓰고 있다.

이곳의 평일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단 월ㆍ공휴일 및 근로자의 날(5월 1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무료. 1ㆍ2호선 시청역, 4호선 회현역에서 걸어 10분 거리다. 남대문시장에 쇼핑 온 일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코스이기도 하다. 현재7월 첫째주까지 단체 예약돼 있다. 예약(02)759-4881~2.

장병욱기자 aje@hk.co.kr

사진 김명원 기자

입력시간 2001/06/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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