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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수출 빨간불, 길고 긴 침체터널

올해의 반환점을 돌아 종착역을향해가는 7월에 들어섰다. 90년만에 최악의 가뭄 피해를 치유하기도 전에 장마가 한반도를 엄습하고, 언론사에 대한 사상 초유의 대규모 세무조사로 뒤숭숭한 가운데 경제도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짜증나게 하는 각종 현안들에 포위돼 있다.

하반기에 들어서자 마자 우리경제에 비보를 보내오고 있는 것은 날개도 없이 추락하는 수출. 6월중 수출은 132억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나 감소했다.

수출감소율이 두자릿수로 내려간 것은 올들어 처음이며, 1999년 2월(마이너스 16.8%)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선진국의 정보기술(IT) 경기 침체가 예상밖으로 길어지면서 우리수출의 견인차인 반도체와 컴퓨터의 수출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물론 경상수지 흑자는 6월에 수입감소율이 수출감소율보다 커 23억달러를 기록했지만, 바림직한 현상은 아니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해서 증가해 경상수지 흑자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출입이 모두 쪼그라들면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 정부 경제띄우기 부산

수출부진의 골이 깊어지면서 경기 침체도 당초 기대와는 달리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중 산업생산이 반도체 등의 생산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소폭증가하는 데 그치고, 향후 성장잠재력을 나타내는 설비투자도 6.6%나 줄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경제의 회복은 전적으로 미국경제의 회복시기에 달려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부문의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당초 4ㆍ4분기로 점쳐졌던 미국의 회복시기도 내년으로 지연되고, 한국경제가 바닥을 치는 시기도 늦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만 쳐다보는 천수답 경제인 한국경제로서는 미국이 감기만 앓아도 독감과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취약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7월 2일 경제 장관회의를 열어 미국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연간 성장률이 당초 5~6%대에서 4%대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 제한적인 경기조절정책을 동원하기로 했다.

경제가 추가로 하강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자 경제운용의 무게중심을 구조조정보다 경기띄우기로 이동한 것이다.

이를위해 통합재정수지 적자규모도당초 국내총생산(GDP)대비 0.1%에서 1%미만으로 늘려 재정의 경기조절기능을 확충하고, 재정 및 예산의 조기집행, 추경편성, 신축적인 통화공급등에도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전문가들도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선 제한적인 경기조절이 불가피하다며 일단 하반기 경제정책에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차 등 부실기업의 처리가 무엇보다 긴요하며, 이를위해 은행들이 과거 부실을 털어낼 수 있도록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등 인센티브도 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콜금리를 얼마나 내릴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이미 0.25%포인트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으나, 이정도의 인하폭으론 경기를 살리는데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지 미지수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경기조절과 관련해 계속 ‘뒷다마’만 치지 말고, 미 FRB처럼 선제적인 금리정책을 취해 줄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 발목잡기로 금융시장 불안감 가중

정치권의 경제발목잡기도 전혀개선 되지 않고 있다. 여야는 6월 임시국회에서 시급히 처리돼야 할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조세특례제한법, 자금세탁방지법, 재정개혁 3법 등을 정쟁에 밀려 처리하지 못했다.

특히 조세특례제한법안에는 하반기 자금시장의 대란을 막기위해 비과세 고수익고위험 회사채시장의 활성화 방안이 담겨있다.

따라서 이번 국회통과 무산으로 향후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심화시켜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안도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등 여야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만든 의원입법인데도, 정쟁에 유탄을 맞아 유산된 케이스다.

증시는 장마속 간간히 비치는 햇살처럼 수급과 재료면에서 다소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미 FRB의 6번째 금리인하 등으로 나스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주춤하고 있는 점이 호재로 꼽히고있다.

그러나 실물경제가 침체터널에서 조기에 벗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6월말까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됐던 대우차, 현대투신 등 부실기업들의 처리도 7월이후로 연기돼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양상이다. 이번주 증시도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 채 580~610선에서 등락하는 박스권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의춘 경제부 차장 eclee@hk.co.kr

입력시간 2001/07/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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