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수출·내수서 '윈·윈'

공격적 마케팅으로 매출 급신장, 시장 다변화로 수출 활기

올 상반기 국내 게임산업은 풍년을 이뤘다.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선전을 해 상반기 효자산업 노릇을 톡톡히 했다. 무엇보다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분야의 수출 실적이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해부터 해외시장을 개척한 국산 온라인 게임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로열티 수입을 올리면서 게임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욱이 하반기에는 새롭게 개척된 시장으로 수익 규모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선도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산 게임산업의 주요 시장이었던 대만에서 벗어나 중국,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넓게 퍼져 나가고 있다. 덩달아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나 무선 인터넷 게임도 일본, 유럽 등으로의 수출이 활발하다.

이처럼 게임산업의 수출실적이 좋은 이유는 지난해부터 국내 게임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됐으며이에 힘입어 업체들이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로 나간 국내게임들

국내 게임의 대만 수출신호탄은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였다. 리니지가 대만에서 걷어들이는 로열티 수익은 월평균 6억원대. 올 상반기 해외 매출만 약 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3월부터 온라인 게임‘묵향’으로 현지에서 유료서비스를 시작한 이소프넷도 현재까지 약 2억원의 로열티 수익을 올렸다. 이 업체는 대만의 오로라사와 5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수입의 30%를 로열티로 받기로 했다.

아오조라도 대만의 게임개발업체인 낙취당에 자사의 온라인 게임 ‘쉐이크’를 20만달러에 수출했다. 7월부터 서비스가 실시되면 매출의 30%를 로열티로 추가로 받게 된다.

키프 엔터테인먼트도 대만의 낙취당과 온라인 게임 ‘제로’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20만달러. 여기에 7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되면 매출의 30%가 로열티로 추가 지급된다.

태울은 대만의 소프트차이나와 온라인게임 ‘신영웅문’에 대한 수출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70만달러이며 매출의 25%가 로열티로 지급된다.

최근에는 수출시장이 중국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의 ‘천년’은 지난해 대만시장에 이어 올해에는 중국의 세인트 허밋사를 통해 현지 시장에 진출, 현재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이시티도 중국 포털사이트인 더나인닷컴과 제휴를 맺고 커뮤니티 온라인게임 ‘조이시티’를 9월부터 서비스할 계획이다.

유럽시장은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가 공동개발한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이 디지털브로스를 통해 수출 테이프를 끊었다. 계약금은 33만달러이며 하반기부터 서비스가 시작되면 매출액의 30%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또 위즈게이트와 커맨조이도 공동개발한 온라인 게임 ‘소마신화전기’를 6월에 디지털브로스를 통해 유럽에 수출했다. 계약금은 30만달러이며 매출액의 30%가 로열티로 지급된다.

이밖에 엔씨소프트가 7월중에 ‘리니지’를 홍콩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도 수출활기

PDA나 무선 인터넷등 모바일 게임 수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PDA용 게임 개발 업체는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 수출로 얻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지오인터랙티브. 이 업체는 온라인 판매 및 PDA제품에 끼워파는 형태로 올 상반기에만 10억4,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하반기에는 미국의 컴팩제품에 번들로 제공되며 미주, 유럽시장에 별도 제품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규모는 약 40억원대.

이밖에 씨크라프트, 미미르모바일, 플럭스 등이 온라인 판매를 통해 해외에 PDA용 게임을 수출하고 있다.

무선인터넷 게임 가운데에는 언와이어드 코리아가 지난 2월 자사의 게임 ‘엠피싱’을, 인츠닷컴은 5월에 ‘반칙왕’을 대만에 수출했다.

인츠닷컴의 경우 8월부터 현지 서비스가 시작되면 매월 1,000만원의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C게임 수출 ‘기지개’

올 상반기에는 PC게임도 기지개를 켜고 해외시장을 공략했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4월 키드앤키드닷컴이 개발한 어린이용 게임 ‘하얀마음백구’를 대만의 유통업체인 CTN에 5만달러 가량을 받고 수출했다.

이소프넷도 올 상반기에 ‘그란디아2’, ‘엘릭서’, ‘제피2’ 등 PC게임 5종을 대만에 수출했다. 규모는 총 48만달러. 위자드소프트역시 최근 프랑스의 게임 개발 및 유통업체인 악셀트라이브측에 자사의 게임 '쥬라기 원시전2'를 수출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들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계기는 해외전시회 였다. 국내 게임개발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세계 3대 게임 전시회인 미국의 E3쇼, 영국의 ECTS, 일본의 도쿄게임쇼 등에 출품했다. 올해 E3는 지금까지 최대 규모인 3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해외전시회에 선보인 게임들은 외국 게임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을 만큼 질적으로 높은 향상을 보여 수출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오히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 게임은 외국업체들보다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어 최적의 수출 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하반기 수출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이 계속 상용화되면서 로열티 수익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1조원 내수시장, 일부업체 과점이 문제

최근 게임종합지원센터가 발간한 ‘200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내수 시장의 경우 국내 게임업체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 1조11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의 8,358억원보다 21% 증가한 규모다.

국내 시장의 강자는 전자오락실용 게임인 아케이드 게임. 전체 규모의 55.8%인 5,64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할 전망이며 온라인 게임은2,873억원(28.4%), PC게임은 1,278억원(12.6%)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모바일 게임은 지난해 2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으나 올해는 무려 160%가 증가한 7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가정용 게임기인 비디오게임의 경우도 100%이상 성장해 25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분야별 상위 5대 업체의 매출액 비중이 온라인 게임은 54.3%, PC게임은 69.6%, 모바일 게임은 40%로 나타나 특정 업체들의 과점 현상이 심한 편이다.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는 엔씨소프트, 넥슨 두 업체가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단연 우위를 나타냈다. PC게임 분야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을 판매하는 한빛소프트와 ‘피파2001’ 등 외국게임을 주로 공급하는 EA코리아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도 5,000억원대의 공룡시장을 이루고 있으나 젊은이들의 댄시 열기에 힘입어 ‘펌프잇업’ 등이 대박을 터뜨린 안다미로, 유니코전자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게임기 베끼기 관행 고쳐져야

아케이드게임의 경우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자오락실 이외에 다방, 편의점, 당구장 등에 게임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음반, 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시행이 9월로 연기되는 바람에 아케이드 게임업체들은 매출 확보를 위해 총력을 펼칠 전망이다.

특히 성인게임기인 경품, 메달, 화투, 카드게임기들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그러나 6월에 일본업체 코나미에 의장권 분쟁에서 패소한 사례가 있듯이 아직까지 일본 게임기를 마구잡이로 베끼는 관행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관련업계에서는 코나미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세가, 남코 등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벼르고 있어 하반기에는 저작권 싸움이 힘겹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PC게임은 초등학생이하의 저연령층이 주요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겨냥한 어린이용 게임들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교육용 게임시장도 함께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사등 가정용 게임기를 개발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게임기인 ‘X박스’와‘플레이스테이션2’ 등에 온라인게임 지원기능을 추가할 계획이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하반기에 이들 게임기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온라인게임도 가정용 게임기시장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연진 경제부 기자

입력시간 2001/07/05 18:26


최연진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