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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가 샌다] 공적 자금은 역시 눈먼 돈?

137조원 투입…현재 회수율 24%, 회수 못하면 국민부담

공적자금과 공공기금이 눈먼 돈임이 검찰 수사로 다시 한번 증명됐다. 국민의 혈세가 목적과는 달리 마구 새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먼저 빼먹는 자가 임자라는 그릇된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 같은 인식이 생긴것은 정부의 관리부실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이는 곧 금융기관 임직원 및 기업주의 도덕적 해이와 비리를 불렀다.

정부가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4월말 현재 137조1,000억원이다. 천문학적인 숫자다. 정부는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 부담으로 모두 돌아가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부의 주장대로 돌아가고 있지않다. 4월말 현재 회수율이 24%에 불과한 사실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이는 국민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회수율이 60%가 안되면 현재의 재정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해 세금을 크게 올려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도 최근 발표 됐었다.


대검의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공적자금을 방만하게 운영하거나 공공기금을 편취ㆍ횡령하는 등의 비리 혐의로 올들어 검찰에 구속된 금융기관 임직원 등이 251명에 이르고, 이들로 인해 새나간 국고가 1조9,280억원에 달했다.

검찰은 공적자금이나 공공기금의 손실을 초래한 금융기관 임직원 및 기업주 등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함께 당사자와 가족들의 자금추적을 통해 은닉재산을 색출, 환수키로 했다.

이번 ‘공적자금 및 공공기금 손실유발비리’ 단속에서 입건된 금융기관 임직원 및 기업주 등은 구속된 251명보다 3배 가까이 많은 774명이다. 비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유형별로는 공적자금 손실 유발 비리의 경우 290명 입건(구속 112명)에 손실액이 1조4,080억원, 공공기금 편취ㆍ횡령은 484명 입건(구속 139명), 손실액 5,200억원이다.

구속자 중에는 가ㆍ차명을 이용해 2,471억원을 대주주에게 불법대출한 것으로 드러난 D금고 K대표, 역외펀드를 통해 얻은 800억여원의 수익금을 횡령한 H기술투자 S회장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이 빼돌린 돈을 회수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 재정경제부등에 파견된 검사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각종 소송에 수사자료를 제공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비리혐의자 대부분이 금융기관 직원이나 기업주 등 소위 ‘선수’들 이어서 회수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국민혈세 낭비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나자 서울지검에 관련비리를 전담하는 금융부(형사9부)를 설치하고 전국각 지검ㆍ지청에 설치된 반부패 특별수사부(반)에도 전담검사를 지정키로 했다.

이와함께 국세청, 공정거래위,금감원, 예금보험공사 등 유관기관과 합동단속반을 편성, 퇴출 금융기관의 대주주와 부실기업 임직원의 재산은닉행위, 분식회계 등 경영실적 조작에 의한 공공기금 편취행위를 집중 단속키로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감이 없지는 않지만 공적자금의 운영규모가 엄청난 만큼 이제부터라도 관련 기관들은 철저한 관리로 국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져야 한다.


비리 온상된 공적자ㆍ공공기금

올들어 적발된 비리유형들을 보자. 금융기관 임직원과 기업주 등이 공적자금투입을 유발하는 각종 금융비리는 물론 공공기금 횡령ㆍ편취에 혈안이었고 국고 보호에 앞장서야 할 정부투자기관마저 공공기금 등을 방만하게 운용, 재정부실을초래한 경우도 많았다.

한마디로 공적자금과 공공기금이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생각마저 갖게 한다.


▦공적자금ㆍ기금 빼먹기 = 크게 금융기관, 기업체 등이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경우(1조4,080억원)와 공공기금을 편취ㆍ횡령한 경우(5,200억원)로 분류된다.

공적자금 투입유발 비리로는 D금고 불법대출사건과 H기술투자의 해외펀드 수익금 횡령사건이 대표적 케이스. D금고 K 대표등은 총 66개 가ㆍ차명을 이용해 301차례에 걸쳐 2,471억원을 대주주에게 불법대출, 금고에 손해를 입히고 결산때 2,077억원의 자산을 분식회계, 우량회사를 졸지에 부실회사로 만들었다.

S 회장 등 H기술투자 임직원들은 말레이시아에 설립한 역외펀드를 통해 조성한자금을 회사에 귀속시키지 않고 국내에 반입, 개인채무 변제 등으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사기= 퇴출금융기관에 예금유치 실적이 없는데도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예금대지급 소송을 제기하는 이른바 ‘소송사기범’도 10여명이 적발됐다. 예보공사가 진행중인 민사소송 가액이 2,440억원에 달해 공적자금의 또 다른 낭비가 우려되고 있다.

경북의 신용협동조합 L이사장은 금융기관이 파산하면 예보공사가 고객의 예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예금대지급제도를 이용해 10억원을 편취하려다 구속됐다.


▦ 공공기금 누수 = 정부가 공적자금을 기반으로 설치, 운용한 61개 공공기금도 줄줄이 새나간 것으로 확인돼 ‘기금운용이 방만하다’는 시중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정부투자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은 99년 7월부터 정부출연금 2,000억원으로 기금을 조성, 생계형창업특별보증제를 운영중이나 보증사고가 줄을 이어 기금고갈 위기에 처해있다.

서민들로부터 생계용 사업장 확보를 증명하는 임대차계약서와 사업자등록증만으로 보증서를 발부하고 이를 근거로 은행에서 창업자금을 대출받도록 하는데 현재 전국적으로 1,300여억원의 대출보증이 사고를 당한 상태다.

주택을 임차하거나 취득하려는 서민을 대상으로 임대차계약서만으로 대출보증서를 발부하는 주택금융신용보증제 역시 현재 2,200여억원이 보증사고로 대위변제됐다.

또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한해 동안만 전국적으로 5,500억원 상당을 보증사고대위변제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확인돼 보증심사가 너무 허술하게 이뤄졌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방만운영 상태에서 기술신보 전 김해지점장 K씨가 대출보증서 발급을 대가로 3억2,000만원을 업자로부터 받아챙긴 사실까지 적발돼 기금운영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고객 예탁금등 횡령 = D증권 모 지점 K 전 차장 등이 휴면계좌 이용, 전산조작 등의 수법으로 빼돌린 고객 예탁금 764억원을 주식투자 등에 유용한 것이 적발돼 구속됐다.

대전권 신용협동조합 K상무 등이 조합 여유자금 73억원으로 주식투자를 한 것도 비슷한 케이스다. K종금 파산관재인이던 K씨는 이 회사가 보유한 각종유가증권 250억원어치를 매각하면서 임직원들에게 특혜를 주고 3,000만원의 사례비를 받기도 했다.

배연해 주간한국부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1/07/0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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