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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전쟁'으로 튄 언론세무조사

'제3의 전쟁'으로 튄 언론세무조사

IFJ·JPI 각각 한국에 조사단 파견, '개혁' '탄압' 놓고 대리전

언론개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냐, 정치적 동기가 개입된 언론탄압이냐. 언론사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놓고 그동안 일부 언론과 정부간, 야당과 정부간, 시민단체간에 벌어졌던 논란을 두고 세계 양대 언론단체가 한국에서 대리전을 벌인다.

◁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가 국제기자연맹과 국제언론인협회의 조사단 파견으로 세계 양대 언론단체간의 논란으로 비축되고 있다. 검찰에 소환되는 언론사주.<조영호/사진부 기자>

“한국의 언론개혁은 시급한 과제로 적극 지지한다. 신문기업의 투명한 경영과 거래질서 정상화는 언론개혁을 위해 필요하다.”(국제기자연맹ㆍIFJ) “한국정부가 취하고 있는 조치들에 비춰볼 때 언론사 세무조사의 정치적 동기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국제언론인협회ㆍIPI)

이처럼 한국의 언론상황에 대해 커다란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두 단체가 9월초 각각 조사단을 한국에 파견키로 했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따른 검찰의 탈세수사가 마무리된 시점이다.

IPI가 5~8일 요한 프리츠 사무총장 등 3명의 특별조사단을 서울에 파견, 언론사 세무조사와 언론사주 구속과 관련한 현지조사 활동을 벌인다고 발표하자 IFJ도 크리스토퍼 워런 회장이 이끄는 조사단을 6~8일 파견키로 결정했다.

IFJ는 전세계 104개국 143개 언론인 단체의 기자 45만여명을 거느린세계 최대의 언론인 모임으로 그동안 한국의 언론개혁을 적극 지지해 왔다.

전세계 115개국 신문ㆍ방송사의 편집인과 경영인들로 구성된 IPI는 그동안 세무조사에 대해 “부분적으로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언론사주들의 불구속 재판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정부는 IPI의 그 같은 입장에 대해 반박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두단체 상반된 시각

내한 조사에 대한 국내 관련기관이나 정당, 시민단체의 입장도 제각각이다. 한나라당은 두 단체의 내한조사에 적극 응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언론사태에 대한 국정조사가 민주당 측의 얼토당토 않은 논리로 말미암아 무산위기에 처한 것은 유감”이라며 “한시 바삐 본질에 맞는 언론탄압 진상규명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정부 여당측이 성의를 보여야한다”고 촉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나아가 언론개혁 시민연대 등 4개 단체가 최근 자당의 성명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따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언론개혁시민연대는 IPI조사단 내한조사에 대해 "이번조사가 편파적으로 진행될 것을 우려한다"며 "각계각층 인사를 두루 면담해 한국언론현실을 정확히 인식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성명에서 "IPI의 조직구성이나 요한 프리츠 사무총장의 서한 및 성명 등을 검토해볼 때 이번 조사가 편파적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IPI조사단이 한국의 언론사주 구속에 대해 편파적인 시각을 갖고 편향된 견해를 갖춘 인사들만 면담해 조사보고서를 제출한다면 한국언론현실을 왜곡하는 결과를 빚을 수 밖에 없음을 경고 한다"고 덧붙였다.

내한조사에서 두 단체의 행보는 견지해온 종전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날 것같지 않다.

▷ 국세청 직원들이 언론사의 정기법인세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IPI는 특별조사단을 서울에 파견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자유 침해사례에 대한 현지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IFJ는 세계각국의 현직기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월 서울에서 열린제 24차 총회에서 "한국의 언론개혁은 시급한 과제"라고 규정짓고 △보도와 논평과정에 언론사주, 대자본, 정부간섭 배제 △신문기업의 투명한 경영과 신문시장 거래 질서정상화 등을 골자로 하는 `한국언론발전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했었다.

워런 회장은 총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주요신문들(leading papers)이 정부의 세무조사를 언론을 억압하려는 시도라고 항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우리는 그런 비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에도 "언론개혁 일정에 차질이 빚어져선 안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IFJ에는 한국기자협회가 66년, 90년 전국언론노조가 가입했다.


조사결과 국내외에 파장 던질 듯

두 단체 조사단의 내한 행보 등 향후 움직임과 조사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국내외에 파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워싱턴 포스트 등 일부 외국 언론이 우리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의 사설을 게재하기도 한 상태에서 이번 두 단체의 내한 조사는 이목을 끌 수 밖에 없다.

워싱턴 포스트는 ‘안에서는 그리 대접받지 못하는 영웅(Not Such a Hero at Home)’이라는 제목의 8월21일자 사설에서 “해외에서는 수십년간 목숨을 걸고 군사독재에 맞선 용맹한 인권 수호자로 추앙받고 있고 노벨평화상까지 탄 김 대통령이 국내에서는 엇갈린 실적을 보여 해외의 숭배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설에 대해 김명식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장은 30일자 워싱턴 포스트 독자투고란에 실린 반박문에서 "최근 신문사 사주를 구속한 것은 이들이 정부를 비판해서가 아니라 탈세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또 "김대중 대통령은 언론사 세무조사와 탈세추징금 부과 및 신문사 사주 구속이 자신의 평판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세무조사로부터 오랫동안 보호받아온 성역을 제거하는 일은 그의 국제적 명성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감수할 만큼 중요한 과업"이라고 설명했다.

두 단체가 내한 조사에서 실상을 제대로 알려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단체와 여야, 언론사 종사자, 정부의 견해를 충분하고도 다각도로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조사는 무의미하다.


언론사주 등 일괄기소, 법정공방 점화

언론사 탈세 고발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4일 구속 수감중인 언론사주 3명을 포함, 피고발인들을 일괄기소 함에 따라 세무조사를 둘러싼 공방은 법원에서 벌어지게 됐다.

기소 대상자는 피고발인 12명 중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동아일보 김병관전 명예회장, 국민일보 조희준 전 회장 등 구속된 사주 3명을 포함해 구속영장이 기각된 동아일보 김병건 전부사장, 대한매일 사업지원단 이태수 전대표 등이다. 검찰소환에 불응해온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은 기소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장 내용은 영장 범죄사실과 큰 차이가 없으나 일부 언론사의 경우 조세포탈 액수에서 몇억원 정도 증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일보 등 13개 기업이 언론사 부당내부 거래조사결과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에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문화일보와 현대중공업, 현대증권 등 현대관련 8개사는 최근문화일보의 운영경비 대지급 등 부당지원 행위에 대한 행위금지 명령과 신문공표명령, 과징금 납부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중앙일보의 기업어음 저리매입 등 부당지원과 관련된 삼성생명보험도 신문공표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에 대해, 경향신문 전광판 광고비 과다지급 등 부당지원과 관련된 한화등 한화그룹 3개사도 신문공표 명령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집행정지 신청을 하면 이의신청에 대한 재심결이 나올 때까지 해당 명령에 대한 집행이 중단된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09/0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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