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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의 길따라 멋따라] 강원도 정선

이제 가을을 이야기하자. 너무 이른가. 그렇지 않다. 백두대간 줄기를 타고 유난히 일찍 가을이 찾아오는 곳이 있다.

강원도 정선 땅이다. 화전민이 살던 오지였다가, 한 때 석탄의 주산지로 이름을 날렸던 정선. 산과 강이 모두 탄빛으로 물들었던 그 곳은 이제 자연의 색깔을 완전히 되찾고 강원도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여행지가 됐다.

정선은 가을에 찾는 것이 가장 좋다. 아름다운 풍광만이 아니다. 오감을 즐겁게 해 주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정선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보너스를 알아본다.


#1 정선 5일장

정선장은 이제 알려질 대로 알려진 장. 끝자리가 2일과 7일인 날에 열린다. 소문만 듣고 잔뜩 기대를 하면 그 규모에 실망할 수도 있다. 풋풋한 시골 장터일 뿐이라고 생각을 바꾸면 오히려 소득이 많다. 대충 둘러보면 채 20분이 걸리지 않지만 꼼꼼하게 이것 저것에 관심을 가지면 2시간이 모자란다.

정선은 예로부터 산에서 나온 산물이 집합하는 장소. 봄에는 나물, 여름에는 고랭지 채소, 가을에는 각종 약초가 골짜기를 타고 내려온다. 정선장은 석탄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1966년 이 산물을 소비자에게 연결하기 위해 처음 섰다. 역사는 그리 깊지 않은 셈이다.

요즘에는 서서히 산 약초가 좌판에 나오는 시기. 황기, 쑥, 음양곽 등 일반적인 약초 외에 수십년 묵은 더덕, 도시에서는 좀처럼 구경할 수 없는 아가위, 머루 등의 산열매를 구경할 수 있다. 옥수수로 만든 올챙이 국수, 찰옥수수, 감자전 등 좌판에서 납작한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산골 풍미를 맛보는 것도 좋다.


#2 비둘기호 꼬마열차

국내 철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비둘기호 열차이다. 수차례 없어질 위기에 처했었지만 이제는 정선을 상징하는 흥미진진한 관광교통수단으로 건재하게 남아있다. 평소에는 정선과 구절리까지 학생들의 등하교길을 돕다가 장날이면 외지사람이나 장꾼들을 위해 증산역까지 특별 운행된다.

꼬마열차는 달랑 객차 하나만을 달았다. 그래서 더 덜컹거린다. 그 규칙적인 흔들림에 몸을 맡기면 시간을 거슬러 옛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감상에 젖는다. 달리는 코스도 좋다.

정선의 물줄기를 계속 타고 가면서 크고 작은 굴을 지난다. 특히 아우라지에서 구절리에 이르는 구간이 환상적이다. 티없이 맑은 송천을 굽어보면서 절벽에 매달린 철길을 달린다. 빠듯하고 바쁜 여정에서 한숨을 돌리고 싶을 때, 이 열차를 타면 느긋함을 되찾을 수 있다.


#3 콧등치기국수

정선에는 구수한 먹거리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구수한 것이 콧등치기국수이다. 이름부터 독특하다. 너무 맛이 있어 후루룩 들이켜다 보면 면발이 콧등을 때린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쉽게 설명하면 메밀로 만든 면발이 굵은 칼국수이다. 국물은 다른 강원도 지역의 칼국수와 마찬가지로 멸치와 된장으로 맛을 냈다. 우거지, 감자, 호박, 배추를 함께 끓인 후 면을 넣어 익힌 것이다.

정선에서 으뜸으로 치는 콧등치기 국수집은 정선역 옆길에 들어있는 동광식당(033-563-0437)이다.냉면사발만한 그릇에 국수를 가득 담은 것까지도 부담스러운데 공기밥까지 내온다.

일단 양에 질리지만 열심히 콧등을 적시며 먹다보면 어느 새 밥공기까지 비어있다. 국수 한 그릇을 시켜도 대여섯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계절의 풍미를 살린 반찬에도 시골의 구수함이 물씬 배어있다. 배부른 것도 모르고 반찬그릇까지 싹싹 비우기 마련이다.

권오현 문화과학부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1/08/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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