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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수사 어떻게 되고 있나?

인천국제공항 수사 어떻게 되고 있나?

또 다른 로비흔적 불구 '국·이'선에서 종결

‘없었나, 못캐나, 안캐나.’

국중호(49)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상호(44) 전 인천공항개발사업단장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국 전 행정관에게 금품을 제공한 에어포트72㈜ 참여업체인 에이스 회원권거래소의 경영자(42)를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8월30일 사실상 종결된 인천국제공항 유휴지 개발 사업자 선정비리 의혹사건 수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수사결과에 시원한 구석이 없다는 얘기다.

야당은 인천지검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논평에서 "검찰은 국중호전 청와대 행정관은 물론 강동석 인천공항 사장의 통화내역을 확보하고서도 외압여부를 밝혀낼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면서 "로비외압의 `몸통'은 간 곳 없고 `깃털'만 흩날리고 있어 옷로비사건처럼 특검제를 도입, 진실을 밝히는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 강동석 사장이 인천공항 유휴지 개발사업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검에 출두하고 있다.<최홍수/사진부 기자>


검찰 “로비ㆍ외압 더 이상 없다”

20여일에 걸친 수사상황을 보자. 우선 중간 수사결과 발표 내용이다. 13일 구속된 국 전 행정관에게는 당초 혐의인 업무방해,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위반외에 “에어포트72 컨소시엄이 선정되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공무상 해외출장비 명목으로 미화 2,000달러(한화 263만원)를 받은 혐의(뇌물수수)가 추가됐다.

이 전 단장은 구속 당시와 같은 업무방해,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위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물론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추적을 계속해 금품수수 등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추가 기소할 방침"이라고 한자락을 깔아 놓았다.

이 사건 수사의 핵심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에어포트72와 원익의 로비여부와 외압 여부였다. 그러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듯했으나 이 전 단장과 국 전 행정관 구속이후 수사에서 더 드러난 것은 국 전 행정관이 로비성 자금 200여만원을 받았다는 것 뿐이다.

검찰은 그동안 에어포트72와 원익 양측의 로비와 관련한 금품수수 여부를 가리기 위해 이 전단장은 물론 원익과 에어포트72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들과 관계자들에 대한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와함께 관련자들에 대한 통화내역 조사로 또다른 청와대 행정관이 이 전 단장 등에게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강동석 공항공사 사장도 고위층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또다른 청와대 행정관과 강 사장의 통화 내용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

또 이 전 단장이 심사평가기준을 임의변경한 사실을 밝혀내고도, 변경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이는 원익과 에어포트72 참여업체들의 로비흔적은 찾아내고도, 뚜렷한 물증을 확보치 못했거나 또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어쨌든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 자체만으로 볼 때는 그야말로 태산명동서일필이다.


강사장, 통화는 뭔가?

검찰은 국 전 행정관이 에이스회원권거래소 경영자로부터 청탁을 받고 이 전단장에게 개입한 혐의만 밝혀내, 사실상 국 전 행정관 개인이 행사한 '압력'으로 규정지었다.

하지만 3급에 불과한 국 전 행정관이 혼자서 외압을 행사했겠느냐는 것과 또다른 청와대 행정관의 통화사실은 ‘윗선’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는 검찰이 에어포트72측이 원익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의 반전을 위한 외압의 흔적들을 포착하고도, '업체들의 로비와 금품수수'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수사폭을 축소했다는 지적과도 맥을 같이 한다.

국 전 행정관은 물론, 강 사장의 통화내역을 확보하고서도 이를 제대로 밝히지 않아 더욱 그렇다.

발신지 추적을 통해 강 사장과 통화한 사람을 찾을 경우, '청탁' 또는 또 다른 '외압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었다.

▷ 인천국제공항 유휴지 사업자 선정 의혹사건으로 영장이 청구된 이상호 전 사업단장(왼쪽)과 국중호 전 청와대 행정관이 구속집행되고 있다.<최홍수/사진부 기자>

특히 “강 사장이 1순위인 원익에게 유리한 '토지사용료' 항목이 빠지고 '토지사용기간'이 대체된 사실까지 결재한 뒤 갑자기 1차선정 전인 7월 9일부터 '수익성을 우선해야 한다며 재평가를 요구했다”는 이 전 단장의 진술과 강 사장이 에어포트 72에 집착한 이유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정황들로 볼 때 검찰의 수사가 가다가 서버린 인상을 갖게 하는 이유다.

이 같은 세간의 지적들을 검찰은 앞으로의 수사에서 제대로 밝혀야 한다.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외압ㆍ로비 부분에 대해 한점 의혹없이 수사하겠다”고 했던 수사 착수 당시의 공언을 되새겨야 한다. 옷로비 의혹사건,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등의 전례는 현 수사팀에게 타산지석이다.


유후지 사업자 선정 원익 '무효'되면 에어보트72인가?

8월 6일 우선협상 대상 2순위인 에어포트72 참여업체인 ㈜스포츠서울21대표 윤흥열씨가 이 전 단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된 이 사건 수사가 사실상 끝이 남에 따라 ㈜원익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것이 유효하냐, 원인무효라면 어떻게 다시 선정하느냐로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검찰의 수사가 가져올 파장의 핵심은 이권사업인 이 문제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수사가 의혹을 제대로 불식시키지 못한 상태여서 이 문제는 자칫 또다른 잡음을 가져올 소지가 있다.

게다가 이 전 단장이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검찰의 기소내용과 다른 자료나 증거들을 내놓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전 단장이 제시하는 자료나 증거들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질 경우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특히 토지사용료 부분 평가기준 변경은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강 사장이 결재를 한 사실과 처음 원익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사실상 선정되고 난 이후 재심의 과정에서의 강 사장의 압력여부, 또다른 청와대 행정관의 통화이유 등이 쟁점이다.

인천공항공사측도 이런 저런 이유로 앞으로의 유휴지 개발사업 일정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이상호 전 단장과 국중호 전 행정관 등에 대한 검찰의 기소장을 상세히 파악한뒤 후속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사측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원익컨소시엄의 자격 상실요인이 발생했는지 여부에 대해 법률 자문을 받기로 했다. 앞으로 재판과정까지 고려하겠다는 말이다.

공항공사는 원익의 자격이 유효하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원인 무효’쪽으로 기울어질 경우 2순위자인 에어포트72와 협상을 하는 방안과 재공고를 통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는 유휴지 사업 진행과 관련한 사항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아 향후 일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며 "시간을 갖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항공사가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관련 업체들의 제소 가능성이 커 유휴지 사업은 앞으로도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송원영 사회부기자 wysong@hk.co.kr

입력시간 2001/09/0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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